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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에 짓눌린 제주항공, 2분기 '어닝 쇼크'

  • 2024.08.06(화) 18:35

전년대비 매출 늘고 영업익 적자전환
상반기 강달러·기재도입 지연에 고정비↑
3분기 성수기 효과 ·원가절감으로 반등 노려

그래픽=비즈워치

비수기에도 견조한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됐던 제주항공이 2분기 적자전환하며 시장에 충격을 줬다.

코로나19 팬데믹 종식 이후 기지개를 편 여객 수요와 달리 올해 들어 강(强)달러 기조가 지속되면서 수익성에 직격탄을 맞은 데다 글로벌 공급망 이슈가 해소되지 못한 영향이다.

6일 제주항공이 공시한 올해 상반기 별도 기준 잠정 영업실적에 따르면 회사의 2분기 매출은 4279억원으로, 1년 전보다 15.7% 증가했으나 영업손실 95억원, 당기순손실 214억원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당초 시장에서 전망한 매출 4455억원, 영업이익 150억원을 한참 밑도는 수치다.

여객 늘어도… 환율에 '눈물'

그래픽=비즈워치

제주항공 측은 적자전환 원인으로 고환율과 글로벌 공급망 이슈를 꼽았다. 

실제 올해 2분기 평균 환율은 1371원으로, 1년 전보다 약 60원 높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2분기와 비교하면 200원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환율은 항공사 실적을 가르는 핵심 요인이다. 환율 변동에 따라 항공기 리스비, 정비비, 유가 등의 비용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항공사들은 항공기 리스비나 연료비용, 정비용 부품을 구입하는 비용 일체를 달러로 계산한다. 환율이 오를수록 외화평가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지난 1분기에도 제주항공의 외화환산손실 규모는 204억원이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140%나 뛴 수치다. 아직 2분기 보고서가 나오지 않은 만큼 정확한 규모를 추산하기 어렵지만 올해 2분기 회사의 외화환산손실은 1분기보다 더 클 것으로 추정, 수익성을 크게 해친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기재 도입이 늦어지면서 생긴 공급망 이슈도 실적에 발목을 잡았다. 

제주항공은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중 유일하게 리스가 아닌 구매기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상반기 들여올 것으로 예정됐던 구매기 도입이 지연되면서 추가 임차비 등 부대비용이 발생한 점도 영업이익을 끌어내렸다.

여객 실적은 비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수준을 보였다. 2분기 제주항공을 이용한 이용객은 약 335만명으로, 1년 전보다 13.6% 늘어났으며 평균 탑승률은 91%에 달했다. 운항편수는 2만147편으로 전년 대비 12% 확대된 수준을 보였다.

3분기 성수기 효과로 한숨 돌릴까

3분기 전망은 2분기보다 긍정적이다. 여름휴가와 추석연휴가 몰려있는 3분기는 업계의 전통적인 성수기로, 이 기간 여객 수요가 연중 가장 크다.

제주항공은 하반기 시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해 △중단거리 노선에서의 점유율 확대 △인도네시아 발리·바탐 취항을 통한 노선 포트폴리오 다각화 △구매기 도입으로 원가경쟁력 강화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구매 항공기 2대 도입을 시작으로 기단 현대화를 통한 본격적인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구매 항공기 도입 시 환율 변동에 영향이 큰 임차료와 정비비 등을 절감할 수 있고 항공기·부품 등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고환율과 글로벌 공급망 이슈로 흑자기조를 이어가지는 못했지만 전통적 비수기임에도 역대 반기 중 최대 매출을 냈다"며 "고효율을 통한 저비용 사업구조를 더 공고히 해 월등한 원가경쟁력을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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