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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이 지난해 기대 이하의 실적을 거뒀다. 고환율·고유가 영향으로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수익성이 급감했다. 매출은 역대 최대였지만 이익이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큰 돈을 벌고도 실제 남은 게 별로 없는 셈이다.
제주항공은 10일 공시를 통해 2024년 연결 기준 매출 1조9358억원, 영업이익 79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1년 전보다 12.3%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찍었으나 영업이익은 52.9% 감소했다. 당기순이익도 83.8% 줄어든 217억원에 그쳤다.
당초 시장에서는 제주항공의 실적 예상치로 매출 1조9550억원, 영업이익으로 1528억원을 거둘 것으로 관측했다. 매출은 기대치를 소폭 웃돌았으나 영업이익은 절반 수준에도 못 미쳤다.
고환율·고유가 직격탄
지난해 수익성이 급감한 원인은 환율과 유가 상승에 있다. 2024년 평균 환율이 1365원으로 전년 대비 56원 오르면서 항공기 임차료, 정비비, 유류비 등 달러 결제 비용이 급증했다. 제주항공은 국제선 승객 증가에도 불구하고 비용 부담으로 인해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올해 제주항공은 운항 안정성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국제선 공급 조정을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비용 절감과 체질 개선을 통해 실적 반등을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제주항공은 비용 절감을 위해 기단 현대화 프로젝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31일 보잉 737-8 항공기 1대를 신규 도입했으며 2030년까지 평균 기령을 5년 이하로 낮추는 것이 목표다. 리스 항공기를 반납하고 새 항공기를 구매하는 방식으로 연간 14%의 운용 비용 절감을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