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불황을 견뎌낸 국내 항공사들이 새로운 호황기를 맞고 있다. 엔데믹 전환 이후 여행 보복 수요를 잡기 위해 일본과 동남아 등 중·단거리 노선 활성화에 집중했던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성장이 여객 활성화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고물가·고환율로 여파로 장거리 노선에 주력하는 대형 항공사들은 상대적으로 주춤했다.
제 자리 찾은 하늘길…하반기 승객 1억명 전망
올해 국내 국적 항공사를 이용한 국내·국제선 여객이 상반기 기준 역대 최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국토교통부 항공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대한항공 등 국적사 10곳의 항공편을 이용한 승객은 4756만여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보다 29.1% 증가한 것이며 종전 최다였던 2019년 상반기 4704만명을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하반기 국적사 이용 승객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9347만명)을 넘어 1억명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 상반기 항공 여객은 국내선 1815만명, 국제선 2941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동기보다 각각 11.5%, 43.1% 늘었다.
올해 상반기 여객 증가세는 국내선과 일본, 동남아 등 중·단거리 노선에 집중한 LCC들이 견인했다. LCC 1위인 제주항공을 이용한 여객은 2019년 상반기보다 9.1% 늘어난 714만명이었다.
같은 기간 진에어는 574만명으로 25.9% 확대됐으며 티웨이항공은 544만명으로 34% 증가했다. 에어부산의 경우 429만명, 에어서울은 115만명으로 각각 5.5%, 14.5% 이용 여객이 늘었다.
고환율·고물가에 장거리 여행은 '글쎄'
LCC와는 달리 대형항공사들은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올해 상반기 대한항공을 이용한 여객수는 1221만명으로, 2019년 상반기보다 11.2% 줄었다. 아시아나항공의 여객수도 16.8% 감소했다.
이는 최근 여행 소비 트렌드가 대형항공사들이 주력하는 장거리 노선보다는 가까운 지역으로의 여행으로 변화한 영향이라고 분석된다. 고물가·고환율 상황이 이어지면서 여행경비 부담이 커진 것이다.
한편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올해 전 세계 항공사들이 50억명을 수송해 사상 최대의 승객 수와 매출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올해 전 세계 항공사들의 영업이익은 599억 달러(한화 약 83조원), 순이익은 이전 예상치인 257억 달러(약 35조원)보다 증가한 300억 달러(약 41조원)를 기록할 것으로 IATA는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