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방산기업 중 사업 밑천을 가장 잘 쓰고 있는 곳은 어디일까? 3일 비즈워치는 K-방산 육상 전력 핵심 투 톱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의 투하자본수익률(ROIC)을 측정해 봤다. ROIC는 기업이 자본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는지를 측정한 값으로 두 회사 모두 자본 활용력이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현대, '사업 밑천' 활용↑
ROIC 측정 방식은 법인세를 제외한 영업이익을 영업활동에 쓰이는 영업투하자본(영업자산-영업부채)으로 나눈 값에 100을 곱해 구한다. ROIC가 높을수록 기업이 자본을 효율적으로 사용해 수익을 낸다는 뜻이다. 주주가 투자해 벌어들인 이익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은 기업의 수익성을 포괄적으로 나타낸다면, ROIC는 기업의 수익성을 영업활동으로 한정해서 보여준다는 점에서 쓰임이 크다.
증권가에서는 해당 값이 높을수록 장기적인 주가 상승 가능성이 크다고 보며, ROIC 값이 10%를 넘는 기업을 통상 '영업력이 뛰어난 회사'라고 부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방산 부문 ROIC를 총 3개년 값을 구해보면, △2022년 상반기 1.67% △2023년 상반기 2.67% △2024년도 상반기 19.91%로 집계됐다. 이 기간 현대로템은 △2.19% △2.32% △13.85%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양사 모두 처음으로 '10%의 벽'을 넘은 것이다.
수익성과 영업력의 선순환 고리는 수주 잔고에서도 나타난다. 올해 상반기 기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수주 잔고는 30조3000억원으로 5년 치 일감을 이미 확보했다. 같은 기간 현대로템은 10조9500억원의 수주 잔고를 채우며 작년동기대비 11% 늘었다. 가동률도 100%가 넘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2022년에 맺은 수출 계약에 대한 수익 인식이 올해부터 시작됐다"며 "글로벌 방산시장 공략을 통해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유럽으로 가는 K 방산
실제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은 글로벌 수주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두 회사는 3일(현지시간)부터 6일까지 폴란드 중부 키엘체에서 열리는 '국제 방위산업전시회(MSPO) 2024'에 참여한다. 이 전시회는 폴란드 최대 육·해·공 통합 방산 전시회이자 파리 유로사토리, 영국 런던 DSEI 전시회 등과 함께 유럽 방산 전시회 3대장으로 꼽힌다.
폴란드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다목적 무인차량 '아리온스멧'을 솔루션으로 제시할 예정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아리온스멧은 인공지능(AI) 기반으로 원격 및 자율 운행이 가능하다. 병사 대신 △물자·탄약 수송 △부상병 후송 △수색·정찰 △근접 전투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어 병력이 점점 줄어드는 현대전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부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럽법인장은 "K-9과 천무에 이어 향후 폴란드 다목적무인차량과 보병전투장갑차 도입·개발 사업에 참여해 지상무기체계 협력 범위를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유럽 방산 시장 확대 의지를 명확히 했다.
현대로템도 방산 부문의 효자 상품인 K-2 전차를 앞세워 유럽 시장을 공략한다. 현대로템의 경우 지난 2022년 폴란드와 k-2 전차 1000대 공급 기본계약을 맺은 뒤 180대만 납품하고 잔여 납품에 대해 추가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로템은 루마니아 시장도 노리고 있다. 루마니아가 1980년대부터 생산돼 노후화된 TR-85 비조눌을 대체하기 위해 250~300대의 전차 도입을 추진 중에 있어서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K-2 전차의 가격과 납기 경쟁력 등을 고려할 때 루마니아로부터의 수주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두 번에 걸쳐서 폴란드와 루마니아 수주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