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전 세계 TV 시장에서 중국 기업 추격에 쫓기고 있다. 올해 3분기 TCL과 하이센스가 약진하며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늘리는 추세다. 그럼에도 국내 기업들은 고가의 프리미엄 시장을 중심으로 공략하며 선두를 유지하는 모양새다.
中 추격 매섭다…프리미엄 시장까지
시장조사기관 옴디아가 발표한 3분기 전 세계 TV 시장 실적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누적 매출 기준 점유율 28.7%를 기록했다. 시장 1위는 유지했지만 점유율이 20%대로 떨어졌다. LG전자는 전년 동기 대비 유사한 점유율(16.5%)로 2위를 유지했다.
중국 기업인 TCL와 하이센스가 무섭게 뒤를 좇았다. 3위를 차지한 TCL의 경우 3분기 누적 점유율이 12.3%까지 올랐다. 지난 2020년 7.4%였던 점유율에서 큰 폭으로 성장했다. 하이센스 역시 2020년 6.1%에서 올해 9.7%까지 점유율이 높아지며 10%대 점유율 진입을 앞두고 있다.
양국 TV 업체들의 경쟁은 수량 기준으로 봤을 때 더욱 치열하게 드러낸다. 수량 기준 1위는 점유율 18.1%를 차지한 삼성전자지만, 2위와 3위는 TCL(13.6%)와 하이센스(11.4%)가 차지했다. 같은 기간 LG전자의 점유율은 11.3%로 중국 기업의 뒤를 이어 4위에 머물렀다.
특히 중국 기업의 추격이 초대형 TV 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국내 기업에는 부정적 신호다. 기존까지 중국 업체들이 중소형 LCD TV 시장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한국·일본 기업이 선점했던 프리미엄 TV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넓히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80인치 이상 TV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작년 41.2%에서 올해 32.7%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LG전자 역시 14.5%에서 14.0%로 소폭 점유율이 줄었다. 이에 비해 TCL의 점유율은 10.1%에서 16.9%까지 늘어나며 LG전자를 제치고 삼성전자의 점유율까지 위협하는 모양새다. 하이센스 역시 9.8%에서 12.4%로 점유율을 확대했다.
다만 2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제품 시장에서는 여전히 국내 기업의 위상이 높은 상태다. 이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49.2% 매출 점유율을 기록해 전체 시장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있다. LG전자의 경우 작년 18.4%에서 올해 30.2%로 점유율을 크게 확대하며 2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비해 TCL의 점유율은 1.7%로 미미한 수준이다.
韓 주도하는 OLED 시장 '성장 지속'
전체 TV 시장의 성장 둔화 속에서도 OLED 시장은 여전히 빠르게 성장하는 모습이다. 3분기 누적 전 세계 TV 출하량은 1억470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약 2% 증가했다. 작년 대비 매출 및 판매 모두 소폭 증가했으나, 그 폭은 크지 않아 시장 자체가 정체돼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비해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OLED TV 출하량은 398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7.2% 증가했다. 이는 전체 TV 시장 성장률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OLED 시장의 선두는 여전히 LG전자다. 올 3분기 누적 기준 LG전자의 OLED TV 점유율은 52%로 절반을 넘겼다. 공감지능(AI) TV '올레드 에보'를 필두로 투명, 무선 등 다양한 폼팩터와 업계 최다 라인업을 앞세워 차세대 프리미엄 TV 리더십을 공고히 했다는 게 LG전자 측 설명이다.
특히 뒤늦게 시장에 뛰어든 후발주자 삼성전자의 약진도 돋보인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삼성전자가 판매한 OLED TV는 94만대로, 전체 시장의 4분의 1가량을 차지했다. 이에 따라 시장 점유율도 빠르게 늘리는 추세다. 삼성전자의 OLED 시장 점유율을 시장 진출을 시작한 2022년 3.1%에서 올 3분기 23.5%로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