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그룹이 오너 3세대에서 4세대로 세대교체했다. 핵심 계열사인 GS리테일의 전성기를 이끈 3세대 허연수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4세대 허서홍 대표가 경영 전면에 배치됐다. 허 부회장은 허태수 GS 회장의 사촌이고, 허 대표는 허 회장의 오촌이다.
허태수 회장의 '믿을맨'인 홍순기 ㈜GS 대표이사 사장은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리테일 전성기 이끈 허연수 용퇴
GS그룹은 27일 지주회사를 포함한 16개 계열사에 대한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부회장 승진 1명 △전배 1명을 포함한 대표이사 선임 7명 △사장 승진 2명 △부사장 승진 5명 △전무 승진 7명 △상무 신규 선임 18명 △전배 2명 등 총 42명이다.
그룹의 주력인 리테일 부문은 허서홍 부사장이 맡으며 4세 경영을 본격화했다. 허 신임 대표는 GS에너지 전력·집단에너지사업부문장과 경영지원본부장을 거쳐 ㈜GS 미래사업팀장을 맡았다. ㈜GS 재임 당시 그룹 전반의 신사업 밑그림을 그렸다. 올해 GS리테일로 이동해 전략·재무·신사업 등 경영 전반을 이끌었다.
기존 GS리테일 수장인 허연수 부회장은 2015년 말 대표에 오른 이후 9년 만에 용퇴했다. 경영 일선에선 물러나 조언자로서 돕겠다는 입장이다. 허 부회장은 2003년 GS리테일에 합류해 지난 20여년간 GS리테일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편의점·수퍼마켓 매출 1위 등이 성과다.
홍순기 ㈜GS 대표이사 사장은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홍 부회장은 1986년 호남정유에 입사한 이후 LG 구조조정본부를 거쳐 2004년 ㈜GS 출범과 함께 자리를 옮겼다. 업무지원팀장과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을 역임, 2020년 대표이사로 선임돼 허태수 회장 지근거리에서 보좌해왔다.
홍 부회장은 GS가 LG에서 분리 독립한 이후 20여년간 그룹 성장을 지원해 온 조용한 조력자로 알려진다.
GS그룹 측은 "홍 부회장 선임은 어떠한 외부 충격에도 견딜 수 있도록 그룹 전반의 내실을 더욱 견고히 하는 동시에 허 회장을 중심으로 추진 중인 미래 성장 드라이브를 더욱 강력하게 뒷받침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건설·칼텍스 '선제적 재정비'
에너지 시장 상황에 따른 계열사별 인사도 단행됐다. GS E&R 대표를 맡고 있던 김석환 사장은 핵심 발전사인 GS EPS 대표로 이동했다. GS E&R 대표에는 김성원 부사장이, GS동해전력 대표에는 황병소 전무가 각각 임명됐다. GS파워 대표이사 유재영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불황인 건설과 석유화학 사업의 조직 개편도 이뤄졌다. GS건설은 사업환경 변화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임원 조직을 통합하고 구조를 단순화했다. 기존 6개 사업본부를 3개 사업본부 체계로 줄이고, '본부-그룹-담당'의 수직적 조직을 '본부-부문' 혹은 '실-부문' 2단계로 축소했다. 임원 직급도 '전무'와 '부사장'을 '부사장'으로 통합했다.
GS칼텍스도 조직 구조를 효율화했다. 국제 유가 변동과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조치다.
GS그룹 관계자는 "일부 불황을 겪고 있는 사업에 대한 위기 강화 차원서 선제적 조직 재정비를 실행한 것"이라며 "불확실한 경영환경 하에서 검증된 핵심 인재를 전진 배치하고 젊고 유능한 인재를 중용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