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로봇 청소기를 생산하는 중국의 에코백스가 조만간 한국에 최신 제품을 출시한다. 단순 상품 출시 뿐만 아니라 한국 소비자들이 요구에 발맞춰 사후서비스(A/S)도 강화하는 등 한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로봇 청소기는 이미 중국 제품들이 국내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로 승승장구 해온 만큼 에코백스 역시 저력을 보여줄 것이란 관측이다. 반면 로봇 청소기에 유독 밀리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 역시 반격을 준비하면서 자존심을 되찾을지 주목되고 있다.
에코백스 "한국 시장 '공' 들이겠다" 선언
5일 에코백스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최신 로봇 청소기인 '디봇 X8 프로 옴니' 출시 미디어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조만간 해당 제품의 판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에코백스는 1998년 중국 쑤저우에서 설립된 로봇 기업이다. 지난 2006년 세계에서 최초로 로봇 청소기를 선보였다. 회사 측이 로봇과 청소의 만남을 '환상의 결혼'이라고 칭할 정도다. 중국에서는 로봇 청소기 점유율이 40%를 넘으며 미국, 유럽 등 전 세계에서 21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이번에 출시되는 '디봇 X8 프로 옴니'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렸던 CES2025에서 처음으로 선 보여졌던 에코벡스의 최신형 로봇 청소기다.
'디봇 X8 프로 옴니'는 △트루엣지 3D 엣지 센서 △적응형 롤러 △적응형 사이드 브러시 등을 탑재해 기존 로봇 청소기가 놓쳤던 가장자리, 모서리 청소 등도 해결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단순히 '꼼꼼한 청소'를 보증하는 것을 넘어 인공지능(AI) 기능을 극대화, 더욱 똑똑해졌다는 점도 에코백스가 내세우는 이번 제품의 특징이다.
대표적으로 트루엣지 3D 엣지 센서의 경우 공간 모서리를 3D 이미지로 재구성해 청소를 수행한다. 또 AI와 첨단 센서를 결합해 실시간으로 사물의 윤곽을 파악해 작동하는 방식으로 기존 로봇 청소기와 비교해 더욱 효율적으로 청소를 진행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아울러 에코벡스의 AI 서비스인 Yiko-GPT가 탑재되면서 '사람의 말'을 인식해 청소 등의 작업을 수행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이날 컨퍼런스에 참석한 데이비드 첸 에코백스 CEO는 "작년에 중국에서 앱을 가지고 로봇 청소기를 작동할 수 있게 했는데, 중요한 것은 자연어를 통해 명령을 한다는 것"이라며 "소비자가 직접 제품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사람과의 소통 강화를 위해 노력해왔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디봇 X8 프로 옴니'는 △자동 물걸레 리프팅 △1만8000Pa의 흡입력 △엉킴 방지 기술 등의 최신 기능도 탑재된다.
에코백스는 앞으로 한국 시장에 더욱 집중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데이비드 첸 대표 역시 "중국 외에는 처음으로 한국 시장에서 출시하게 됐다"라며 한국 시장이 전략적으로 중요해 졌음을 시사했다.
특히 그간 중국 기업 제품에게 꼬리표 처럼 따라 붙었던 정보유출에 대한 신뢰를 높여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여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한국 내 소비자들의 불만이 컸던 사후서비스를 더욱 고도화 하겠다는 방침이다.
데이비드 첸 대표는 "더 많은 투자를 하면서 암호화 관련 신기술도 신제품에 통합할 수 있었다"라며 "한국 관련 부처(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인증에 대해서도 얼마든지 부응할 수 잇다"고 말했다.
A/S의 경우 상반기 중 더욱 쉽게 서비스센터에 접근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기로 했다. 이와 관련 에코백스는 지난 36곳이던 A/S센터를 올해 2월까지 63곳으로 늘린 바 있다.
중국 로봇 청소기 점령당한 한국…삼성·LG전자 반전 쓸까
국내 시장에서 로봇 청소기 분야는 중국이 전성시대를 이어가고 있다. 최고 프리미엄 로봇 청소기를 생산하는 로보락이 국내 로봇 청소기 시장 점유율을 40% 이상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신제품을 발표한 에코백스와 샤오미가 20% 가량을 확보해 전체 시장의 절반 이상을 중국 산 로봇 청소기가 점령중이다.
업계에서는 로보락과 에코벡스 등 중국기업이 가전 중에서는 로봇 청소기 단 하나에만 힘을 쏟고 있는 만큼 로봇 청소기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우위를 점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평가도 있다.
이날 데이비드 챈 대표 역시 삼성전자와 LG전자와의 경쟁을 피하지 않겠다고 하면서도 판을 쉽게 뒤집지 못할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데이비드 챈 대표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제품 출시가)수요 기반을 확장할 수 있어 반갑다"라며 "하지만 로봇청소기를 단순 청소기로 보고 개발해선 안되며 복잡한 공학 설계를 갖췄기 때문에 에코백스가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입장에서는 자존심에 금이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삼성전자와 LG전자 역시 절치부심해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의 판도를 바꾼다는 방침이다. 아직 신제품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가 나온것은 아니지만 청소기능 강화는 물론 위생, 보안 등 소비자가 원하는 수준의 기술을 탑재함과 동시에 가격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핵심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기업 제품의 경우 성능 면에서 뛰어난 것은 맞지만 보안에 대한 의구심을 아직 완벽히 지우지 못한데다가 가격 또한 높은 편이라는 점이 불안요소"라며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면 중국 로봇 청소기 점유율을 앞지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