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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허무맹랑 관세 계산법…대응법은?

  • 2025.04.03(목) 16:13

美 무역적자로 계산한 관세폭탄
자동차·배터리 등 산업계 '빨간불'
"美일자리 위한 밀당…물밑협상 중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향해 '관세 폭탄'을 던졌다. 한국에 부과된 상호관세율은 '25%'로,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사실상 폐기됐고 배터리, 반도체, 가전 등 국내 산업계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전세계 경제가 미국 관세폭탄에 휘청거렸지만 정작 미국의 관세계산법은 주먹구구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허무한 수치…정책 불확실성 커졌다"

미국의 주요국 상호관세율./그래픽=비즈워치

지난 2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부과한 상호관세는 △모든 무역 상대국을 상대로 최소 10%의 보편관세 △미국과 무역에서 흑자를 내는 국가에 차등적용하는 고율의 개별 관세로 구성된다. 발효 시점은 기본관세 5일, 개별관세 9일부터다.

국가별 상호관세율은 △캄보디아 49% △베트남 46% △태국 36% △중국 34% △대만 32% △인도네시아 32% △스위스 31% △남아프리카공화국 30% △인도 26% △한국 25% 등이다. △일본 24% △말레이시아 24% △EU 20% △영국 10% 등은 한국보다 낮은 관세가 책정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세계 각국이 미국에 부과한 관세'와 '미국이 할인해 책정한 상호관세'가 적시된 패널을 공개했다. 상호관세는 각 교역국이 미국에 적용한 관세와 비관세 장벽 등을 고려해 이의 절반 수준으로 매겼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한국은 한미 FTA 체결을 맺고 있어 미국산 수입품에 사실상 무관세(0.79%)를 적용하지만, 해당 패널에는 '한국이 미국에 50%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구체적인 산정법도 공개하지 않았다. 

미국이 발표한 주요국 상호관세율 도출 방식./자료=KB증권

트럼프식 상호관세율은 어떻게 나왔을까. 업계 안팎에선 "해당 국가와의 교역서 발생한 무역적자를 수입액으로 나눠 도출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가령 지난해 미국의 대중국 상품 무역적자와 대중국 상품 수입액은 각각 2950억달러, 4390억달러다. 2950억달러를 4390억달러로 나누면 67%. 이는 트럼프가 주장하는 중국의 대미 관세율 67%와 일치한다. 트럼프는 이를 근거로 반값 할인, 중국에 34%의 상호관세를 매겼다.

실제 미국이 한국에 부과한 25% 상호관세율도 이 계산법과 맞아떨어진다. 지난해 미국이 한국과의 상품 교역서 기록한 무역적자는 660억달러, 수입액은 1320억달러다. 660억달러를 1320억달러로 나누면 50%, 여기에 절반인 25%를 한국 상호관세율로 부과했다.

박준우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상호관세 발표 분석에 오랜 시간이 소요됐지만 그 결과는 허무한 수치에 불과했다"며 "정책 설계가 정교하지 않다는 것은 정책의 불확실성이 높게 유지된다는 것과 같다"고 진단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트럼프의 상호관세 발표 내용은 시장이 우려했던 최악의 시나리오"라며 "트럼프는 오늘을 '미국 해방의 날'로 표현했지만 글로벌 경제는 '신보호무역주의 시대'로 진입하는 날이 됐다"고 평가했다.

"트럼프식 밀당, 철저히 대비해야"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산업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우선 자동차가 사정권이다. 이번 상호관세 발표에선 자동차와 차 부품은 제외됐으나, 이미 품목관세 25%가 부과됐다. 당장 3일(현지시각) 자정부터 미국으로 수입되는 자동차에 대해 최대 25%의 관세가 매겨진다.

배터리 업계도 날벼락을 맞았다. 전방산업인 완성차 기업 타격에 더해 상호관세까지 맞닥뜨렸다. 지난해 국내 배터리 업계의 대미 수출 규모는 27억달러로 전체 비중의 64%를 넘었다. 일부 기업들은 미국 생산 공장을 구축해 관세 우회로를 만들었지만, 소재에 붙을 상호관세는 피하기 어렵다.

양극재·음극재 등 주요 소재에 상호관세가 부과되면 제조 원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수익성 하락은 불가피하다. 반대로 수익성을 보전하기 위해 판매가격을 올리면 전기차 가격이 상승, 캐즘이 더 길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개별 협상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제언한다. 백악관이 "상대국 조치에 따라 관세 추가 인상 또는 인하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향후 물밑협상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미국 내 공장을 지어 일자리를 만들어 달라는 게 트럼프의 가장 큰 요구사항이고, 이를 얻기 위해 미국은 밀고 당기며 물밑협상을 계속 진행하려 할 것"이라며 "한국은 무역 의존도가 75%로 세계서 두 번째로 높아 관세 타격이 클 수밖에 없으니 이어질 미국과의 협상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미국 정부와의 통상 협의를 강화하고 세계무역기구(WTO) 등 국제기구를 통한 다자 협상 채널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급망 다변화' 등 산업계 내 근본적인 구조 변화도 필요할 전망이다. 김 교수는 "특정 국가나 지역에 의존하지 않는 공급망 구조로 전환해 리스크를 분산시켜야 한다"며 "특히 자동차·철강·전자 등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산업군은 현지 생산 확대 및 제3국 우회 수출 전략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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