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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은 정밀하게, 재무는 탄탄하게'…본궤도 오른 SK 리밸런싱

  • 2025.05.15(목) 16:15

반도체·AI·에너지 축 중심 재편…포트폴리오 재정비 속도
핵심 자산 정리→현금 유입→미래 투자 선순환 구조
계열사 198곳으로 감소…IPO·M&A·슬림화 병행

/그래픽=비즈워치

SK그룹이 반도체·AI·에너지를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정밀하게 재편하고 있다. 이번 1차 리밸런싱은 단순 조직 개편이나 계열사 정리에 그치지 않는다. 인수·합병(M&A)·IPO·자산 매각 등 유기적 구조조정과 밸류체인 중심의 전략적 재배치가 본격화되면서, SK 특유의 구조 혁신이 다시 한 번 그룹 전반에 작동하고 있다는 평가다.

포트폴리오 재정비…상장·수익 다변화 시동

대표적인 사례가 반도체 소재 밸류체인의 전면 재편이다. SK에코플랜트는 최근 SK㈜ 산하 SK머티리얼즈 계열 자회사 4곳(SK트리켐·SK레조낙·SK머티리얼즈제이엔씨·SK머티리얼즈퍼포먼스)을 편입키로 했다. 

현물출자와 주식교환을 통해 반도체 EPC(설계·조달·시공)부터 리사이클링, 소재까지 연계하는 종합 인프라·서비스 체제를 갖추게 됐다. SK에코플랜트는 이번 편입을 통해 반도체 인프라·서비스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 사업자로 자리매김하게 됐다는 평가다.

이 같은 포트폴리오 확장은 내년 상장을 앞두고 있는 SK에코플랜트의 기업가치 제고와 직결된다. AI와 반도체 중심의 고성장 사업군 비중을 끌어올려 매출 확대와 수익 다변화를 동시에 꾀하고 상장 이후 재무건전성 지표를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SK(주) 리밸런싱 후 구조도./그래픽=비즈워치

AI 사업군도 속도를 내고 있다. SK텔레콤이 AI 비즈니스를 총괄하는 한편, SK브로드밴드는 최근 SK C&C의 판교 데이터센터를 5000억원에 인수하며 그룹 내 디지털 인프라 허브로 부상했다. 이를 통해 AI와 클라우드 확산에 대응, GPU 기반 고성능 컴퓨팅 수요를 선제적으로 흡수한다는 전략이다. SK C&C는 사명을 'SK AX'로 바꾸고 AI 전환 특화 기업으로서 그룹 내 시너지 극대화에 나서고 있다.

에너지 부문에선 지난해 말 SK이노베이션과 SK E&S가 통합 법인을 출범하며 대전환의 신호탄을 쐈다. 통합 SK이노베이션은 석유·화학·LNG·전력·배터리·신재생에너지를 아우르는 '토탈 에너지 솔루션 컴퍼니'를 지향하며 아시아·태평양 최대 민간 에너지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수조원대 전략적 판갈이…'숫자'로 입증

이번 리밸런싱은 전사적인 자산 효율화 전략과 맞물려 전개되고 있다. 최근 2년간 굵직한 매각을 성사시키며 수조원대 현금을 확보했다. 

SK㈜는 SK스페셜티 지분 85%를 한앤컴퍼니에 매각키로 하고 올 6월 거래 종결을 앞두고 있다. 매각 금액은 약 2조7000억원 규모로 종결 이후 본격적인 현금 유입이 이뤄질 전망이다. SK스퀘어는 크래프톤 지분을 정리해 2600억원, SK네트웍스는 SK렌터카를 매각해 8200억원을 각각 확보했다. 베트남 마산·빈그룹에 대한 투자지분도 순차적으로 정리되며 동남아 사업 재편에 나섰다.

SK실트론 매각도 본격 추진되고 있다. SK㈜가 보유한 51%와 TRS 계약으로 묶인 지분까지 포함해 최대 70.6%가 매각 대상이며, 최태원 회장의 29.4% 지분도 포함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업계는 SK실트론의 기업가치를 최대 5조원으로 평가하고 있다.

SK그룹 리밸런싱 주요 일지./그래픽=비즈워치

조직 슬림화 작업도 진행 중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SK의 계열사 수는 2023년 8월 219개에서 올 5월 기준 198개로 감소했다. 그룹 내 중복 사업을 정리하고 '관리 가능한 범위(Span of Control)'를 실현하겠다는 뜻이 반영됐다.

이 같은 구조조정의 성과는 숫자로도 입증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SK그룹의 순차입금은 2023년 말 83조원에서 2024년 말 75조원으로 약 10% 감소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도 134%에서 118%로 개선됐다. 

지주사 SK㈜도 2022년 이후 10조원 아래로 떨어진 적 없던 순차입금을 연내 절반 수준으로 줄인다는 목표다. 부채비율 역시 100% 이하로 끌어내릴 방침이다. 

향후 SK아이이테크놀로지와 SK에코플랜트 환경사업부 등 추가 자산에 대한 매각도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자회사 중심의 매출·이익 창출 구조를 확고히 하면서 지주사의 '자산 부풀리기' 우려도 털어낸다는 구상이다.

SK그룹은 이번 리밸런싱의 본질을 중복 사업의 과감한 통합과 자회사 간 시너지 극대화로 보고 있다. 고정비 구조를 줄이고, 미래 유망 사업에 자본을 집중 투입할 수 있는 체질로 바꾸는 것이 핵심이다.

SK그룹 관계자는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도 리밸런싱은 계속될 것"이라며 "기업 가치 제고와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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