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에너빌리티가 미국 빅테크 기업과 가스터빈 공급 계약을 잇달아 체결하며 북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공지능(AI)·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가스터빈을 앞세운 북미 사업 확대 전략이 본격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다.
검증된 성능·빠른 납기…북미서 통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17일 미국 빅테크 기업이 건설 중인 데이터센터에 380MW급 가스터빈 3기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공급 일정은 2027년 1기, 2028년 2기다. 이번 계약은 지난 10월 체결한 가스터빈 2기 공급 계약에 이은 추가 수주로, 두산에너빌리티는 약 두 달 동안 동일 발주처와 총 5기의 가스터빈 계약을 확보하게 됐다.
두산에너빌리티가 단기간에 미국에서 연속 수주에 성공한 배경으로는 가스터빈 성능에 대한 신뢰와 납기 경쟁력이 꼽힌다. 회사는 2019년 대형 가스터빈 국산화에 성공한 이후 약 1만7000시간에 이르는 실증 운전을 마치며 기술 신뢰성을 쌓아왔다. 이번 계약을 포함해 현재까지 수주한 가스터빈은 총 12기에 달한다.
여기에 미국 현지 서비스 역량도 경쟁력을 뒷받침하고 있다. 휴스턴에 위치한 자회사 Doosan Turbomachinery Services(DTS)를 통해 유지보수와 기술 지원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발주처 신뢰를 높였다는 설명이다. 가스터빈 도입 이후 장기간 안정적 운영이 중요한 데이터센터 특성과도 맞물린다.
북미 시장에서는 AI 확산과 클라우드 서비스 확대에 따라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단기간 대규모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가스터빈의 역할도 함께 커지는 흐름이다. 두산에너빌리티가 북미를 전략 시장으로 설정하고 가스터빈 수출에 공을 들여온 배경이기도 하다.
손승우 두산에너빌리티 파워서비스BG장은 "첫 해외수출에 이어 추가 공급계약까지 성사되면서 두산은 가스터빈 글로벌 플레이어로 확실히 자리매김하게 됐다"며 "이번 성과를 기반으로 급성장하는 북미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늘어나는 수요에도 적극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