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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퍼부터 테스트까지'…두산의 '완성형 반도체' 전략 시동

  • 2025.12.18(목) 10:05

SK실트론 인수로 웨이퍼~테스트 일괄 체계 구축
전자BG 고수익 구조에…반도체 포트폴리오 확장

두산타워 전경./사진=두산

두산그룹이 반도체 웨이퍼 전문기업 SK실트론 인수에 본격 나선다. 중공업 중심에서 첨단 반도체 기업으로의 변신이 가속화되고 있다.

웨이퍼부터 테스트까지, 완벽한 라인업 구축

지난 17일 SK㈜는 SK실트론 지분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두산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거래 규모는 3조~4조원대로 추정되며, 두산이 인수할 지분은 SK가 보유한 70.6%다.

SK실트론은 반도체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웨이퍼를 생산하는 국내 유일 전문기업이다. 12인치 웨이퍼 기준 세계 시장점유율 3위의 글로벌 플레이어다. 두산이 이 회사를 품게 되면 반도체 생태계에서의 입지가 완전히 달라진다.

두산은 이미 2022년 반도체 후공정 테스트 1위 기업 두산테스나를 4600억원에 인수하며 반도체 사업 진출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이어 후공정 업체 엔지온까지 연달아 품으며 반도체 서비스 역량을 차근차근 쌓아왔다. 그리고 이번 SK실트론 인수로 마침내 웨이퍼 생산부터 후공정 테스트까지 아우르는 수직계열화의 마침표를 찍게 됐다.

박정원 회장의 야심찬 청사진

박정원 회장은 부친인 박용만 전 회장이 소비재에서 중공업으로 체질을 바꾼 것처럼, 이번엔 중공업이라는 탄탄한 토대 위에 반도체와 로봇이라는 첨단 기술의 옷을 입히고 있다. SMR(소형모듈원전), 로봇, AI와 함께 반도체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는 전략이다.

현재 두산의 반도체 사업은 ㈜두산 전자BG사업부와 두산테스나가 양대 축이다. 전자BG사업부는 반도체 기판용 동박적층판(CCL)을 생산하는데, 엔비디아 AI 가속기에 공급될 만큼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은 1조3190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 1조72억원 대비 31.0%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562억원으로 전년 연간 1226억원보다 190.6% 급증하며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이미 전년 연간 실적을 크게 웃돌았다. 수익성 중심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삼성·하이닉스에게도 매력적인 파트너

웨이퍼 생산부터 후공정 테스트까지 이어지는 일괄 공정 체계는 고객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게도 매력적인 파트너십 조건이 된다. 특히 두산이 보유한 원자력과 가스터빈 등 에너지 기술과 SK실트론의 전력반도체 소재 기술이 결합하면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한 차세대 산업 인프라 구축도 가능해진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번 인수와 관련해 "SK실트론은 글로벌 과점 구조 속에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자산"이라며 "인수 완료 시 두산의 포트폴리오 질적 수준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룹 내 반도체 계열사인 두산테스나와 두산전자와의 직접적인 사업 시너지가 가시화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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