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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제약 상폐 결정에 우는 소액주주들

  • 2018.12.17(월) 17:33

소액주주 보유지분 전체 72% '압도적'
형평성 논란 제기…결정 뒤집힐지 관심

'레모나'로 유명한 경남제약이 코스닥 시장 상장폐지 위기에 놓이면서 5300여명의 소액주주들이 패닉에 빠졌다. 한국거래소는 내달 초까지 상폐 여부를 최종 결정하기로 했으나 소액주주와 정치권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와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며 거세게 반발해 논란이 예상된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14일 기업심사위원회를 개최하고 경남제약의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기업심사위는 경남제약이 지난달 23일 제출한 개선계획 이행내역서를 검토했으나 경영 투명성 등이 미흡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거래소는 내달 8일 이내에 코스닥시장위원회를 개최하고 상폐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경남제약의 주식이 자칫 휴지 신세가 될 위기에 놓이면서 소액주주들은 그야말로 울상이다. 지난 9월말 기준 경남제약 소액주주 수는 5252명. 이들은 전체 발행주식 123만주 가운데 72%인 81만주 들고 있다.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마일스톤KN펀드(12.48%)와 이희철 전(前) 대표(11.83%)의 지분을 합쳐 놓은 것보다 소액주주 지분이 압도적으로 많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경남제약 상폐를 막아달라는 청원글이 이어지고 있다. 자신을 경남제약 소액주주의 아들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아버지가 어렵게 모은 돈으로 10개월 전에 경남제약 주식에 투자했는데 5~6년 전에 분식회계를 했다면서 상장폐지라는 허망한 결과가 나왔다"라며 "아버지는 충격으로 쓰러졌다"고 썼다.
  
게시판에는 대규모 분식회계 혐의를 받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사례를 제시하면서 경남제약 상폐 결정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글이 상당수다. 또 다른 네티즌은 "4조5000억원의 분식회계 혐의로 과징금 80억원을 받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보름도 안되는 기간에 거래가 재개되고, 49억원을 분식회계한 경남제약은 8개월 거래정지 끝에 상장폐지라니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정치권도 비슷한 문제를 제기했다. 민주평화당은 17일 논평에서 "삼성바이오의 소액주주는 15%, 경남제약의 소액주주는 무려 71%에 이른다. 삼성바이오 투자자는 보호, 경남제약 투자자는 보호할 가치가 없다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한국거래소의 기업심사위가 경남제약의 상폐 결정을 내린 것은 기업 계속성과 재무 안정성 등이 미흡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전해진다. 분식회계 의혹을 받는 삼성바이오의 경우 경영 불확실성이 해소됐으나 경남제약은 지난 5월 기심위에서 개선기간 6개월을 부여했음에도 현재까지 경영이 개선되지 않았고 향후 지속 가능성에 대해서도 문제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대주주의 자금 출처가 불명확하다는 점도 상폐 결정 배경 가운데 하나로 알려졌다. 경남제약의 최대주주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 참여로 지분 12.48%를 확보한 마일스톤KN펀드다. 경남제약은 최대주주 변경과 함께 지난달 임시주총을 열고 새 경영진을 구성하고 경영개선 계획서를 제출했으나 기업심사위는 마일스톤KN의 자금 출처가 확실하지 않다는 점 등을 문제삼았다.

 

이와 관련 경남제약은 17일 홈페이지를 통해 이를 반박하는 내용의 공식 입장을 냈다. 경남제약은 "최대주주인 마일스톤KN펀드과 함께 소유와 경영의 분리라는 대원칙 아래 지속적인 회사의 성장을 위한 재무의 건전성확보를 위한 추가 유상증자를 유치하고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했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해 지속적으로 차입금을 상환하여 전년말 기준 약 111억원의 차입금을 현재 약 55억원 수준으로 줄였다"라며 "영업분야에서는 대표상품인 레모나의 중국시장 진출과 유통채널별 다양한 신제품 출시, 내부 효율성 제고 등을 통하여, 어려운 대내외 환경 속에서도 전년 대비 5% 내외의 매출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고 밝혔다.

 

경남제약은 "지난 2월 회계처리 위반으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된 이후 거래재개를 위해 최선을 다해 왔다"라며 "이번 안타까운 결정에 대해 송구한 말씀을 전한다"라며 "상폐 여부를 최종 결정하는 코스닥시장위원회 심사에 앞서 경영 개선 노력과 성과들을 적극적으로 소명하고 상장 유지와 거래재개 결정이 내려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관련 업계에선 경남제약이 최종 상폐를 면할 지 여부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기업심사위 결정이 코스닥시장 위원회에서 뒤집힌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는 기업심사위 결정 후 내달 1월8일 전까지 코스닥시장위원회를 열어 경남제약의 최종 상폐 여부를 심의 및 의결한다. 앞서 미스터피자로 유명한 MP그룹은 이달 3일 상폐가 결정된 바 있으나 정우현 전 회장의 경영포기 등 경영 개선 조치로 4개월의 개선기간이 부여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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