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그룹이 아시아나항공 보유 지분 전량을 매각하기로 하면서 아시아나항공 주가가 날개를 달았다. 지난주 매각설이 불거져 나오면서 기대감이 이미 주가에 반영됐지만 향후 행보에 따라 변동성이 언제든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디스카운트 요인 해소와 함께 향후 구조조정 가능성은 변수로 지목된다.
금호그룹 이사회는 15일 아시아나항공 보유 주식 전량 6868만8063주(33.47%)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이 갖고 있는 에어부산(44.17%) 에어서울(100%) 아시아나IDT(76.22%) 등 주요 계열사 지분도 함께 매각될 것으로 보인다.
지분 가치에 경영권 프리미엄과 향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투입할 유상증자 대금 등을 감안하면 아시아나항공 인수 금액은 조(兆) 단위가 될 전망이다. SK 한화 애경 CJ 등 자금력이 풍부한 대기업 그룹사들이 인수 후보자로 거론되는 이유다.
매각 완료까지 거쳐야 할 과제들이 아직 산적해 있지만 매각까지 순조롭게 완료된다면 아시아나항공 발목을 잡아왔던 유동성 리스크도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유상증자는 신용등급 향상 계기가 될 수 있고 이는 이자비용 절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시장도 기대감을 오롯이 반영하고 있다. 16일 오후 1시10분 현재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330원(▲18.27%) 상승한 861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주 매각설이 나왔을 때부터 현재까지 거래일 기준 7일 연속 오름세를 기록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아시아나항공이 맞닥뜨린 시장 위치와 성장성 등을 감안할 때 현재 주가 수준은 디스카운트 요소가 사라진 상태"라고 분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인수자 입장에서 적정 밸류에이션에 대한 고민이 커지는 수준"이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은 남는다. 매각 호재와 상관없이 일정부분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저가항공사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업계 내 경쟁이 출혈 경쟁으로 심화돼 기존 노선과 기재 정리 등 다양한 조치들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유진투자증권은 "인수자는 지분 매입뿐만 아니라 1조3000여억원 규모 차입금을 연내에 상환할 수 있는 능력도 갖고 있어야 한다"며 "항공업에 대해 높은 이해도로 궁극적인 경쟁력 회복방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한금융투자는 "매각 방식과 상관없이 구조조정은 불가피하고 당장 외형 감축이 예상된다"며 "규모의 경제가 중요한 항공 여객 시장에서 외형 축소는 단기 경쟁력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아시아나항공에 필요한 것은 외형확대가 아니"라며 "항공사 간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전체 공급의 17% 가량을 차지하는 2위 업체 아시아나항공이 매각과 구조조정으로 시간을 소모할 수밖에 없다는 점은 경쟁사에게 기회"라고 진단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금호석유화학이 갖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지분 11.98%도 매물로 나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나금융투자는 "차익 실현뿐만 아니라 과거 독자 경영에 합의했던 이력 등을 감안하면 금호석화의 지분 매각 가능성은 높은 편"이라고 내다봤다.
금호석화는 금호산업이 2010년 재무구조 개선 자율협약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아시아나항공 지분 일부를 넘겨받았다. 이후 금호석화는 독자경영에 나섰지만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계속 보유했다. 당시 취득단가는 주당 4200~4300원. 현재 주가를 감안하면 평가차액은 730여억원 이상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