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금융위원장(사진)이 15일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산업은행에 제출한 수정 자구계획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금호가 회사를 살리겠다는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즉시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수정 자구계획을 제출했다. 자구안에는 아시아나항공 매각 과정에서 자회사 별도 매각 금지 등 조건이 달렸다. 산은 관계자는 "금호그룹이 아사아나항공 자회사까지 모든 것을 다 매물로 내놓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 참석한 최 위원장과 기자들의 일문일답이다.
기자 : 금호가 제출한 자구안에 대해 간단하게 얘기해 달라
최 위원장 : 금호가 매각을 추진하겠다고 결정했고, 이제 채권단이 어떻게 할지(남았다). 채권단 입장은 아직 듣지 못했다. 채권단이 아마도 금호 측의 결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을까 생각 된다. 그 뒤에 진행되는 건 지켜봐야 겠다. 궁금한 게 매각 절차 언제 시작되느냐 일텐데 절차는 채권단이 (자구안을) 받아들일 경우에 MOU를 체결하게 되고 MOU를 체결하는 대로 시작되지 않을까 싶은데 상당한 기간이 걸릴 거다. 작은 회사도 아니고 상당히 큰 회사다. 순조롭게 진행돼도 여러달 걸릴 테고 시장상황에 따라 가변적일 수 있다. 언제 어느 방향으로 될지 예측하기 쉽지 않아서 기다려볼 수 밖에 없다.
기자 : 매각 결정 잘됐다고 보나
최 위원장 : 저는 금호가 회사를 살리겠다는 결단을 내린 것으로 봐서 긍정적으로 본다.
기자 : 인수의향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산업은행이 출자전환하나
최 위원장 : 지금 얘기할 때는 아니다.
기자 : 지원 금액은
최 위원장 : 이제 회사를 매각하겠다고 했으니 채권단이 받아들일 경우에 지원책이 패키지로 같이 논의가 될것이다. 채권단에 맡겨봐야 한다. 정확한 금액을 말씀드릴 상황은 아니다.
최 위원장은 그간 "어려움의 근본적인 배경은 지배구조의 문제"라며 금호아시아나그룹 경영진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지난 3일 최 위원장은 "과거에도 박삼구 회장이 한번 퇴진했다가 경영일선에 복귀한 적이 있는데 이번에 또 그런 식으로 된다면 아마 시장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후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박 전 회장의 경영 퇴진을 담은 자구안을 지난 9일 제출했다. 하지만 '경영 정상화 실패하면 3년 뒤 아시아나항공 매각하겠다는' 첫번째 자구안에 대해 채권단과 시장의 평가는 싸늘했다.
지난 11일 최 위원장은 "박 회장이 물러나면 그 아드님(박세창 사장)이 경영을 하겠다고 하는데 그럼 과연 그 두 분은 뭐가 다른가"라며 승계 문제까지 건드렸다.
이런 과정을 거쳐 15일 제출된 수정 자구안은 "M&A 종결까지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가 경영하게 된다"며 "박 전 회장 경영복귀는 없다"고 한번 더 못을 박았다. 아시아나항공 '3년 뒤 매각'은 '즉시 매각'으로 바뀌었다.
이날 오후 5시부터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회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 회의 결과에 따라 아시아나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운명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