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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컬처]은퇴자금에 돈이 몰린다

  • 2019.07.23(화) 15:20

80년대 주식브로커 그린 '행복을 찾아서'
최근 증권업계, 연금시장 보는 시각 닮아

드라마, 영화, 뮤지컬, 도서, 동영상 콘텐츠 등 문화 속 다양한 경제 이야기를 들여다봅니다. 콘텐츠 속에 나오는 경제 현상이 현실에도 실제 존재하는지, 어떤 원리가 숨어있는지 궁금하셨죠. 쉽고 재미있게 풀어드리겠습니다. [편집자]

돈이 모이는 곳에 사람들도 모이기 마련입니다. 펀드 자금이 이동하는 모습을 보면 시장이 어느 곳에 주목하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이번 [머니&컬처]에서는 백만장자의 성공스토리를 그린 영화 '행복을 찾아서(2006, The pursuit of happyness)'를 통해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주목 받고 있는 연금 시장을 살펴보겠습니다.

영화 속 주인공 크리스(윌 스미스 분)는 의료 기기 판매원입니다. 하지만 변변찮은 수입 탓에 결국 아내와 헤어집니다. 설상가상으로 집을 잃고 길거리에 내몰리는 처지에 이르게 됩니다. 

어느 날 크리스는 우연히 주식 브로커라는 직업을 알게 되는데요. 당당하게 거리를 활보하는 증권맨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행복했습니다.

주식 브로커는 고객과의 관계가 중요하기 때문에 사교성이 있어야 합니다. 숫자에도 밝아야 합니다. 크리스는 이 분야에 소질이 있었습니다.

영화 속 배경은 1981년. 미국 주식시장이 활황기에 접어들기 직전입니다. 당시 증권사는 인력을 대거 영입했는데요. 크리스는 우여곡절 끝에 한 증권사의 인턴으로 합격, 동경하던 주식 브로커 세계에 발을 들이게 됩니다.

그러나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인턴이 정규직으로 전환하려면 뛰어난 실적을 쌓아야 했습니다. 고객 유치를 위해 하루 종일 수화기를 붙잡는다고 되는 게 아닙니다. 성과를 내기 위해 크리스가 눈을 돌린 것은 바로 은퇴를 앞둔 자산가였습니다.

"사장님의 은퇴 후 투자 자산 관리를 맡고 싶습니다. 지금 거래하고 계시는 모건스탠리보다 한 수 위라고 자신합니다"
/사진=네이버 영화

크리스는 특유의 적극적인 자세로 고객들을 매료시키며 높은 실적을 쌓습니다. 결국 높은 경쟁률을 뚫고 정규직이 됩니다. 영화에선 이 과정이 자세하게 설명되지 않았으나 은퇴한 자산가를 집중 공략한 그의 전략이 주효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실제로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주요국의 연금 시장이 크게 확대되고 있습니다. 공적연금인 국민연금과 함께 또 다른 축을 차지하는 사적연금(퇴직·개인연금) 시장이 급격히 팽창하고 있는데요.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7년 말 국내 사적연금 규모는 약 497조원입니다. 10년전 137억원에서 4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국민연금기금 622조원의 80%에 해당하는 수준입니다.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이 너나할 것 없이 TDF(타깃데이트펀드) 같은 은퇴 맞춤형 펀드를 내고 있는 것도 연금 시장으로 몰리는 자금을 흡수하기 위해서입니다. 

과거와 비교해 투자 기법이 다양해지고 정교해지면서 개인연금펀드, 연금저축펀드 등 연금 관련 상품이 많아지고 있는 점도 눈에 띕니다. 일각에서는 최근 침체기에 빠진 공모펀드 시장이 연금 시장을 통해 부활할 수 있을 거란 기대의 목소리가 제기되기도 합니다.

영화 '행복을 찾아서'는 실화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크리스는 정규직 전환 후 2년 뒤 자기 회사를 세워 성공적으로 키워내 거액 자산가 명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운용업계는 연금 시장에서 크리스처럼 훌륭한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요. 앞으로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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