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관세전쟁 여파로 미국 주식시장 급락이 이어지고 있다. 7일(현지시간) 본장이 열리기 전인 데이마켓에서 테슬라와 엔비디아 모두 10%가량 하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말 사이 관세와 관련해 강경한 발언을 이어가면서다.
국내 투자자가 선호하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폭락세도 이어졌다. 테슬라 주가를 3배로 추종하는 ETF 하락률은 고점 대비 95% 수준이다. 4개월 사이 가격이 20분의 1로 쪼그라든 것이다. 트럼프 관세 강경 발언…나스닥·S&P500 또 급락
7일 토스증권에 따르면 이날 한국시간으로 오후 3시께 테슬라는 전 거래일(239.43달러)보다 11.08%(26.43달러) 하락한 212.90달러에 거래 중이다. 엔비디아도 지난 4일보다 9.8% 하락한 85.02달러, 애플도 6.6% 하락한 176달러에 거래 중이다. 아직 미국주식 본장이 열리지 않았지만 하락세가 매섭다. 한국시간으로 오전 9시부터 17시(서머타임 적용)까지 데이마켓 시장이 열린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일(현지시간) 예상을 뛰어넘는 관세 정책을 발표한 이후 주식시장이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수입 제품에 대해 10%의 보편 관세를 부과하고 한국(25%)과 중국(34%), 유럽연합(20%), 베트남(46%), 대만(32%) 등에는 개별 관세를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관세 정책 발표 이후 지난 3일과 4일 S&P500은 각각 4.84%, 5.97% 하락했고 나스닥도 5.97%, 5.82% 급락했다. 그러나 주말 사이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의 강경한 발언이 이어지면서 7일 주식시장 본장 시작 전부터 주요 기업 주가가 또다시 급락하고 있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이제 저는 중국과 거래할 의향이 있지만 그들은 흑자를 해결해야 한다"며 "우리는 중국과 엄청난 적자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관세를 강행하겠다는 의지로 밝힌 것으로 보고 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도 같은 미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관세)연기는 없다. 모두가 흑자를 보고 우리는 적자를 보는 글로벌 무역에 대한 재편이 필요하다. 세계 각국은 우리를 갈취하고 있다"며 관세 부과를 이어갈 방침을 밝혔다. 레버리지ETF 급락세는 더욱 커
미국 주요 기업에 대한 레버리지 ETF 급락세는 더욱 거세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해 12월 17일 479.86달러에서 이날 오후 3시께 215.96달러로 50%가량 하락했지만, 레버리지 ETF 하략률은 80~90%에 달한다.
영국 런던거래소에 상장된 레버리지 셰어즈 3x 테슬라(TSL3)의 가격은 지난해 12월 18일 118.842달러까지 치솟았지만 이날 5.6달러(오후 3시 기준)까지 95% 이상 하락했다. 4개월간 가격이 20분의 1토막 난 것이다.
TSL3는 테슬라의 일일 수익률을 세배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테슬라 주가가 1% 오르면 TSL3는 3배 오르고, 테슬라 주가가 1% 내리면 TSL3는 3배 내린다.
이 상품은 특히 국내 투자자가 많이 찾는 상품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국내 대형 증권사 3사(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 자료를 집계한 결과 지난달 21일 기준으로 한국 투자자가 TSL3 자산의 90%인 약 3580억원어치 보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된 테슬라 2배 ETF인 디렉시온 2X 테슬라(TSLL) 하락세도 만만치 않다. TSLL은 지난해 12월17일 40.09달러로 최고점을 찍은 뒤 이날 오후 3시께 6.4달러에 거래 중이다. 84%가 증발한 셈이다.
엔비디아 주가를 2배로 추종하는 그래닛셰어즈사의 NVDL 가격도 폭락했다. 같은 기간 엔비디아 주가가 130.39달러에서 85.59달러로 34% 하락한 가운데 NVDL 가격은 63.19달러에서 22.59달러로 65% 줄었다.
미국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를 3배로 추종하는 디렉시온 사의 ETF인 SOXL의 하락세도 심상치 않다. 여러 기업을 모아놓은 만큼 개별 기업보다 주가 변동성이 적다고 여겨지지만, 같은 기간 SOXL 가격 하락률도 77%(31.13달러→7.11달러)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