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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개미 중간결산]③전문가들 "제 점수는요~"

  • 2020.06.16(화) 17:04

시장별 성적 '천차만별'⋯주식 '성공적' 파생 '절망적' 
개인성과 평균화 부적절⋯"개별 수익·손실률 다를 것"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맹위를 떨치기 시작한 올해 1분기 중순, 국내에서는 개인 투자자들(개미)의 유례없는 증시 진입이 이어졌다. 이른바 '동학개미운동'이다. 전통적으로 개미들은 '큰 손'인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에 비해 자금 동원력, 투자 지식, 관련 정보 등이 취약해 증시에서는 '필패자'로 통했다. 그러나 코로나 폭락장에서는 양대 투자 세력 없이도 코스피를 2000선 위로 끌어 올리는 괴력을 발휘했다. 신드롬에 가까운 동학개미운동의 배경과 지난달 말까지 그들의 투자 행적을 쫓으며 중간 결산을 해봤다.[편집자]

지난 1분기 말부터 2분기 중·후반까지 진행된 '동학개미운동'에 대한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평가는 '극과 극'이다.

비슷한 시차를 두고 주식시장에 진입한 개인 투자자(개미)들과 파생상품시장에 접근한 개미의 성적이 양극단을 달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동학개미운동을 통해 개미들이 거둔 수익률은 평균화하기 부적절하다는 진단이 앞선다. 개미들이 보인 다양한 투자 성향, 기법, 대상, 범위 등을 고려했을 때 통일성을 부여하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 저가 매수 나선 스마트 개미 투자 '축포'

16일 시장 전문가들은 동학개미운동에 대해 삼성전자를 비롯해 대형 우량주 중심으로 매집에 나선 개미들에게 많은 의미를 부여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개인 투자자분들이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우량주 중심의 매수세를 강하게 나타냈다"며 "펀더멘털을 상당 부분 고려한 접근이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주가가 폭락한 종목들이 속출하는 과정에서 개미들은 사재기 수준의 우량주 매수에 나섰다. 12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보인 '폭락장 이후 반등'이라는 학습효과를 수익률 극대화의 발판으로 삼았다는 분석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저가에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와 같은 대형 우량주에 들어온 개미들은 투자 성적도 성공적일 것으로 판단되지만 지수 반등을 이끌며 존재감을 드러낸 부분에 있어 높이 평가할만하다"고 설명했다.

◇ 눈물의 원유 개미 '낙제점'

주식시장에서 올린 승전보와 달리 파생상품시장에서 개미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

사상 유례 없는 마이너스 유가에 개미들은 삼성전자를 넘어 원유 연계 상품, 특히 2배의 복리효과가 있는 레버리지, 곱버스(레버리지 인버스) 상품에 몰렸지만 현재 큰 폭의 손실을 감내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박상현 이코노미스트는 "파생상품시장의 경우 개인이 주도하기 어려운 시장인데다 투기적인 심리까지 겹치면서 일반 투자자분들이 대응하기 어려웠던 측면이 있었다"며 "그 부분에서 많은 손실을 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은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원유선물가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장지수증권(ETN)의 괴리율이 비정상적으로 확대되기 시작한 4월 초 이후 지속적으로 투자유의 안내를 한데 이어 최고등급 위험경보를 발령하는 등 신중한 접근을 권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가 선물 반등 기대심리가 투자자들에게 더 크게 작용하며 매수세가 지속적으로 들어온 결과, 한 때 시장가격 1만원 선을 상회하던 ETN 종목들은 현재 동전주로 전락했다.

따라서 막연한 기대감에 유가 선물 연계 상품에 진입한 개미들의 성적은 저조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앞선다.

황세운 연구위원도 "단타성 거래가 빈번한 상장지수상품(ETP) 시장의 특성을 고려하더라도 원유 연계 상품에 나타난 비이성적인 괴리율, 이에 따른 시장가격 추이 등을 고려했을 때 대부분의 원유 개미들은 손실률이 클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 종합 성적 '천차만별'

이런 가운데 동학 개미의 수익률은 투자 성향에 따라 희비가 갈릴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각자의 포트폴리오에 따라 각기 다른 결과를 받아들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동학개미운동을 통틀어서 보기보다는 투자 성향에 따라 수익률의 고하를 구분해서 봐야할 것 같다"며 "성향에 따라 다양한 투자자가 존재하고 그에 따른 결과도 천차만별이라고 보는 게 맞다"고 진단했다.

같은 개미라도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처럼 안정적인 자산에 관심이 높은 투자자도 있는 반면, 원자재와 같은 파생상품처럼 더 큰 위험성이 내재 된 자산에 베팅하는 투자자들도 있다는 설명이다.

투자 기법 및 범위 등을 통해서도 성과가 달라졌을 것으로 보인다. 개미들의 수익률을 평균화하기 어려운 이유다.

이 연구원은 "개인을 하나의 주체로 묶어서 보기에는 투자 방법도 워낙 입체적이고, 선호하는 투자 대상도 다양해졌다"며 "이번 동학개미운동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주식에 더해 다른 자산까지 투자 대상 범위가 확장되고 있다는 맥락에서 수익률도 제각각 나오고 있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라고 강조했다. [시리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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