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에 불고 있는 뉴딜 투자 열풍과 맞물려 관련 투자 상품 출시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직 선을 보이지 않은 상장지수펀드(ETF)도 내달 초 베일을 벗을 예정인데요. 새롭게 만들어진 뉴딜 지수를 추종하는 ETF입니다.
아시다시피 ETF는 기초자산이 되는 지수 수익률을 추종합니다. 뉴딜 지수 ETF는 ETF가 따라갈 수 있는 뉴딜 지수가 필요한데 한국거래소는 최근 KRX BBIGK-뉴딜지수 5종을 출시하고 관련 ETF 출시도 예고했습니다.
대개 거래소가 지수를 내놓으면 운용사들이 이를 추종하는 ETF를 여럿 내놓습니다. 그러면서 관련 ETF 시장이 자연스럽게 형성되죠. 처음엔 뉴딜 ETF도 이런 구도가 예상됐습니다.
하지만 KRX BBIGK-뉴딜지수를 추종하는 ETF는 내달 7일 출시 후 석 달간 미래에셋자산운용만 내놓을 있습니다. 거래소가 배타적 지수 사용권을 부여했기 때문인데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관련 지수를 일찌감치 개발해 아이디어를 선제적으로 제공한 만큼 기존 배타적 지수 사용권 방침에 따라 이를 부여한 것입니다.
이를 뒤늦게 알게 된 운용업계는 당황했는데요. KRX BBIGK-뉴딜지수 ETF를 당장 출시하기 어려워지면서 대안으로 금융정보업체 FN가이드를 통해 또 다른 뉴딜지수를 만들어 이를 추종하는 ETF를 내놓을 예정에 있습니다.
그런데 이처럼 양 갈래로 갈라져 출발하게 된 뉴딜 지수 ETF는 배타적 사용권을 부여받은 ETF보다 상대적으로 더 많은 운용사들의 출시가 가능한 ETF가 더 흥행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유안타증권은 "K뉴딜지수 흥행 변수는 거래소의 배타적 지수 사용권 부여"라며 "초기 선점이 중요한 타 운용사 관점에서는 지수 사용권 문제로 FN가이드 추종 지수로 채택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밝혔는데요.
이럴 경우 거래소의 배타적 지수 사용권 부여가 K-뉴딜지수 ETF의 흥행을 오히려 가로막으면서 '자승자박'을 초래할 수 있다는 평가도 덧붙였습니다.
거래소 입장에서는 상당히 답답한 부분이 있습니다. 배타적 지수 사용권은 업계에서 지수 개발 시 기여도가 있는 경우 인센티브를 제공해 달라는 요청을 하면서 2년 전 도입된 제도이기 때문입니다. 배타적 사용권을 보유한 지수는 순차적으로 발표할 다양한 뉴딜 지수 시리즈 중 하나이고 지수 이용에 대한 업계 관심을 검안해 배타적 사용기간도 줄였다는 설명입니다.
특히 FN가이드를 통해 개발하는 또다른 뉴딜 지수 구성종목이 거래소가 발표한 뉴딜 지수의 구성종목과 별반 차이가 없다는 점에서 난색을 표했는데요. 결과적으로는 거래소의 뉴딜지수 ETF가 배타적 지수 사용권으로 흥행이 상대적으로 저조할 가능성이 나온 셈입니다.
물론 시장의 관심을 감안할 때 거래소의 뉴딜지수와 또 다른 뉴딜 지수를 추종하는 ETF로 모두 골고루 자금이 유입될 수도 있습니다. 초기 추종자금이 적을 순 있지만 뉴딜이라는 테마 자체에 대한 니즈가 있기 때문에 한쪽으로 쏠림 현상이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인데요.
일단 유안타증권은 높은 유동성과 지수 관심도를 감안하면 수탁고 성장이 미진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뉴딜 지수 관련 자금 수요를 8000억원으로 예상했습니다. 다만 시작 전부터 잡음이 가득했던 탓에 두 ETF 간 초기 자금 유입 추이에 관심이 쏠리지 않을 수 없게 됐는데요. 2개의 뉴딜 지수 ETF 모두 투자자들의 니즈에 맞는 ETF로 자리 잡는 '베스트 시나리오'를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