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뉴딜 투자 열풍이 불면서 관련 상품들도 쏟아지고 있습니다. 상장지수펀드(ETF)도 예외는 아닌데요.
한 달 전 미래에셋자산운용이 TIGER KRX K-뉴딜 ETF를 선보였죠. 이달 중에는 삼성자산운용 등 4개 자산운용사가 두 번째 K-뉴딜 ETF를 출시할 예정입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순항 중인 가운데 맞불을 놓을 후발주자들의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는데요. 비슷한 듯 다른 두 ETF를 비교해봤습니다.
◇ 뉴딜 ETF 독점 판매에서 다양해진다
뉴딜 테마 자체는 이미 거스를 수 없는 상품 테마죠. 최근 정부가 한국판 뉴딜 정책을 내놓으면서 뉴딜 투자 상품들이 쏟아졌고 지닌달 초 뉴딜 ETF 상품도 첫 선을 보였습니다.
ETF의 경우 기초자산이 되는 지수나 종목 수익률을 추종하는데요. 한국거래소가 KRX BBIGK-뉴딜지수 5종을 내놨는데 뉴딜 관련 기업 전반을 아우르는 KRX BBIGK-뉴딜을 비롯, 바이오, 2차전지, 게임, 인터넷으로 세분화했습니다.
KRX BBIGK-뉴딜지수의 경우 이를 개발한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배타적 지수 사용권을 부여하면서 출시 후 석 달간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관련 상품을 독점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래서 미래에셋자산운용 ETF 브랜드 명인 TIGER가 붙은 TIGER KRX BBIG K-뉴딜 ETF만 현재 거래되고 있죠.
이처럼 뉴딜 지수 출범 초기에 KRX BBIG K-뉴딜 ETF 출시가 어렵게 된 자산운용사들은 기민한 대응에 나섰는데요.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와 협력해 K-뉴딜 디지털플러스 지수를 만들고 조만간 K-뉴딜 디지털플러스 ETF가 등장할 예정입니다.
사실 KRX BBIG K-뉴딜 지수 등 기존 K-뉴딜 지수 추종이 시작부터 모든 운용사에 가능했다면 또 다른 뉴딜 지수가 만들어지지 않았을 수도 있는데요. 그렇다 보니 선발로 나선 KRX BBIG K-뉴딜 ETF가 후발 지수가 나온 뒤에도 주도권을 계속 쥐고 갈지, 후발주자 덕분에 시장이 더 크게 확대될지 관심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궁금하겠죠.
◇ 업종 동일하고 종목·지수산출법 달라
BBIG K-뉴딜과 후발주자인 K-뉴딜 디지털플러스 ETF는 상당히 엇비슷하고 그래서 말이 나오는 부분도 있는데요. 물론 차이도 있습니다. 일단 두 ETF는 모두 높은 위험의 투자 위험등급 2등급에 해당합니다. 뉴딜과 관련된 코스피, 코스닥 시장 종목에 투자하죠. BBIG는 배터리, 바이오, 인터넷, 게임의 영문 앞 글자를 땄습니다.
KRX BBIG K-뉴딜지수의 경우 2차전지, 바이오, 인터넷, 게임 산업군 내 대표 기업 중 시가총액 상위 3종목씩 12종목으로 구성합니다. 산업군 내에 동일 기업집단 소속회사가 2개 이상일 경우 시가총액 규모가 큰 1개 기업만 선정합니다.
현재 배터리 업종에서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바이오 업종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SK바이오팜, 인터넷 업종에서 네이버, 카카오, 더존비즈온, 게임 업종에서 엔씨소프트,넷마블, 펄어비스가 들어가 있습니다.
지수 산출방법은 동일가중방식으로 개별 구성종목의 지수 내 시가총액비중이 정기변경일별로 동일한 비중이 되도록 조정합니다. 각 종목의 비중이 12분의 1로 같은 것이죠. 정기변경은 매년 2월과 8월 두 번 합니다. 기준일은 2015년 1월2일입니다.
에프앤가이드에서 내놓은 K-뉴딜 디지털플러스 지수 역시 BBIG 종목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그래서 KRX BBIG K-뉴딜지수와 거의 똑같은 게 아니냐는 평가도 나왔는데요.
차이가 있다면 구성종목이 좀 더 많고 종목 비중 방식도 다릅니다. BBIG 내 각 섹터 별 기준 지수의 구성종목 안에서 시가총액 상위 5종목씩, 총 20종목으로 구성되고 동일가중방식이 아닌 유동시가총액 가중방식을 택했습니다.
비중의 상한선을 10%로 정하고 개별 종목 비중이 10%를 초과할 경우 초과분을 타 종목에 배분해 10%로 재조정합니다. 최대 10% 비중 안에서 종목별로 비중이 같지 않다는 얘깁니다.
현재 지수 구성 종목 가운데 비중이 높은 상위 10개 종목의 경우 삼성SDI, 엔씨소프트, 셀트리온, 삼성바이로오직스, LG화학, 네이버, 카카오, 셀트리온헬스케어, SK이노베이션, 알테오젠입니다.
정기변경 횟수는 연 2회로 같지만 6월과 12월로 선물옵션만기일 다음 주 첫 영업일로에 정기변경을 하고 개편월 옵션만기일에 종목선정을 합니다. 지수 기준일은 2015년 6월 15일입니다.
◇ 선점 효과 유지·구성종목 차별화 여부 주목
일단 출시 초반부터 K-뉴딜 ETF는 자금이 활발하게 유입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반영 중인데요. TIGER KRX BBIG K-뉴딜 ETF만 해도 펀드 설정액이 2000억원을 훌쩍 넘었습니다. 출시 이후 내내 수익률이 지지부진하면서 눈총을 받고 있지만 장기적인 흐름에서 봐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입니다.
이 밖에 KRX K-뉴딜지수 ETF의 경우 BBIG 업종별로 K-뉴딜 이름을 단 ETF 4개가 추가된 반면 K-뉴딜 디지털플러스 지수의 경우 에프엔가이드 지수 내에 BBIG 관련 업종 지수가 각각 존재하긴 하지만 뉴딜 업종지수로 명시가 되지 않았고 이를 추종하는 개별적인 뉴딜 ETF도 나오진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2차 전지주에 투자하는 TIGER KRX 2차전지 K-뉴딜주의 설정액이 1800억원에 육박하며 상대적으로 설정액 규모가 도드라지는 것을 감안하면 개별 섹터 ETF가 없는 부분이 흥행에 영향을 일부 줄 수 있어 보입니다.
구성종목이 상당 부분 겹치긴 하지만 각기 다른 구성종목들에 초점을 맞춰 투자자 선택이 갈릴 지도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인데요. 알테오젠의 경우 KRX K-뉴딜지수 ETF 구성종목엔 없으면서 주목받고 있지만 2%대로 비중 자체는 크진 않은 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