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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이어 베트남·인도까지' 온기도는 아시아 신흥국 펀드

  • 2020.12.14(월) 15:00

백신 보급에 경기 회복 기대감…약 달러·이익 전망치 개선 등 부각
수익률, ETF 보단 주식형펀드 안정적…"내년에도 긍정적 기대 유효"

내년 글로벌 경기가 전반적으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최근 외국인 자금이 대거 아시아 신흥국으로 몰리고 있다. 이제 막 접종 단계에 들어선 코로나19 백신의 보급 확대와 함께 금리 및 물가 상승률이 점차 제자리를 찾아가면서 위험 자산 선호심리를 자극할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특히 대·내외적으로 우호적인 전망을 등에 업고 신흥국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주목받고 있다. 신흥국에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는 시장환경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 신흥국에 우호적 환경 조성…강세장 견인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이후 이달 첫째주까지 한국, 인도 등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자금 유입세가 지속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한국 증시에 투자하는 아이쉐어즈 엠에스씨아이 한국(iShares MSCI South Korea·EWY) ETF의 경우 2450억원, 인도 증시에 베팅하는 아이쉐어즈 엠이스씨아이 인디아(iShares MSCI India·INDA) ETF에도 2430억원 규모의 자금이 들어왔다.

이처럼 신흥국 증시에 투자하는 ETF를 중심으로 자금 유입이 지속되는 배경에는 코로나19 백신 보급에 따른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의 경우 현지시간 이달 14일부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비롯한 미국 백악관 핵심 인사들의 접종이 시작된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이와 함께 의료인과 노인 등 바이러스 고위험군에 속해있는 우선 접종 대상 인원들을 상대로도 백신이 제공된다.

이에 앞서 영국이 세계 최초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개시하는 등 보급 확신이 본 궤도에 올라서게 되면 글로벌 경기 전반에 걸쳐있는 불확실성이 감소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여기에 하반기 이후 지속되고 있는 약 달러 기조와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 상향세 등도 신흥국에 대한 투자매력을 부각시키며 글로벌 투자 자금을 끌어들이고 있다.  

한국 시장을 중심으로 이 같은 흐름이 강하게 반영되고 있다. 국내 증시의 대표적인 벤치마크 지수인 코스피는 하반기 들어 지난 8월까지 2400선을 회복하는 등 올해 3월 저점까지 떨어진 이후 양호한 수준의 복원력을 보였다. 9월과 10월 상승 피로도가 누적되며 주춤하기도 했지만 이달 들어 마의 2400선을 넘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강세장을 연출하고 있다.

베트남과 인도 증시도 신바람을 내며 주목을 받고 있다. 베트남 VN지수는 지난 3월 650선까지 폭락했다가 이달 들어 1000선까지 급등하는 등 지난 2018년 이후 최고치에 근접하고 있다.

글로벌 자금 유입액이 가장 많은 인도 센섹스지수도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가파른 경기 회복세에 더해 글로벌 제조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최근 사상 최고치인 4만4000선을 돌파했고 이달 11일에는 4만6000선까지 돌파하는 등 신흥국 증시가 요동치고 있다.

◇ 수익 성과, ETF 제각각…펀드 '안정적'

이런 추세에 힘입어 신흥국에 투자하는 펀드들을 중심으로 글로벌 자금 유입세가 관찰되고 있는데 수익률도 준수한 편이다. 다만, 특정 국가 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상품보다는 신흥국 기업 전반에 투자하는 펀드들의 성과가 두드러진다. 

단편적으로 중국 및 홍콩, 대만, 한국 기업에 대한 투자 비중이 60%를 넘는 '아이쉐어즈 코어 엠에스씨아이 이머징 마켓(iShares Core MSCI Emerging Markets·IEMG)' ETF의 경우 올해 들어 지난 11일까지 0.39%, 최근 한 달과 석 달 1.27%, 3.40% 수준의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1년과 3년 동안의 성과도 7.88%, 1.46%를 나타내고 있다.

포트폴리오 구성 내역 면에서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아이쉐어즈 엠에스씨아이 이머징 마켓(iShares MSCI Emerging Markets·EEM)' ETF도 비슷한 기간 손실 없는 수익률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반면, 인도 최대 재벌기업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즈(Reliance Industries Ltd)와 다국적 기업 인포시스(Infosys Ltd) 등에 투자하는 INDA는 연초 이후 –4.18%, 최근 한 달 –0.80%의 손실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그나마 지난 세 달간 성과가 5.17% 수준을 가리키고 있다. 범위를 넓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로 비교해보면 –2.17%, 3년의 경우 –0.61% 가량 수익률이 뒷걸음질 쳤다.

ETF가 아닌 일반 주식형 펀드에서는 대체적으로 고른 수익률 분포도가 관찰되고 있다. 특정 국가에 집중하는 상품과 신흥국 전역에 투자하는 상품 모두 비슷한 성과를 창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가입할 수 있는 신흥국 펀드 중에서 규모가 큰 축에 속하는 '미래에셋친디아컨슈머증권투자신탁 1(주식)'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중국, 홍콩, 인도 등의 소비재, 서비스 기업들에 고르게 투자하는 상품이다.

구성 내역을 들여다보면 우리에게도 익숙한 알리바바와 귀주모태주, 중국의 온라인 교육업체 TAL 에듀케이션 그룹에 각각 10.10%, 8.90%, 8.50%(이달 11일 기준) 등으로 들고 있는데, 수익률은 최근 한 달이 –1.60%, 세 달 6.20%, 올해 6월 이후 24.70%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이맘 때 가입했다면 43.70%, 3년 동안 환매를 않고 갖고 있으면 약 62.00%에 가까운 수익률을 내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마찬가지로 한국과 중국, 인도 기업 등에 분산 투자를 하는 '신한BNPP그레이트이머징증권자투자신탁(H)[주식]'도 유사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주식은 알리바바와 텐센트, 삼성전자, 인포시스 등 여러 기업을 포트폴리오에 넣고 있고, 한 달 수익률이 3.20%, 석 달 10.30%, 반년 24.30%를 나타내고 있다. 1년과 3년의 경우 각각 19.60%, 20.20%를 기록 중이다.

베트남 기업들에 70% 이상을 투자하는 '한국투자베트남그로스증권자투자신탁(주식)'도 양호한 성과를 내고 있다. 규모만 5500억원이 넘어 대형 펀드에 속하는 이 상품의 경우 최근 베트남 증시의 호황에 힘입어 한 달 수익률이 9.00%를 웃돌고 있다.

석 달 수익률도 17.40%를 기록하는 등 호성적을 거두고 있다. 다만, 글로벌 증시가 무너진 3월 이후 베트남 VN 지수도 가파른 반등세를 탔지만 지난 10월 말 상승 피로도가 쌓이며 지수가 숨고르기에 들어간 탓에 최근 6개월 수익률은 16.10%로 지난 세 달 동안 거둔 성과에 소폭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성적 면에서 베트남 펀드만큼은 아니지만 인도에 73% 이상을 투자하는 '삼성인디아증권자투자신탁 2[주식]'도 비슷한 기간 손실률 없이 플러스 수익률을 거두며 순항하는 등 일반 주식형 펀드의 경우 ETF 보다는 안정적인 흐름을 타고 있다.

김진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백신 개발 소식에 따른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 달러 약세, 원자재 수요 증가, 기업이익 전망치 상향 등 요인이 더해지며 신흥국 증시에 강한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며 "2010년 이후 신흥국 증시는 선진국 대비 언더퍼폼 했지만, 밸류에이션 및 글로벌 경기 회복세를 고려 시 2021년에는 신흥국 시장에 대한 긍정적 기대를 가져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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