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강자인 DS자산운용(디에스자산운용)이 공모펀드로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
라임과 옵티머스 등 잇따른 대규모 사고로 사모펀드 운용 환경이 어려워지면서 공모펀드를 대안 삼아 새로운 영업 활로를 개척하려는 모습이다.
3분기 내 공모펀드 인가 신청할 듯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DS운용은 올 3분기 내 금융당국에 주식·채권 등 증권에 대한 단종 공모운용사 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현재 내부 경영전략 회의를 여는 등 인가 신청 준비에 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환 요건은 이미 모두 갖춘 상태다. 자본시장법상 전문사모 운용사가 단종 공모 운용사로 전환하려면 자본금 80억원 이상과 일임사·운용사 경력 3년 이상, 2년 이상 기관경고가 없는 경우 펀드·투자일임 수탁고 1500억원 이상 등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종합운용사 전환 시에는 수탁고 1조5000억원을 갖춰야 한다.
DS운용은 지난달 28일 기준 운용자산(AUM) 1조6254억원 규모의 전문사모 운용사로 올해 들어서만 순자산이 2700억원 가까이 늘어났다. 지난 2016년 말 3956억원과 비교하면 5년 새 4배가량 불어난 것이다.
상장·비상장 주식, 메자닌 증권, 장내외 파생상품 운용 등에서 탄탄한 트랙레코드를 쌓으면서 사모펀드 업황 악화 여파를 피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영업이익 증가세도 뚜렷하다. 지난해 DS운용의 영업이익은 480억원으로 지난 2019년 96억원에서 5배나 급증했다.
인가 신청 후에는 최대주주인 장덕수 DS운용 회장에 대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공모 운용사의 주 고객층이 개인투자자인 만큼 최대주주에 대한 적격성 심사 기준은 사모운용사보다 까다롭다. DS운용의 1분기 영업보고서에 따르면 보통주 기준 장덕수 회장의 지분율은 87.6%로 절대적이다.
'은둔의 고수'로 불리는 장 회장은 국내 비상장주식 투자의 귀재로 알려져 있다. 산업은행 계열사인 산업증권에서 첫발을 뗀 이후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스틱투자자문 등 금융투자업계 전반을 두루 거쳤다. 지난 2008년 본인의 이름을 따 DS운용의 모태가 되는 DS투자자문을 설립했다.
퇴직연금·개인연금 등 새 활로
DS운용의 이 같은 공모 운용사 전환 결정에는 라임·옵티머스 등 사모 사태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투자자의 신뢰가 바닥으로 추락하면서 사모펀드 시장이 위축된 데다 수탁사들의 '묻지마 수탁거부'까지 이어지면서 사모펀드 전체가 침체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사모펀드에 대한 규제까지 강화되며 전문사모 운용사들은 공모펀드로의 새 활로를 모색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DS운용은 이번 공모 운용사 전환을 통해 퇴직연금과 개인연금 시장을 공략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행 자본시장법상 사모펀드는 퇴직연금이나 개인연금 시장에 진출할 수가 없는 터라 공모 운용사 전환을 통해 주식·대체운용 관련 성과를 다수의 개인투자자들과 나누겠다는 계획이다.
강점인 펀드매니저의 운용능력을 살린 액티브 주식형 펀드도 인기를 끌 것으로 주목된다. 특히 공모펀드는 사모펀드와 달리 투자자 수에 제약이 없다는 점에서 앞으로 DS운용의 덩치는 더 커질 전망이다.
위윤덕 DS운용 대표는 "현재 3분기 내 공모운용사 인가 신청을 목표로 준비 중"이라며 "공모 운용사 전환을 통해 우리가 기존에 잘했던 주식·대체 운용 성과를 여러 개인투자자들에게도 제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DS운용이 공모운용사로의 전환에 성공하면 타임폴리오자산운용, 캡스톤자산운용에 이어 세번째로 공모 운용사로 탈바꿈하는 전문사모 운용사가 된다. 타임폴리오운용은 지난 2019년 단종(주식·채권) 공모 운용사로의 변신에 성공한 바 있다. 캡스톤운용은 지난해 부동산에 한해 단종 공모 운용사 인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