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산출하는 지수의 편·출입 종목을 발표했다. 이번 발표에서 현대중공업이 유일하게 편입됐으며 편출 가능성이 높았던 SK텔레콤은 잔류에 성공했다.
지수 편입에 성공했지만 증권가에서는 현대중공업의 주가 상승 효과가 미미할 것으로 예상한다. 편입 기대감 호재가 선반영돼 주가 수준이 크게 올랐고 기업의 기초체력 지표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 MSCI 지수 편입
지난 12일(현지시각) MSCI는 5월 반기리뷰를 발표하고 MSCI 코리아 스탠더드 지수에 현대중공업을 편입한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의 편입으로 MSCI 코리아 스탠더드 지수의 구성 종목은 기존 111개에서 112개로 늘어난다.
지수는 오는 6월1일 변경되며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펀드는 전일인 5월31일 종목 교체 및 비중 조정에 나설 전망이다.
MSCI는 2월과 8월 분기 리뷰, 5월과 11월 반기 리뷰를 시행하면서 1년에 4차례 지수 정기 종목교체를 진행한다. 종목교체를 통해 MSCI 지수에 편입되면 상장지수펀드(ETF) 등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펀드의 자금이 유입되는 효과가 생긴다. 한국이 포함된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펀드 자금은 440조원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대규모 자금의 수급 효과로 주가가 상승할 확률이 높다.
NH투자증권 분석에 의하면 이번 MSCI 편입으로 현대중공업에 1360억원의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주가 상승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번 정기변경에서 현대중공업의 편입 가능성이 가장 높게 점쳐지면서 커진 기대감이 이미 주가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3월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며 11만원대에서 지난 4월19일 15만3500원까지 올라 연내 최고점을 찍었다. 이후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지난 12일 종가는 12만4000원을 기록했다.
지수 편입 기대감에 따른 주가 상승에도 기업의 기초체력이 든든하게 받쳐줄 경우 주가 하방을 막는 요인이 된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현대중공업의 펀더멘털 지표도 약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1분기 영업이익 적자전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120배 수준으로 종목의 전반적 펀더멘털 지표는 시장 대비 좋지 않은 편"이라며 "MSCI 편입 재료 선반영과 펀더멘털 지표 약점으로 인해 주가 상승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잔류 성공한 SK텔레콤
리뷰가 발표되기 전까지 증권가에서는 SK텔레콤의 편출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었다.
외국인이 매수할 수 있는 주식 비중이 3.75%를 밑돌게 되면 MSCI 지수에서 편출된다. SK텔레콤의 경우 지난 4월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세 유입으로 외국인 지분율이 상승했고 투자 가능 비중이 3% 초반대로 낮아졌다.
MSCI는 지수 선정에 필요한 심사일을 4월 마지막 10거래일중 무작위로 선정하는데 SK텔레콤의 경우 심사기간 10일중 8일 동안 이를 하회했다.
SK텔레콤측에서도 MSCI 편출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주주들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나섰었다.
지난 10일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SK텔레콤은 4월말 현재 외국인 지분율은 47%를 초과해 MSCI 기준을 초과했다고 밝혔다. 지수 평가시 정성적인 요소도 들어가 편출 여부가 확실하진 않으며 편출되더라도 유출자금 규모는 1000억원 수준으로 주가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정성적 평가가 작용했을 수도 있으나 심사기간중 편입 잔류 요건에 해당했던 날 MSCI가 지수심사를 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한다.
허율 NH투자증권 연구원은 "MSCI 지수위원회에서 최종적으로 편·출입 결정을 내릴 때 정성적인 부분이 작용했을수도 있다"며 "다만 자체 분석에 따르면 4월 마지막 10거래일중 이틀은 잔류요건을 충족한 상황이었기에 이날 심사를 거쳐 잔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