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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첫날인 오늘은 거래정지인 상황에서 330억원 규모의 영구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코오롱티슈진 이야기와 KG그룹에 편입되며 경영정상화에 나선 쌍용자동차, 두산에너빌리티 지분을 매각한 두산 이야기를 가져왔어요.
코오롱티슈진, 330억원 '영구 전환사채' 발행
거래정지 상태인 코스닥 상장사 코오롱티슈진은 현재 한국거래소의 상장폐지 여부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데요. 이러한 상황에서 만기가 30년인 330억원 규모 '영구 전환사채'를 발행하기로 했어요. 최대주주인 코오롱이 보증까지 서면서요. 어떤 내용인지 짚어볼게요.
코오롱티슈진은 지난해 8월 임원의 횡령·배임 등 혐의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했고 거래소가 1년의 개선기간을 부여했어요. 개선기간은 8월 31일 종료됐는데요. 코오롱티슈진은 앞으로 15일(9월 23일) 내에 개선계획 이행내역서 등을 거래소에 제출해야 해요. 거래소는 자료 제출일로부터 20일 내에 기업심사위원회를 열어 상장폐지 여부를 심의·의결하게 돼요.
보통 거래정지 상황에서는 외부에서의 자금조달이 쉽지 않은데요. 코오롱티슈진은 31일 전환사채를 발행해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330억원을 증권사와 운용사 등 전문투자자들로부터 조달하기로 했어요.
이 전환사채는 2년 6개월간 이자율이 0%(표면이자 0%, 만기이자 5.8%), 만기는 30년으로 이후 만기를 계속 연장할 수 있는 '영구채' 성격의 채권인데요.
이자율 0%인 채권에 투자한다는 건 주식으로 전환하기 위한 투자로 볼 수 있어요. 즉 전문투자자들이 코오롱티슈진의 주식거래가 재개될 것을 긍정적으로 본다는 신호로 분석할 수 있어요.
또 영구채는 사실상 만기가 없어 채권임에도 부채가 아니라 일부 자본으로 인정받는데요. 회사 입장에서는 연속된 적자(당기순손실 2019년 -499억원, 2020년 -417억원, 2021년 -473억원)로 늘어난 결손금을 메워 재무제표에도 일부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요.
다만 2년 6개월이 지나면 '연 2.5%+α'의 이자율이 반영되고 이후 1년이 지날 때마다 0.5%포인트씩 이자를 높여줘야 하는 '스텝업' 조건이 붙어있어 향후 회사의 이자율 부담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는데요. 이에 통상 영구채에는 스텝업 직전 회사가 이자 부담을 피해 원리금을 갚을 수 있는 조기상환권(콜옵션)이 주어져요.
전환사채 투자자들도 안정장치를 마련했는데요. 상장폐지 관련 심사가 진행 중인만큼 상장폐지가 확정되거나 2년 6개월 이후 코오롱티슈진이 채권의 원리금을 갚는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으면 최대주주인 코오롱을 상대로 채권을 되사가도록 요구하는 매수청구권(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어요.
참고로 코오롱티슈진 거래정지는 횡령·배임 문제에 앞서 2019년 5월부터 시작됐는데요. 코오롱그룹이 오랜 기간 개발한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의 성분 논란으로 국내 품목허가가 취소되면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올랐고 이후 거래가 정지됐어요.
코오롱티슈진은 인보사의 미국 현지 임상시험 등을 담당하고 있는데요. 지난해 12월 멈췄던 미국 임상 3상이 재개되면서 거래소도 상장폐지 심의(지난 2월) 결과를 보류(심의속개)한 상태예요. 회사는 이번 전환사채로 조달한 자금을 미국의 임상 3상 시험을 위한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에요.
정리하면, 이번 전환사채 발행은 주식거래 재개 신호탄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거래가 재개되면 1년 뒤 현재 발행주식의 4.06%(56만4102주, 전환가격 5만8500원) 규모의 물량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 기억해 주세요.
경영정상화 시동 건 쌍용자동차
쌍용자동차(쌍용차)는 KG그룹에 편입되며 경영정상화 움직임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는데요.
쌍용차는 KG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으며 투입되는 자금으로 회생채권 변제 등 지난달 26일 서울회생법원으로부터 인가받은 회생계획안을 진행할 방침이에요.
회생계획은 감자와 출자전환, 2차 감자와 제3자배정 유상증자 과정을 거치는데요. 우선 최대주주인 마힌드라 앤드 마힌드라가 보유한 1억1185만5108주(74.65%)를 10주당 1주로 병합, 총 발행주식수를 1억4984만2주에서 4917만404주로 줄일 예정이에요.
감자기준일은 9월 1일, 신주상장 예정일은 10월 17일인데요. 이번 감자로 자본금(액면가×발행주식수)은 7492억원에서 2458억원으로 줄어들어요.
다음으로는 9331만6700주의 신주를 발행하는 유상증자를 실시하는데요. 실제 신주발행을 통해 자금이 들어오는 것은 아니고 기존 채권자들의 차입금 일부를 주식으로 갚는 출자전환을 위한 유상증자예요.
출자전환은 이자를 내야 하는 차입금을 주식으로 갚는 것으로, 부채는 줄고 자본이 늘어나기 때문에 재무구조가 개선되는 효과가 있어요. 또 차입금이 감소해 이자 부담을 낮출 수 있다는 장점도 있어요.
출자전환을 위한 유상증자로 늘어난 주식 1억4248만7104주는 다시 3.16주대 1주로 병합하는 2차 감자를 진행(2차 감자는 최대주주뿐 아니라 전체 주주의 주식 대상), 주식수를 4506만주로 줄일 예정이에요. 감자기준일은 9월 18일, 신주상장예정일은 10월 17일로 동일해요. 자본금은 7124억원에서 2253억원으로 다시 줄어요.
마지막으로 보통주 7309만8000주를 신규발행하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하는데요. 유상증자로 조달하는 자금은 3654억원으로 KG모빌리티가 대상이에요. KG모빌리티는 이번 인수를 위해 설립된 지주회사로 유상증자 자금은 KG그룹과 사모펀드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제시한 인수대금 액수와 일치해요.
쌍용차는 인수대금을 통해 회생담보권과 회생채권 등을 변제하고 남은 자금은 운영자금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에요. 증자를 통해 발행하는 신주는 마찬가지로 10월 17일 상장해요.
각 2번의 감자와 증자를 반복하며 쌍용차의 최종 주식수는 처음과 비슷한 수준인 1억1816만3561주가 되는데요. KG모빌리티는 3자배정방식으로 받는 신주 7309만8000주를 통해 지분율 61.86%로 최대주주에 오르게 돼요.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대주주가 변경됐기 때문에 유상증자로 받은 주식은 전량 6개월간 거래할 수 없어요.
참고로 쌍용차는 오늘(1일) 곽재선 KG그룹 회장의 회장 취임과 함께 사명을 KG쌍용모빌리티로 변경할 예정이에요.
두산에너빌리티 지분 4.5% 판 두산
두산은 두산에너빌리티(옛 두산중공업) 지분 일부를 31일 장 시작전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매각했다고 밝혔어요.
매각 주식은 2854만주(4.47%), 주당 처분단가는 2만50원으로 총 5722억원 규모예요.
최대주주의 주식 매각으로 두산에너빌리티 주가는 전날 대비 큰폭으로 하락하기도 했는데요. 두산은 이번 매각으로 두산에너빌리티 지분율이 35.15%에서 30.5%로 줄었지만 최대주주 지위와 경영권 변동은 없다고 밝혔어요.
두산은 두산에너빌리티 지분에 대한 추가 매각 계획은 없다고 전했는데요. 이번 지분 매각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금융시장 변동성에 선제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확보한 자금은 차입금 상환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쓴다고 밝혔어요.
6월말 기준 두산의 별도기준 총 차입금(이자발생부채)은 1조7983억원 이중 단기차입금은 3430억원 규모예요. 부채비율은 별도기준 77.61%로 높지 않은 상황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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