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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째깍째깍 빚투 폭탄]②폭증한 반대매매, 증시는 웁니다

  • 2022.10.04(화) 07:44

'17조' 신용거래융자잔고, 반대매매 공포 당분간 지속
"패닉셀링 자극" vs "수급 영향 크지 않아"

'빚투'(빚내어투자)족의 곡소리가 커져가고 있다. 국내 증시의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하는 가운데 반대매매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최근 신용거래융자잔고가 좀처럼 줄지 않는 탓에 강제 청산 물량이 당분간 줄을 이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급증한 반대매매 물량이 국내 증시 낙폭을 확대할 수 있다며 경계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미 체력이 저하된 증시 상황 속 투매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다. 다만, 개인투자자의 영향력이 예전보다 줄어든 가운데 타격이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존재한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반대매매 계좌 2.5배↑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국내 3개 대형증권사의 반대매매 계좌 수는 9422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8월 누적 3669건 대비 2.5배나 늘어난 셈이다. 

반대매매는 증권사로부터 돈을 차입해 주식을 사는 미수 거래나 신용융자거래에서 발생한다. 주가가 떨어져 종목별로 제시된 담보비율에 미달하면 투자자가 2거래일 내 부족한 금액을 채워 넣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주식은 증권사에 의해 청산당한다. 

최근 증시가 급락하면서 반대매매의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9월에 일일 반대매매 물량이 200억원을 상회한 건 총 다섯 차례에 이른다. 월간으로 보면 지난달 1~29일(19거래일) 누적으로 3590억원, 일평균으로는 18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8월(22거래일) 일평균 금액인 123억원보다 60억원 가량 더 많은 수준이다.  

9월 27일에는 미수거래 대비 반대매매 비중이 20.1%로 집계됐다. 2009년 7월 21.8%를 기록한 이후 약 13년만에 처음으로 20%선을 넘은 것이다. 이후 비중이 줄었지만 10%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반대매매의 공포는 당분간 빚투족들을 괴롭힐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금융당국의 반대매매 완화 조치로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반대매매를 하루 유예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담보비율 3거래일 후 반대매매가 이뤄진다. 즉 이번주 증시 하락의 여파가 다음 주까지 이어진다는 것이다. 

특히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17조원대로 여전히 높은 수준임을 고려할 때 반대매매 계좌가 속출할 가능성이 높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6월 증시하락으로 반대매매가 한번 크게 나온 후 7, 8월에 다시 잔고가 많이 늘어난 상황"이라며 "이때보다 주가가 낮아졌기 때문에 이때 늘어난 신용거래융자잔고가 반대매매로 나와야 한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반대매매 증시 뇌관되나...증권가 의견 분분

이에 일부 시장참가자들은 반대매매가 증시 하락 압박을 더할 것이란 경고가 나온다. 매도 물량 증가가 위험심리를 자극해 패닉셀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박광남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반대매매 물량을 제외하면 실제 거래에 참여하는 물량도 많지 않아 변동성이 커지는 현상이 나타났다"며 "최근 시장이 작은 악재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어 동조하는 매각 물량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향후 증시에 미치는 충격파가 크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이미 하락장 장기화로 개인투자자가 이탈하고 있어, 개인투자자 중심의 반대매매가 수급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이란 설명이다. 증시 대기자금으로 여겨지는 투자자예탁금은 올초 71조원에서 현재 51조원으로 대폭 쪼그라들었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수급적으로는 환율에 따른 외국인 매도가 더 큰 영향을 주고있기 때문에 반대매매가 지수 하락의 주원인으로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 하락으로 인한 개인들의 반대매매 확대와 이에 따른 수급 악화 우려가 상존한다"면서도 "28일 증시 하락으로 인한 추가적인 반대매매가 출회될 여지는 있으나 반대매매의 상당부분은 이미 출회됐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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