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서도 기초자산 가격을 0.5배 추종하는 상장지수증권(ETN)의 거래가 허용될 전망이다. 한국거래소가 ETN에 소수점 배율을 도입하기로 하면서다. 아울러 채권형에 한해 3배율 도입을 허용하기로 했다.
5일 한국거래소는 ETN 적용 배율 다양화를 위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업무규정 시행세칙을 개정한다고 밝혔다. 현재는 기초자산에 상관없이 ±1, ±2배 등 4종의 배율만 허용하고 있다.
우선 ±0.5배 단위의 소수점 배율의 ETN이 허용된다. 이는 투자자 접근성과 상품 안정성을 제고하기 위해 허용범위 내에서 투자위험을 조절한 상품이다.
특히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과 같이 변동성이 극심한 기초자산을 추종하는 상품의 경우, ETN 지표 가치 변동률이 축소되고 유동성공급자(LP)인 증권사의 괴리율 관리가 보다 용이할 것으로 관측된다.
VIX는 S&P500 지수옵션의 향후 30일간 변동성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나타내는 지수로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운다. 최근 증시가 급락장을 보이자 VIX를 추종하는 ETN을 찾는 개인투자자들이 늘었다.
다만, 가격제한폭은 기초자산의 지표가치를 안정적으로 반영할 수 있도록 ±30%를 적용할 예정이다. 그 외 상품의 경우 현재와 동일하게 ±30%에 상품의 배율을 곱한 가격제한 폭을 적용한다.
아울러 기초자산 변동폭이 비교적 작은 채권형 ETN에 한해서만 3배 레버리지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3배율 상품의 거래가 가능해진다.
거래소는 이해관계자와 시장참여자를 대상으로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이달 중 상장·업무규정 시행세칙을 개정할 예정이다. 거래소와 증권사의 시스템 개발을 완료한 후 12월부터 상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거래소 관계자는 "시장의 다양한 투자수요에 부응하고, 주식·원자재 외 다양한 기초자산이 보다 원활하게 활용돼 ETN 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한편, 상장지수펀드(ETF)에도 적용 배율 확대가 검토될 전망이다. 현재 ETF에는 ±1, ±2배율만 적용되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ETN에 시범적으로 소수점 배율과 고배율을 도입해 성과를 살펴본 뒤 ETF에 대한 적용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