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부터 자산 2조원 이상인 코스피 상장사들을 대상으로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공시가 의무화되는 가운데 올해는 128개사가 해당 보고서를 공개한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전보다 50곳 더 많은 상장사들이 보고서 공시에 참여했다.
27일 한국거래소는 코스피 상장법인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공시를 분석한 결과 공시 기업 수가 지난해 78개사에서 올해 128개사로 64%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중 자산 2조원 이상은 기업은 113개사로, 88%에 달했다. 시가총액 10조원 이상 기업의 72%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시한 데 비해 1조원 미만 기업은 6%만 공시했다.
대기업집단에 속한 기업 95개사는 전년 대비 32곳 증가하면서 전체 공시 기업 가운데 74%의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룹별로 살펴보면 현대차(10개사), 롯데(9개사), SK(9개사) 순으로 공시 기업 수가 많았다.
업종별로는 금융업(25개사)과 화학(20개사) 순이었고, 구성 기업 수 대비 공시 기업이 많은 업종은 통신업(60%), 전기가스업(30%) 등으로 확인됐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 연속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시한 기업은 35개사였다. 이들은 모두 GRI 기준으로 공시를 작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GRI 기준이란 글로벌 비영리기구인 GRI가 발표한 기준으로 최초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글로벌 프레임워크다.
상장사들은 이와 병행해 SASB, TCFD 등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ASB는 2018년 발표된 77개 산업별 지속가능성 보고 표준이며, TCFD는 2015년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가 설립한 금융안정위원회(FSB)에서 발족한 TF에서 제시한 프레임워크다.
35개사 중 34개사가 공시대상에 주주를 포함했다. 투자자, 임직원, 고객, 정부, 지역사회, 협력사를 공통적으로 인식해 포괄적으로 정보를 공개한 덕분이다. 또한 중대성 평가를 실시해 지속가능성 성과에 미치는 주요 이슈를 결정한 곳도 34개사에 달했다.
34개사는 별도의 파트를 마련해 계량데이터를 기재했다. 대부분 3개년치 계량 데이터를 기입했으며 4개년치(8개사), 5개년치(1개사)를 기재한 곳도 있었다.
환경 관련 지표를 공개한 곳은 70%에 이르렀다. 글로벌 공개 표준의 온실가스 배출량 보고 의무화가 확대됨에 따라 35개사 중 24개사는 Scope3 온실가스 배출량을 공개했다. Scope3 온실가스는 기업이 관리하는 사업장 외의 가치사슬에서 발생하는 간접적인 온실가스를 포함하는 개념으로 사업장 내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칭하는 Scope1, 2보다 넓은 범위를 지칭한다. 아울러 26사는 2050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단기, 중기 온실가스 배출목표를 제시했다.
모범사례로 꼽힌 A사는 경영활동 전반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방향성을 반영하기 위해 지속가능성 이슈, 사회적 가치, 재무 경쟁력 등을 고려해 연도별 ESG 전략과제를 설정했다. 또 매년 중대성평가, 외부 ESG 관련 평가 및 전사 ESG 진단 내용을 종합해 ESG 전략과제를 도출, 추진했다.
또 다른 모범사례인 B사의 경우 ESG 경영위원회의 구성과 활동, 의안 등 상세 사항을 ESG 전담조직의 과제, 역할 등과 함께 구체적으로 기재했다.
이외에도 ESG 성과지표 관리와 중대성 평가를 성실하게 진행하고, ESG 데이터를 구체적으로 공개한 회사들이 모범사례로 선정됐다.
오는 2025년 자산 2조원 이상의 코스피 상장사들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의무적으로 공시해야 한다. 2030년부터는 모든 코스피 상장사가 이런 의무를 갖는다. 이에 거래소는 올해 초 제정한 ESG 정보공개 가이던스를 공식 제정한 바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향후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공시 의무화에 대비해 내년 중 현행 'ESG 정보공개 가이던스'를 확대 개편하고 ESG 공시 활성화를 위한 교육·홍보 활동도 지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