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자산운용이 1경원에 달하는 고객 자산을 굴리는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과 손을 잡고 미국 채권 ETF를 출시했다. 고금리 기조가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채권의 상대적 투자 매력도가 높다는 분석이다. 투자대상은 안정적인 물가채부터 하이일드 채권까지 다양하다. 블랙록의 채권형 ETF에 재간접 투자하는 형태이며 이자를 매달 지급한다.
삼성자산운용은 19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Kodex iShares 미국채권 ETF' 3종 상장 기념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부터 거래를 시작한 △KODEX iShares 미국 하이일드 액티브 ETF △KODEX iShares 미국 투자등급 회사채 액티브 ETF △KODEX iShares 미국 인플레이션 국채 액티브 ETF는 블랙록의 대표 미국채권 ETF인 USHY, LQD, TIP 3종을 각각 일대일 재간접 투자하는 상품이다.
이들은 액티브 ETF로 각각 총보수가 연 0.10%, 0.15%, 0.10%로 설정됐다. 환노출 전략으로 운용한다.
피투자 대상인 3가지 상품 모두 대표적인 미국 채권 ETF다. LQD는 2002년 7월 상장한 최초의 채권ETF로 현재 총자산 규모는 한화 약 44조원이다. AAA~BBB- 등급 회사채에 투자하며 올해 9월말 기준 만기 기대수익률(YTM)은 5.54%다.
USHY는 BB~D등급 하이일드 회사채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만기시 수익률이 8.90%에 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TIP은 물가연동국채에 투자하며 YTM은 2.66%이다.
채권 ETF를 출시한 배경은 당분간 고금리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미국 10년물 금리는 18일(현지시간) 장중 4.904%를 기록하며 2007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4.9%를 돌파했다.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소매판매 지표가 금리를 끌어올렸다.
대런 윌스 블랙록 아시아태평양 ETF 및 인덱스 상품부문 대표는 "연초에는 시장에서 경제성장이 둔화되면서 중앙은행이 금리를 낮출 것으로 기대했다"며 "그러나 인플레이션이 끈질기게 이어지며 단기금리는 계속 인상됐다"고 말했다. 이어 "전반적으로 인상사이클은 완료됐지만, 중앙은행들이 당장 금리를 인하할 것 같지 않다"며 "고령화와 경제둔화에 대비해 중앙은행들이 통화긴축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고금리 기조 종료 시점에 대해 "2024년 상반기까지는 현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이 현 수준을 유지할 경우 지난 15년과 비교해 금리가 높은 수준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지금이 채권 투자 적기라고 강조했다. 윌스 대표는 "S&P 어닝 수익과 미국채 3개월 인컴을 비교했을 때, 과거 일드(채권수익률)가 많이 낮았을 때는 S&P에 투자해 얻을 수 있었다"며 "(현재는) 하이일드 채권 투자를 통해 상당히 많은 인컴을 얻는 동시에 주식시장의 리스크를 덜 수 있다"고 말했다.
임태혁 삼성운용 ETF운용본부 상무는 "하이일드 일드가 9%까지 올라온 상황에서 이자수익을 얻을 수 있다"며 "금리가 내려오기 시작하면 이자수익에 자본차익까지 합쳐 큰 수익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임 상무는 또 "결국 채권금리가 빠지기 시작하면 주식의 매력도가 상대적으로 올라가게 되고 새롭게 자산을 배분해야한다"면서도 "하이일드 채권은 금리가 내려가더라도 시중예금에 대비해 매력적인 금리를 제공해 줄 수 있어 장기 투자에 따른 이자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에게 적합한 투자수단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