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시장은 우리 시장과 달리 상·하한가 제도가 없어 30%를 넘어서는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일 수 있다. 또 갑작스럽게 보유한 주식의 거래가 정지될 수도 있다.
서학개미(해외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국내 개인투자자)가 꾸준히 늘어나는 가운데 한국예탁결제원이 이 같은 내용의 미국 주식 투자시 유의사항에 대해 알렸다.
1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3분기말 기준 예탁원이 보관하는 미국 주식은 624억달러(약 82조8600억원)다. 이는 전체 외화주식 보관금액의 88%에 달하는 비중이다.
예탁결제원은 예탁원을 통해 거래한 국내투자자의 미국주식 보관금액을 집계해 발표하고 있다. 일부 기관투자자를 제외하면 대다수 기관은 예탁원을 통하지 않고 미국주식에 투자한다. 따라서 보관금액 대부분은 개인투자자의 투자금으로 해석할 수 있다.
지난 2020년부터 국내 개인투자자의 외화주식 투자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이 가운데 미국주식 투자에 대한 선호도는 압도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대다수 외화주식 투자자가 미국주식에 투자하는 상황에서 예탁원은 미국 주식 투자시 유의해야 할 사항을 설명했다.
먼저 미국주식은 국내주식보다 변동성이 현저히 높은 점에 유의해야 한다. 일일 변동성이 ±30%로 제한된 국내와 다르게 미국은 주가 변동 제한이 없다. 실제 지난 2021년 2월 중국의 드론 생산기업인 이항은 하루에 62.7%나 급락한 바 있으며, 지난해 2월 러시아 인터넷기업 얀덱스도 40.3%나 하락한 바 있다.
시차로 인해 미국증시 거래시간 중 국내 투자자의 대응이 어렵기에 갑작스럽게 주가가 큰 폭으로 변동하면 손실이 커질 수 있다.
매매가 제한되는 등 예상치 못한 위험이 발생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미국 증시에는 미국 외 기업도 상장해 있다. 외교적 문제가 발생해 미국이 해당 나라에 경제적 제재를 가할 경우 매매가 어려울 수 있다.
실제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은 러시아 관련 기업의 매매거래를 중단시킨 바 있다.
결제가 지연될 수도 있다. 국내주식은 거래 체결일로부터 2일 뒤 주식이 결제되는데 미국주식시장에서는 2일이 지나서 결제될 가능성이 있다.
결제뿐 아니라 배당금 지급이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미국주식을 포함한 외화주식은 주식, 현금 등 배당 지연 빈도가 국내주식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높다.
국제 주식거래 업무 특성상 다수의 관련 기관이 개입돼 있어 집계 오류가 발생할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다. 따라서 배당 정정지급 혹은 지연지급의 가능성이 있다.
일부 증권 상품에서 고율의 과세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PTP(Publicly Traded Partnership)와 미국주식예탁증서(ADR) 등에 투자할 때는 일반적인 주식 종목보다 과세비율이 높다.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미국 주식시장의 운영 제도는 국내와 구조적 차이가 있어 투자자의 주의가 요구된다"며 "국내와 다른 거래환경, 국제정세 리스크 등 충분한 정보 탐색과 신중한 투자 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