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고려아연 주가가 MBK파트너스(이하 MBK)가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인 75만원을 넘어섰다. MBK-영풍 연합이 진행하는 공개매수 마지막날인 이날 MBK가 가격 상향 전략에 나서지 않으면 공개매수 실패 가능성이 높아진다. 만약 이날 공개매수 가격을 높인다면 기간이 열흘 늘어나면서 끝을 알 수 없는 연장전에 돌입한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0시 현재 고려아연 주가는 전날보다 5.75% 상승한 75만3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MBK가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75만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이날 시장에서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의 승부수가 먹혀들어 가는 모습이다.
최윤범 회장이 이끄는 고려아연은 글로벌 사모펀드(PEF) 베인캐피탈과 손잡고 이날부터 23일까지 자사주식 372만6591주(발행주식총수의 18%)를 주당 83만원에 사들이는 공개매수를 진행한다.
고려아연은 특히 지난 2일 처음 공개매수 계획을 발표할 때는 공개매수 응모수량이 121만5283주(발행주식총수의 5.87%)에 모자르면 매입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이날 개장 전 공시한 공개매수신고서에서는 해당 조건을 삭제하고 신청 주식을 모두 사들인다고 밝혔다.
이는 자신들의 진행하는 자사주 공개매수에 대한 시장 의구심을 지우는 동시에 이날까지인 MBK-영풍 연합의 공개매수(주당 75만원, 최저수량 6.87%)보다 가격, 수량에서 모두 우위를 점하겠다는 승부수로 보인다.
고려아연 주가가 75만원보다 높은 수준에서 움직이면서 MBK도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공개매수 가격을 다시 높이거나 고려아연처럼 '최소 청약 조건'을 없애는 방식을 내세워야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MBK가 이날 공개매수 조건 변경에 나선다면 공개매수 기간은 열흘 뒤인 14일까지로 늘어난다.
장중 MBK가 대책을 발표할 가능성도 있다. MBK가 손을 털고 나갈 생각이 없다는 점은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이날 MBK는 영풍정밀 공개매수 가격을 기존 2만5000원에서 3만원으로 높여 잡았다.
이는 앞서 최윤범 회장이 내건 대항 공개매수 가격과 같은 수준이다. 하지만 일부 주식만을 매수하는 최 회장과 다르게 MBK는 모든 주식을 공개매수의 대상으로 삼아 같은 가격이라도 더 유리한 조건이다.
영풍정밀은 고려아연 지분 1.85%를 보유해 이번 경영권 분쟁의 '전략적 요충지'로 삼는 곳이다. 영풍정밀에 대한 의지를 시장에 표명한 MBK는 이날 장중 주가흐름과 매수신청 분위기를 토대로 고려아연 공개매수 전략 수정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까지 MBK-영풍 연합이 진행하는 공개매수 청약은 업무시간(오전9~오후3시반)까지 청약 사무처인 NH투자증권에 신청서를 제출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