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영풍 연합이 고려아연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한 일부 후보자에 대한 과다 겸직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상법(시행령 34조)은 상장회사의 사외이사는 2곳 이상의 다른 회사 이사, 집행임원, 감사를 겸직할 수 없도록 규정하는데 일부 후보자가 고려아연 사외이사로 선임될 경우 겸직 금지 위배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MBK가 고려아연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한 천준범 한국거버넌스포럼 부회장은 올해 3월 비상장사 무신사 주총에서 비상근감사로 선임돼 현재 업무를 수행중이다.
천 부회장은 지난달 8일에 코스피상장사 디아이동일 상근감사 후보에 이름을 올렸고, 이어 MBK가 지난달 28일 고려아연 임시주총 소집을 요구하면서 천준범 부회장을 포함한 사외이사 후보 12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디아이동일은 오는 25일 임시주총에서 천 부회장의 감사 선임 안건을 다룬다. MBK가 소집을 청구한 고려아연 임시주총은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의 거부로 법원 소송중이다. 서울중앙지법은 27일 심문기일을 거쳐 임시주총 소집 허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연내 임시주총 소집 결정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천 부회장이 디아이동일 감사, 고려아연 사외이사로 모두 선임될 경우 상법에 따라 이미 재직중인 무신사 감사까지 3곳에서 활동하는 것이어서 1곳은 사임해야한다. 특히 천 부회장이 다음주 주총에서 디아이동일 감사로 선임된다면, 이미 2곳 겸직을 충족하는 상황이어서 마지막으로 남은 고려아연 사외이사 후보 자격은 결격 논란에 직면한다.
천 부회장은 무신사에서는 올해 임기 3년의 감사로 선임되었고, 디아이동일 감사직은 주주제안 안건으로 의미가 남다르다. 고려아연 사외이사직 역시 경영권분쟁 상황에서 각별한 관심을 받는 사안이다.
물론 디아이동일 주총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는 현 단계에선 법령상 위배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 다만 감사 또는 사외이사 후보에 이름을 올리는 것만으로 대외적인 무게감이 있고, 상법 취지가 과다 겸직으로 인해 적절한 직무 수행이 가능한지를 따지는 것이란 점에서 논란이 불가피한 대목이다.
천준범 부회장은 이와관련 "디아이동일 주총에서 감사로 선임된다면 법적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MBK가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 중 윤석헌 전 금융감독원장은 과거 교수 재직 시절 다수의 사외이사를 역임하고 일부는 겸직 사실을 신고하지 않은 사실이 보도되기도 했다. 또다른 사외이사 후보인 김명준 전 서울지방국세청장은 올해 3월 CJ대한통운 주총에서 임기3년의 사외이사로 선규 선임됐고, 김수진 전 대한변호사협회 부협회장은 2019년부터 롯데카드 사외이사로 재직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