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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집안 자산관리 우리가!" 증권사는 패밀리오피스 전쟁 중

  • 2025.01.31(금) 07:00

첫 서비스 삼성이어 NH, 한투, 미래 등 대형사들 무더기 참전
가업승계부터 자녀자산 설계까지 '상속·증여' 대응이 핵심

그래픽=비즈워치

'패밀리오피스'로 대표되는 증권사들의 슈퍼리치 서비스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고액에서 초고액으로, 개인에서 가문 전체의 자산을 관리하는 방향으로 고객층을 세분화하고, 그에 따른 맞춤형 아이디어 상품을 쏟아내고 있다.

서비스의 핵심은 안정적인 부의 대물림에 맞춰졌다. 자산가의 가장 큰 비용인 세금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부의 이전을 서비스한다는 것이다.

2020년 6월 업계에서 가장 먼저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시작한 삼성증권은 패밀리오피스(SNI) 고객전용의 특화된 세무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교육은 주로 자녀들을 위한 세무와 부동산, 경제 및 투자교육으로 구성돼 있으며, 최종적으로는 가업승계 및 자산의 안정적인 승계지원이 목표다.

2021년말부터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낸 NH투자증권도 극소수 초고액 자산가 가문고객(UHNW)을 대상으로 기관투자자급 프라이빗 세미나를 제공한다. 

마찬가지로 기업경영 솔루션은 기본으로 제공하고, 가문 2세대들이 가업과 부의 승계, 가족투자법인의 운영 등 성공적 주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교육프로그램의 비중이 크다.

한국투자증권은 초고액자산가 전담조직 GWM을 통해 개인의 상황에 맞는 상속증여 플랜과 경영권 및 지분이전에 관한 솔루션을 제공한다.

한국투자증권은 여기에 해외 현지법인 설립과 관리, 해외부동산 매매, 가족의 해외유학은 물론 이민에 관한 세무와 법무자문까지 서비스하는 것이 특징이다.

미래에셋증권도 지난 연말 조직개편을 통해 초고액자산가 대상 PWM 조직을 확대하고, 산하에 패밀리오피스를 편재하면서 지점을 늘리기 시작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초고액자산가들의 자산관리 및 승계과정에 법률과 세무자문이 필수라고 보고 올초 법무법인 태평양과 전략적 업무제휴도 체결했다.

상속·증여 빈발하는 세대교체 시기, '절세'가 화두

증권사들이 초고액자산가 개인이 아닌 가문 고객유치에 발벗고 나선 이유에는 시대적인 배경도 자리하고 있다.

최근 베이붐 세대의 은퇴와 사망이 연쇄적으로 일어나면서 부의 이전이 자산가들에게 가장 큰 이슈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국세청 자료를 보면 2007년까지 2000명대에 머물던 상속세 과세대상 피상속인 수는 2009년 4000명대를 넘어섰고, 2020년에는 1만명을 돌파했으며 2023년에는 2만명 가까이로 급증했다.

20여년 사이 상속세를 내는 사람이 10배로 늘어난 것이다. 부동산 자산의 가치가 급등한 영향이 가장 크지만, 금융자산이 많은 초고액자산가 비중도 늘었기 때문이다. 자산의 크기와 가치가 높아질수록 슈퍼리치의 세부담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부의 이전' 저자인 이장원 세무사(세무법인리치)는 "최근 상속세 및 증여세 개편안이 무산되고, 상속세의 유산취득세로의 전환도 먼 얘기가 되면서 고액자산가들에게 절세는 더욱 중요해졌다"며 "증권사나 은행에서도 고액자산가 고객 유치를 위해 세무서비스 전략에 더욱 집중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100억도 적다 1000억 가문까지 '컷'

증권사의 슈퍼리치 서비스는 가문을 관리하는 패밀리오피스로 탈바꿈하면서 고액자산가에서 초고액자산가로 고객층을 좁히고 있다.

NH투자증권 패밀리오피스는 예탁자산이 최소 100억원 이상인 고객만 가입할 수 있는데, 이미 작년 7월까지 100개 가문 이상이 가입됐다.

최근에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는 한국투자증권도 100억원 이상의 금융자산이 있는 가문 중에서만 매년 10곳 이상 선정해 1대1 관리를 하고 있다.

2010년 업계 최초로 자산 30억원 이상의 고액자산가 서비스를 시작했던 삼성증권은 2020년 패밀리오피스로 서비스를 확장한 후 이제 자산 1000억원 이상의 가문 고객만 관리하는 조직으로 거듭났다.

삼성증권 패밀리오피스는 지난해말 기준 1000억원 이상의 가문만 100곳 이상을 관리하고 있는데, 이들의 예탁자산만 30조원이 넘는다. 국내 주요 공제회급 자산규모다.

삼성증권 WM부문 박경희 부사장은 "국내 초부유층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고객 역시 선진국 수준의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원하고 있다"며 "UBS, JP Morgan 등 글로벌 멀티 패밀리오피스 수준의 서비스 제공을 위해 서비스를 고도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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