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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챗 경제]美 직투한다면 주의해야할 3가지

  • 2025.03.09(일) 06:30

[절세계좌 이중과세 논란]③
미장불패 신화?…숨겨진 변수 많아
주린이 위한 '왕초보 직투 가이드'

[편집자주] 경제 얘기, 꼭 딱딱하게 해야 할까요? '커피챗 경제'는 커피 마시며 가볍게 수다 떨듯 경제 이슈를 풀어갑니다. "아니, 그거 들었어?"로 시작해서 "아~ 그렇구나!"로 끝나는 재미있는 경제 수다. 지금 가장 핫한 경제 이슈를 중심으로 호기심 어린 솔직한 질문과 속 시원한 답변으로 채워가겠습니다.

국장(국내증시)과 절세계좌는 이미 신뢰를 잃었어. 그냥 미국 직투(미국증시 직접투자)로 넘어갈래."

요즘 투자 커뮤니티에서 자주 들리는 말입니다. 지난 1,2회에서 다룬 것처럼, 세법 개정으로 절세계좌에서도 해외 ETF 배당금에 15%의 외국납부세액이 떼이기 시작하면서 많은 투자자들이 실망감을 표하고 있죠.

[절세계좌 이중과세 논란]① 쪼그라든 혜택, 절세계좌 '고' 아니면 '스톱'?

[절세계좌 이중과세 논란]② 커버드콜 ETF? 절세 믿고 샀다가 큰일나는 이유

절세계좌의 가장 큰 매력이었던 해외 ETF 배당금 절세 혜택이 사라지자, 많은 '서학개미'들이 대안을 찾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차라리 절세계좌를 통한 간접투자 대신, 이참에 해외 주식에 내가 직접 투자하는 게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시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는 것이죠.

그렇다 보니 많은 초보 투자자들이 '미장불패 신화'를 믿고 절세계좌를 떠나 해외 직접투자로 방향을 틀고 있습니다. 간과하지 말아야 할 점은, 해외 직투 역시 절세계좌와는 또 다른 세금 이슈와 그외의 리스크가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이번 편에서는 미국 주식 투자를 처음 시작하는 서학개미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3가지 주의사항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환차손 리스크 고려 필요

첫 번째 주의사항은 환율 변동으로 인한 손실 리스크를 관리해야한다는 점입니다. 특히나 지금같이 1달러가 1400원대에 육박하는 고환율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더욱 유의해야합니다.

여러분이 작년 8월에 엔비디아 주식을 130달러에 매수 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당시 환율은 한때 최저 1320원대까지 내려갔었는데요. 그렇게 되면 한화 17만1600원으로 엔비디아 주식 1주를 매수한 게 되겠네요.

그런데 요새는 엔비디아 주가가 많이 고꾸라지고 있잖아요? 지난 3일 기준 엔비디아 종가는 114달러까지 하락했는데요. 여러분의 평균 매입단가 130달러에서 무려 12%가 넘게 빠진 겁니다. 어, 너무 크게 물린 것 같아 보이네요.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어떨까요? 그 사이에 환율은 큰 폭으로 치솟아버렸죠. 지난 3일 기준, 환율이 1458원까지 올랐거든요. 114달러까지 떨어진 주가는 지금 환율 기준으로 1주당 약 16만6000원 정도인데요. 한화 기준으로 보면 5000원 정도 밑진거네요. 이걸 수익률로 환산하면 약 3.3% 손실. 생각보다 손해 규모가 그리 크지는 않죠?

이처럼 해외 주식투자에서의 환율은 투자자들의 실질적인 수익률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입니다. 위 예시처럼 원화가 약세일 때는 환차익이 발생해 주가가 떨어져도 손실 폭을 방어해줄 수 있죠. 반대로 원화가 강세일 때는 환차손이 발생해 손실 폭을 키우거나 추가적인 수익이 축소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이전에 절세계좌를 운용했을 때보다 다소 번거로워질 수 있습니다. 절세계좌에서 해외 간접투자를 했을 땐 ETF의 시세차익이나 배당수익 정도만 신경썼으면 됐었는데요. 해외 직투로 넘어가면 환율 변수도 함께 고려를 해야하니까요.
세제혜택 측면에선 절세계좌보다 불리

두 번째로 알아둘 것은 해외직투가 국내 절세계좌보다 세제혜택 측면에선 여러모로 더 불리하다는 점입니다. 

2025년 1월 세법 개정안 적용 이후, 국내 절세계좌와 해외 직투 간 과세 방식 비교. /그래픽=비즈워치

우선 직투로 옮기셨더라도 해외 배당금에 대한 원천징수는 피할 수 없습니다. 이는 한미조세조약에 의거한 내용이죠. 미국 주식의 배당금을 받을 땐 15%를 떼이고 나머지 금액만 받을 수 있습니다. 

ETF 매매차익에 대한 조세 체계에 있어서도 해외 직투가 확실히 불리하다는 점 또한 단점으로 꼽을 수 있겠습니다.

국내 절세계좌도 ETF 매매차익에 대해서 과세를 하긴 하는데요. 비교적 투자자들의 편의를 봐주는 편입니다. 절세계좌에서는 계좌가 만기될 때까지 과세를 미룰 수 있는 과세이연 혜택이 적용되고요. 그마저도 ISA는 서민형 기준, 비과세 한도 400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차액에 대해 9.9% 세율을 매기고 연금계좌는 3.3~5.5% 연금소득세만 떼가죠.
 
그러나 해외 직투에서 벌어들인 수익은 매년 양도소득세로 과세됩니다. 비과세 한도는 매년 250만원까지고요. 이를 초과하는 액수에 대해서는 지방세가 포함된 양도소득세 22%가 적용되어 절세계좌에서 투자할 때보다 세금 부담이 커질 수 있습니다.

이때 해외 직투에서 벌어들인 수익은 이익과 손실을 합산해 계산하는데요. 그렇기에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대상이신 분들은 손실 보고 있는 종목을 일부러 매도해 과세액을 줄이는 절세 전략을 활용할 수 있겠습니다.

가령 엔비디아 주식을 팔아 350만원 이득을 봤다고 가정했을 때, 이대로라면 250만원 비과세 한도를 제외한 100만원에 대해 22% 세율이 매겨질텐데요. 같은 해에 100만원 손실을 보고 아이온큐 주식을 팔았다면, 총 이익은 250만원으로 합산돼 과세 대상에서 벗어나는 것이죠.

브레이크 없는 '8톤 트럭' 미국 증시, 변동성 유의해야

마지막으로, 미국 증시는 국내 주식시장과 다른 규제 환경을 가지고 있어 초보 투자자들에게 더 위험할 수 있습니다. 한국 증시와는 달리 이렇다할 안전장치가 잘 없기 때문입니다.

먼저 한국 증시는 하루에 30% 이상 개별 주가가 오르내릴시 제동이 걸리는 '상한가·하한가 제도' 및 주가지수가 크게 변동할때 단계별로 발동하는 '서킷 브레이커(CB)' 제도를 보장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투자과열 현상을 방지하고 있죠. 

그러나 미국 증시는 한국과 같은 상한가·하한가 제도가 없습니다. S&P500 지수의 변동 폭에 따른 서킷 브레이커가 구비돼있긴 하지만, 이마저도 2020년 3월 경 코로나19 팬데믹 이후로는 발동된 적이 없을 정도로 쓰임이 제한적입니다.

그렇기에 종목에 따라 하루에도 주가가 30~40% 이상 급등락하는 경우가 빈번하죠. 특히 요즘들어 미국 증시가 전반적으로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으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겠습니다.

또 미국 증시에서는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상품의 투자 진입문턱이 사실상 없다는 점도 문제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기초자산의 수익률 2배·3배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기초자산이 손해를 볼 수록 주가가 오르는 '인버스' 전략을 활용하는 ETF 등을 들 수 있겠습니다. 모두 파생을 활용하는 투자상품들입니다. 기본적으로 '초고위험 상품'으로 분류되죠.

한국 거래소는 이러한 초고위험 상품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사전 교육을 이수하고 일정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 안전장치가 마련되어 있는데요. 하지만 미국 시장에서는 이러한 제한이 없어 사전지식 없이도 누구나 쉽게 투자할 수 있습니다. 

지난 한 달 간,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미국 종목 상위 3개 중 2,3위가 레버리지 상품이었는데요. 각각 테슬라 주가 수익률을 2배 추종하는 'TSLL',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수익률 3배를 추종하는 'SOXL'이었죠.

2월 한 달 간 서학개미가 매수한 상위 3종목. 순서대로 '테슬라(TSLA)', 테슬라 주가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는 'TSLL',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수익률의 3배를 추종하는 'SOXL'에 해당한다. /삽화=황은진 기자

안그래도 상한가·하한가 제도가 없어 기초자산의 주가도 날뛰기 십상인데 그의 2배, 3배를 추종하는 상품이면 그 위험성은 말할 것도 없죠. 실제로 올해 1월 아이온큐(IONQ) 주가가 39% 이상 급락하자 아이온큐 주가변동을 3배로 추종하던 '아이온큐 3배 ETP' 종목이 그대로 상장폐지 되버렸는데요. 이에 투자자들은 한 푼도 못 건지는 불상사가 발생한 것입니다.

이처럼 파생을 활용한 상품은 수익구조부터 파악하기 어렵고, 변동성이 매우 커 초보 투자자들은 자칫하다가 큰 손해를 볼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해외 직투시 주의사항들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거듭 강조하지만 미국 주식투자는 국내 투자보다도 더 많은 변수들을 고려해야 합니다. 매수 버튼부터 누르기 전에 꼭 충분한 공부를 선행하셔야 예상치 못한 손실을 최대한 방지하실 수 있죠.

다음 시리즈에서는 또 다른 핫한 투자 이슈로 찾아오겠습니다. 그때까지 모두 현명한 투자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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