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제품에 대해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했다"는 증권가 평가가 나온다. 국내 경제도 악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코스피 및 국내 대형주 주가가 큰폭으로 하락 출발한 가운데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날(2505.86포인트)보다 2.73% 내린 2437.43으로 출발했다. 삼성전자(-2.38%)와 SK하이닉스(-4.6%), 현대차(-3.06%) 등 국내 대형주들도 줄줄이 하락 출발했다. 오전 10시 기준으로는 하락폭을 다소 만회하며 2470선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지만, 국내 증시가 당분간 추가조정 리스크에 노출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예상을 뛰어넘는 관세 정책을 발표했다.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수입 제품에 대해 10%의 보편 관세를 부과하고 한국(25%)과 중국(34%), 유럽연합(20%), 베트남(46%), 대만(32%) 등에는 개별 관세를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증권가는 이날 발표한 관세 정책에 대해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평가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3일 보고서를 통해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 내용은 시장이 우려했던 최악의 시나리오"라며 "모든 국가에 적용되는 보편적 관세율은 10%지만 이른바 더티 15개국 등에 부과되는 관세율은 시장의 예상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트럼프 행정부가 발표한 상호관세율은 시장이 예상한 것 중 가장 부정적인 쪽에 가깝다"며 "각국의 대응이 시작되면 글로벌 무역전쟁 2단계가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박상현 연구원은 "자동차 등 주요 수출 제품의 대미 수출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베트남 생산기지를 통한 우회 대미 수출에도 악영향"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2분기부터 대미 수출 둔화 등으로 국내 경제성장률이 둔화, 0%대 성장률 가능성도 가시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원 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을 가능성도 있다는 평가다. 박 연구원은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이 변수로 남아 있지만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해 1500원 선을 재위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며 "국내 주식시장 입장에서도 단기적으로 추가 조정 리스크에 노출될 여지가 커져 보수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도 "단기적으로 수출 타격을 피할 수 없어 비(非) 미국 경제 하방 위험이 더 크게 부각되고 달러 강세에 환율은 2분기까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경우 환율 상단은 1500원 내외까지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돌파하더라도 일시적인 현상일 것이란 설명도 나온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1500원은 일시적으로 도달할 수 있는 레벨이라고 보지만 '뉴 노멀'은 아닐 것이고, 1400원 중후반대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원화 강세 요인인 국내 정치 불확실성의 감소 추세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