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여당이 추진하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와 합병·분할 제도 개정에 힘을 실겠다는 뜻을 밝혔다. 아울러 '생산적 금융'의 일환으로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토큰증권(STO) 등을 적극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29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코리아 캐피털마켓 컨퍼런스 2025'에서 "자본시장을 경제 성장의 핵심 플랫폼으로 육성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단기적인 증시 부양책이 아닌 근본적인 자본시장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이날 축사를 통해 자본시장 혁신 과제 중 하나로 주주환원을 꼽았다. 그는 "기업 밸류업을 넘어 우리 자본시장이 한 단계 레벨업해야 할 때"라며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넘어 코리아 프리미엄을 창출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밸류업 공시 이행 상황을 점검해 주주와의 소통 문화를 정착시는 한편 합병·분할 제도를 개선하고 사주 소각 확대를 유도키로 했다. 이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입법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내용이다. 민주당은 기업이 보유한 자사주를 의무적으로 소각하도록 하는 3차 상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동시에 물적분할시 모회사 주주에 신주인수권은 부여하고 공개매수시 일반주주의 지분을 의무적으로 매수하도록 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도 검토하고 있다.
또한 이 위원장은 기업 자금조달 환경 개선도 약속했다. BDC와 STO 같은 새로운 투자기구를 도입하고, 초대형 IB의 모험자본 공급 확대와 외국인 투자 절차 합리화를 통해 수요 기반을 넓히겠다고 했다. 아울러 기업이 성장 단계별로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주식시장 구조 개편도 검토할 계획이다.
이 위원장은 투자자 보호 의지도 강조했다. 그는 최근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이 적발한 1000억 원대 주가조작 사건을 언급하며 "'원스트라이크 아웃'을 엄정하게 적용해 시장의 신뢰를 바로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동시에 분식회계 등 회계 부정에 대해서도 제재를 강화하고 ESG 공시 기준 로드맵을 만들어 시장 투명성을 높이겠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