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게임사 넥슨이 지난해 한화로 9000억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 같은 성적은 넷마블게임즈, 엔씨소프트 등 다른 대형사를 압도하는 수준이다. 매출은 2조원 이상을 기록하면서 최대 행진을 이어갔다.
8일 넥슨그룹 사업지주회사 넥슨(옛 넥슨재팬)은 지난해 연결 영업이익이 905억엔(원화 8856억원)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전년(407억엔)보다 두배 이상 증가했다.
넥슨이 작년 3분기 실적 발표 때 자체 집계한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942억엔(원화 9225억원)이었다. 실제로는 추정치에 못 미쳤는데 이는 4분기 들어 영업권과 로열티 등 비용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그럼에도 넥슨의 영업이익은 국내 '빅(Big) 3' 게임사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모바일게임 흥행 돌풍에 힘입어 나란히 날아오른 엔씨소프트와 넷마블게임즈의 영업이익은 5000억원대(각각 5850억원, 5096억원)에 그친다.
넥슨의 매출은 전년(1831억엔)보다 28% 증가한 2349억엔(2조2987억원)으로 역시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매출 1위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넷마블게임즈(2조4248억원)에 비해 1200억원 가량 뒤처지면서 처음으로 '연간 매출 1위' 자리를 내줬다.
그러나 환율 변수를 걷어내면 말이 달라진다. 최근 원화가 달러 및 엔화 대비 강세를 보이면서 넥슨의 원화 환산 실적이 떨어져 보이는 착시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실제로 넥슨의 2016년 기준환율(100엔당 1057.1원)을 적용하면 지난해 매출은 원화로 2조4831억원에 달해 넷마블 실적을 웃돈다.
매출에 비해 이익 증가폭이 커지면서 수익성이 급격히 개선됐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40%에 육박한 38.53%로 전년(22.23%)보다 16%포인트 가량 올랐다. 같은 기간 넷마블게임즈(15.04%)와 엔씨소프트(33.26%)의 이익률에 비해서도 높다.
이 같은 호실적은 중국에서 간판작인 던전앤파이터의 흥행 열기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는데다 액스와 오버히트 등 모바일 신작이 선전했기 때문이다. 인기작인 던전앤파이터는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대비 두 자릿수의 성장을 기록했다. 이 게임은 지속적으로 높은 수준의 성과를 창출하는 확실한 캐쉬카우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작년 4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22% 증가한 527억엔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61% 증가한 118억엔으로 역시 최대치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중국 매출이 228억엔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한국(208억엔), 일본(34억엔), 북미(32억엔), 유럽·기타(24억엔) 순이다. 국내에선 오버히트와 액스, 다크 어벤저3 등 모바일이 선전했다.
북미 지역의 반등이 눈길을 끈다. 북미 매출은 32억엔으로 전년동기대비 53% 증가했다. 지역별 매출 성장세 가운데 가장 도드라져 눈길을 끈다.
넥슨은 텃밭인 중국과 한국을 제외한 서구권 지역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으나 최근 인수한 픽셀베리 스튜디오의 대화형 스토리텔링 게임 초이스가 북미권에서 기대 이상 성과를 냈다.
넥슨 일본법인 오웬 마호니 대표이사는 “올해에도 라이브 서비스와 새롭고 차별화된 게임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며 “최근에는 유저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는 야생의 땅: 듀랑고를 성공적으로 론칭했으며 한국 시장에서 흥행을 지속하고 있는 오버히트의 글로벌 시장 출시와 픽셀베리 스튜디오의 글로벌 유저 확대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