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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T AtoZ]①고양이 육성게임은 어떻게 급성장했나

  • 2021.12.14(화) 16:01

이더리움 3분기 NFT 거래액 7조원…전년비 268배↑
메타버스 힘입어 구찌·나이키도 새 수익모델로 관심

NFT는 가상자산과 함께 올해 블록체인 업계의 대표 ‘킬러 콘텐츠’로 떠올랐다. 게임뿐만 아니라 스포츠·예술·플랫폼 등으로 활용 분야를 넓혀가는 NFT 산업의 등장 배경과 국내외 현황, NFT 서비스가 해결해야 할 과제를 살펴본다. [편집자]

최근 영국 콜린스 사전이 '올해의 단어'로 NFT를 꼽았다. NFT(대체불가능토큰)는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일련번호를 매긴 토큰이다. 이미지 파일이나 게임 아이템 등에 희소성과 자산 가치를 더할 수 있어 게임과 스포츠, 패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된다.

NFT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올해 주식과 가상자산 투자자들 사이에선 'NFT가 묻으면 가격이 오른다'는 말까지 돌았다. 특히 로블록스와 네이버 제페토 등 가상공간 기반 사회 활동 서비스인 메타버스에 적용될 경우 NFT의 영향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NFT 통계 서비스 논펀지블닷컴은 올해 3분기 중 이더리움 생태계 내 NFT 거래액이 59억1533만달러(한화 6조9775억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3분기 중 거래액인 2205만달러(한화 260억원) 대비 268배 증가한 수치다.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가 정리한 논펀지블닷컴의 통계에 따르면 NFT 거래량은 2017년 3100만달러(한화 364억원)에 그쳤다. 2018년 1억8020만달러(한화 2120억원)로 오른 뒤 2019년 2억1060만달러(한화 2478억원), 2020년 3억1570만달러(한화 3715억원)로 조금씩 상승하던 NFT 거래량은 올해 들어 급증했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급증한 NFT 거래량…시작은 데브콘

NFT란 말 그대로 블록체인을 통해 일련번호를 부과한 토큰을 말한다. 그림을 예로 들면, NFT로 작품을 발행할 경우 비트코인과 같은 토큰에 그림을 저장해 판매하는 식이다. 일반적인 이미지 파일과 달리 일련번호로 정품 보증이 되는 셈이다. NFT 파일은 한정된 수량뿐만 아니라 단 한 개만 발행할 수도 있다. NFT를 거래할 수 있는 마켓플레이스에서 판매하는 NFT의 발행량을 적는 이유다.

쉽게 복사할 수 있는 파일에 블록체인으로 일련번호를 매긴 것뿐이라는 시선도 있지만, NFT 옹호자들은 수집품으로서 가치는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그림이나 포토카드 같은 기존 수집품과 달리 훼손될 가능성이 적고 정품 확인절차가 간단하다는 점에서 더 낫다는 주장도 나온다.

NFT는 2015년 이더리움 개발자 회의인 데브콘에서 처음 등장했다. 당시엔 블록체인을 활용한 기술 중 하나 정도로만 받아들여졌다. 첫 번째 NFT 서비스는 2년 뒤인 2017년에나 나왔다. 라바랩스의 '크립토펑크'라는 서비스로, 서로 다른 인물 그림 1만개를 NFT로 판매한 것이다.

크립토펑크는 초창기 9000개에 달하는 그림을 무료로 배포하는 등 큰 자산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최초의 NFT라는 상징성으로 가격이 급등했다. 올해 6월 크립토펑크의 그림 중 하나인 '#7523'은 경매에서 1180만달러(한화 138억원)에 낙찰됐다.

NFT가 비교적 높은 가격에 거래되기 시작한 것은 크립토펑크와 같은 해에 출시된 대퍼랩스의 크립토키티 때 부터다. 크립토키티는 크립토펑크처럼 NFT로 만든 고양이 캐릭터를 사고파는 게임으로, 고양이들을 교배해 기존에 없었던 캐릭터가 랜덤으로 탄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수집품 생산에 그쳤던 크립토펑크와 달리 크립토키티는 게임으로서 이용자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특히 서비스를 시작한 2017년 일부 고양이 캐릭터들이 1억원에 가까운 가격에 거래되면서 NFT 서비스의 시장성을 증명한 첫 사례로 떠올랐다. 하지만 크립토키티는 이더리움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돼 수수료 부담이 높다는 이유로 점차 인기가 사그라들었다. 플랫폼 내 거래량이 늘어날 때마다 이용자들이 지불해야 하는 수수료가 올라가는 당시 이더리움의 특성 때문이었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NBA탑샷과 NFT 대중화

크립토키티 시절까지만 해도 NFT는 새로운 IT서비스나 제품에 관심이 많은 얼리 어답터 사이에서만 알려졌다. 하지만 대퍼랩스는 크립토키티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2020년 미국 프로농구 협회 NBA와 함께 'NBA탑샷'을 출시하며 NFT 서비스의 대중성을 확보하기 시작했다.

NBA탑샷은 NBA 농구 선수들의 경기 장면 등을 NFT로 발행하는 서비스다. 세계적인 스포츠 협회와 함께 출시해 대중적인 관심이 높았고, 전부터 스포츠 선수들의 카드를 수집하는 매니아 층이 있었기 때문에 이용자 유입이 빨랐다. 르브론 제임스의 덩크 장면을 담은 NBA탑샷의 스포츠 카드가 2021년 20만달러(한화 2억원)에 거래되며 이목을 끈 것도 이 때문이다.

NBA탑샷이 흥행하면서 스포츠 업계는 NFT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코로나19로 스포츠 경기가 취소되거나 관중 참여가 줄면서 티켓 판매와 광고 매출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EU집행위원회에 따르면 2020년 NBA는 시즌 중단으로 258경기를 취소했고, 10억∼17억달러(한화 1조1000억∼1조9000억원)에 달하는 입장료 수입 손실을 입었다. 방송중계권 수입 손실은 약 7억 달러(한화 8조원)에 달했다.

이러자 NFT 발행은 스포츠 업계의 새 먹거리 사업으로 떠올랐다. 장기적으론 스포츠 팬들의 관심과 참여가 줄어들지 않도록 유지할 수도 있다. 미국 프로 미식축구 협회 NFL은 지난달 대퍼랩스와 함께 NFT 서비스 'NFL 올데이'를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탈리아 프로축구 구단 AC밀란 역시 유명 스포츠 구단의 팬 토큰을 발행하는 블록체인 프로젝트 칠리즈와 선수들의 경기 모습을 담은 NFT 100개를 지난달 선보였다.

수집품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예술계도 NFT에 발을 들였다. 올해 3월 글로벌 경매소 크리스티엔 작가 비플의 작품 '나날들'이 6930만달러(한화 815억원)에 낙찰되며 당시 가장 높은 NFT 경매가를 기록했다. 같은 달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사실혼 관계인 아티스트 그라임스(클레어 엘리스 부셰)는 NFT로 만든 작품을 판매해 6000만달러(한화 706억원)에 달하는 수익을 냈다. 그림은 아니지만 의미있는 사건을 NFT로 만드는 이들도 등장했다. 잭 도시 트위터 창업자는 자신이 처음 올린 트위터 게시물을 NFT로 발행했다. 해당 NFT는 경매를 통해 290만달러(한화 34억원)에 낙찰됐다.

서비스 다각화…메타버스 결합 전망은

NFT가 그림이나 수집품으로만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일본에선 NFT가 거래 증서로도 활용된다. 그림 파일이 아닌 보증서나 계약서 등을 NFT로 보관할 경우 훼손 우려가 적고 어디서나 쉽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9년 일본은 NFT를 바탕으로 빈집이나 소유자가 불분명한 부동산을 거래하는 방안을 연구했다. 부동산 권리 이전 기록, 계약서 등을 NFT로 제작해 부동산 정보와 계약 내용 등을 확인하기 쉽게 만든 것이다. 2021년엔 블록체인 기업 엔진과 랩스가 NFT로 부동산 소유권을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했다. 당시 엔진은 중개 수수료를 낮추고 사기 등을 방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20년엔 도요타가 블록체인 기업 데이터체인과 함께 NFT로 자동차 소유권을 이전할 수 있는 서비스를 연구했다. 중고차 거래에서 NFT를 활용해 계약 과정을 간소화할 뿐만 아니라 교통법규 위반, 정비 이력 등을 함께 기록해 거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에 등장하지 않았던 서비스가 등장한 사례도 있다. 대퍼랩스는 카메라 필터 기술과 NFT를 결합한 '디지털 의류'를 2020년 선보였다. 디지털 의류란 구매자의 체형 등에 맞춰 설계된 카메라 필터로, 인물 사진을 찍었을 때 실제론 다른 옷을 입고 있어도 사진에선 해당 옷을 입은 것처럼 나오는 서비스다.

디지털 의류는 SNS에 패션 코디 등을 올리길 좋아하는 1020세대에게 경쟁력을 지닐 것으로 보인다. 실제 옷을 들고 다니거나 갈아입지 않아도 되고, 세탁 등의 관리도 필요 없어 편안한 옷으로 여행을 다니면서 사진을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엔 나이키와 구찌 등 패션 브랜드가 NFT를 발행했다. 아직은 영상 화보나 아트 워크에 그친 수준이지만, 추후 디지털 의류를 비롯한 신흥 서비스를 낼 가능성도 적지 않다.

한편 NFT 서비스는 메타버스 서비스와 결합하면서 영향력을 넓힐 것으로 보인다. 메타버스는 가상 공간에서 사회 활동 등을 할 수 있는 서비스다. 로블록스와 네이버 제페토 등이 대표적이다. 자신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공간인 만큼 NFT로 제작한 메타버스 아이템들이 높은 가격에 거래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실제로 사명을 메타로 바꾸며 메타버스 서비스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페이스북은 10월 가상자산 지갑 노비를 출시했다. 노비엔 가상자산뿐만 아니라 NFT를 함께 저장할 수 있다. 현재 노비는 미국과 과테말라 등 일부 지역에서 시범 운영 중이다. 노비 출시를 앞두고 데이비드 마커스 페이스북 파이낸셜 대표는 "노비를 통해 이용자들에게 NFT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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