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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강국 되려면 M&A 필수"

  • 2023.02.14(화) 18:39

전문가들, 디지털 콘텐츠 생태계 토론
"글로벌 빅테크와 경쟁할수 있어야"

14일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산업변화에 따른 디지털 콘텐츠 생태계 영향'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토론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편지수 기자

"콘텐츠 플랫폼은 국가적으로 상당히 지원받아야 할 영역인데도 다른 플랫폼과 규제 관계에서 도매급으로 묶여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콘텐츠 플랫폼이 인수합병(M&A)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것이 창작 생태계를 선진하기 위해 꼭 필요한 영역입니다."

최영근 상명대학교 교수는 14일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산업변화에 따른 디지털 콘텐츠 생태계 영향' 토론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날 토론회는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한국벤처창업학회가 공동으로 개최했다. 발제자로 나선 최영근 교수와 강형구 한양대학교 교수는 국내 콘텐츠 플랫폼 기업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M&A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발제에 이어 유병준 서울대학교 교수를 좌장으로 전성민 가천대학교 교수, 김민용 경희대학교 교수, 서범강 한국웹툰산업협회장, 조영기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사무국장이 토론을 진행했다.

최 교수는 '글로벌 콘텐츠 산업 동향 및 대응전략'에서 국내 디지털콘텐츠 플랫폼이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전략적 투자를 지속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하나의 IP가 흥행하면 웹툰, 영상, 게임으로 확장되기에 콘텐츠 플랫폼 기업이 다양한 영역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M&A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M&A를 통해 경쟁 기업을 배제하거나 신규 사업자 진입을 막고, 계열사를 우대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봤다. 플랫폼의 경쟁력을 가르는 것은 IP이며 협상 우위를 갖고 있는 것은 IP를 만들어내는 창작자라는 이유다.

예를 들어 웹소설, 웹툰을 포함한 스토리 사업의 경우 네이버나 카카오를 비롯한 플랫폼 사업자가 몇몇 콘텐츠 제작사와 작가를 전속 계약하더라도 계속 히트작을 낼 수는 없다. 결국 새로운 창작자와 만남에 의존해야 하는 만큼 M&A를 통해 누군가를 배제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고, 고객의 플랫폼 전환 비용이 적어 멀티호밍(복수서비스 가입)이 가능해 절대적인 시장 지배력을 행사하기 어렵다. 최 교수는 "콘텐츠 플랫폼 기업은 '갑'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강형구 교수는 'K-콘텐츠 사업의 경제적효과 및 향후 전망'을 발표하며, 글로벌 빅테크와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의 콘텐츠 플랫폼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강 교수는 천문학적인 영향력을 가진 디지털 콘텐츠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플랫폼의 플랫폼'이 나와야 한다면서 디지털 콘텐츠 기업이 적극적인 M&A를 통해 밸류체인(가치사슬)을 통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플랫폼의 플랫폼'이 필요한 이유 중 하나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주도하는 생성형 인공지능(AI)과 콘텐츠의 플랫폼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그는 오픈AI의 '챗GPT'를 비롯해 빅테크 기업이 생성형 AI를 통해 디지털 콘텐츠를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상황에서, 개별 창작자에 재투자하는 방식으로는 산업을 선도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또한 천문학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콘텐츠 사업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플랫폼의 역량 강화가 중요하다는 주장을 폈다.

전성민 교수 또한 토론에서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가 인기를 얻으면, 다시 웹툰이나 웹소설을 책으로 구매하는 등 선순환이 이뤄진다. 예를 들어 카카오가 크로스픽처스 같은 회사를 인수를 한다고 했을 때, 우리가 그걸 대기업이 문어발식으로 확장하는 것과 같은 기준으로 볼 수 있는가"라면서 "이러한 산업적 변화를 봤을 때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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