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직원이 현재 방송 중인 홈쇼핑에서 파는 세제에 대해 문의했다. 홈쇼핑 콜센터에서 전화를 받은 건 인공지능(AI)이었다. 직원이 세제를 '세대'로 발음했지만 AI는 정확히 세제로 인식했고, 결제카드·배송지 변경 등 예상치 못한 질문에도 척척 대답했다.
실제 사람처럼 질문에 답한 이 기술은 AI 고객 맞춤형 콜센터(AICC)다. 기존에 학습한 간단한 질문부터 돌발질문까지 바로바로 답한다.
지난달 27일 서울 용산 LG유플러스 사옥을 찾았다. 원래 도서관이자 음악 연주회 공간으로 쓰던 1층 구석이 스마트공장 솔루션을 선보이는 장소로 변신했다.
LG유플러스는 이곳을 '비즈 디엑스 플러스(Biz DX+)'라고 이름붙였다. Biz DX+는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DX)을 위한 스마트공장 솔루션을 비롯해 LG유플러스의 기업간거래(B2B) 서비스 17종을 시연하는 곳이다. 이 공간을 조성하는 데에는 5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현재 스마트공장 솔루션 등 LG유플러스의 B2B 서비스를 도입한 회사는 120여개에 이른다고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설명했다.
전시관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LG유플러스의 통합관제시스템을 구현한 대형 화면이다. 지능형 폐쇄회로화면(CCTV)에 담긴 현장 모습이 기업 전용회선을 통해 방재실에 전송됐다. 노동자가 근무 중 위험에 처하거나 현장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의 모습 등 실시간 작업 환경이 한눈에 보였다.
권근섭 LG유플러스 스마트팩토리사업담당은 이러한 통합관제시스템에 자신감을 보였다. 권 담당은 "작업 환경 요소별로 다루는 전문 회사는 있지만 이를 아우르는 기업은 없다"며 "통신사는 연결을 기본으로 여기기 때문에 정보를 엮은 뒤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것을 가장 큰 가치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통합관제시스템 옆에는 카메라가 컨베이어벨트에 담긴 제품을 찍고 있었다. 생산라인 이상감지 솔루션이다. 이 카메라는 별도의 컴퓨터와 연결됐는데, 카메라가 제품을 촬영하고 학습해 제조 과정에서 발생한 불량품을 감지했다. 옆에 있던 로봇은 선별된 불량품을 집은 뒤 그 불량품을 다른 생산라인으로 보냈다.
LG유플러스는 스마트공장을 비롯한 DX 사업의 전망이 밝다고 보고 있다.
권 담당은 "스마트공장 서비스 사업을 초창기인 2018년 무렵에는 매출의 90%가 LG 그룹사에서 발생했지만, 지금은 일반 고객으로부터 발생하는 스마트 공장 솔루션 매출이 60%정도 된다"며 "중소·중견 기업의 경우 스마트 공장을 운영할 전문인력이 부족하고 초기 투자부담이 크다고 느끼는데 우리는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 하반기부터 사전 계약으로도 고객사를 확보해 솔루션 구축을 하고 있다"며 "공식적으로 3곳이 추가로 더 LG유플러스의 B2B 서비스 공급 계약을 맺었고 관련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곳은 수십 곳에 이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