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부진에 빠진 국내 게임사들의 신용등급 하락 압력이 커지고 있다. 영업실적이 악화된 가운데 실적 반등을 이끌 신작 발매도 연기되면서 신용등급이 떨어질 상황에 처했다. 회사채 만기도 돌아오고 있는 상황이라 자금조달에 따른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컴투스·펄어비스·넷마블은 올해 신용평가사로부터 우울한 등급 전망을 받아들었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8일 펄어비스와 컴투스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 전망을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재무적 개선이 나타나지 않으면 신용등급이 'A-'로 떨어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의미다.
앞서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6월 정기평가를 통해 넷마블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 전망을 'A+(안정적)'에서 'A+(부정적)'로 조정했다. 다만 지난 10월 기업어음(CP)를 발행해 회사채를 차환하면서 이 신용등급은 소멸됐다. 넷마블의 기업어음 등급은 'A2+'를 유지 중이다.
신용등급 전망을 끌어내린 주 원인은 저조한 영업실적이다. 펄어비스와 컴투스는 각각 3분기 누적 109억원, 217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넷마블은 같은기간 873억원의 누적 영업적자를 기록했는데,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7분기 연속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게임사들의 재무구조는 비교적 준수한 편이다. 지난 9월말 기준으로 컴투스의 부채비율은 44.1%다. 펄어비스, 넷마블의 부채비율도 각각 76.1%, 63.5%다.
그러나 단기간 내 유의미한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신용등급 하락에 힘을 보탰다. 펄어비스의 실적 반등을 이끌 것으로 기대되는 차기작 '붉은사막' 출시는 내년으로 미뤄졌다. 컴투스는 미디어콘텐츠기업 위지웍스튜디오가 적자를 지속하고 있고, 메타버스 자회사 '컴투버스'도 구조조정에 들어간 상황이다.
넷마블은 스핀엑스 인수 후 과중한 차입부담이 발목을 잡았다. 넷마블의 올해 9월말 기준 순차입금 규모는 1조7511억원, 차입금의존도는 26.8%를 기록했다. 편해창 한기평 연구원은 "빠르게 늘어난 재무레버리지 부담을 감안하면 전반적인 신용도 하락압력이 높아진 상태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신용등급이 강등되면 기업의 자금조달 부담이 커진다.
펄어비스와 컴투스는 내년 7월 1470억원, 1200억원 규모 회사채 만기가 돌아온다. 넷마블은 내년 3월과 4월에 각각 1100억원, 2000억원 규모의 CP 상환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