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장에서의 중국 게임이 구글 플레이스토어,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를 차지하는 등 '차이나 바람'이 거세다.
24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분석 플랫폼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중국 '조이 나이스 게임즈'가 개발한 방치형 역할수행게임(RPG) '버섯커 키우기'는 국내 양대 앱 마켓에서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앱스토어 내에서는 지난해 크리스마스부터 큰 변동 없이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날 오전 기준 버섯커 키우기 외에도 매출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는 중국 게임은 △라스트 워: 서바이벌(플레이스토어 5위, 앱스토어 2위) △WOS: 화이트아웃 서바이벌(플레이스토어 11위, 앱스토어 3위) △탕탕특공대(앱스토어 11위) △데블 M(플레이스토어 13위) 등이 있다.
중국 게임이 매출을 끌어올리는 건 '티끌 모아 태산' 방식이다. 적은 금액으로 결제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을 줄여 더 많은 구매를 유도하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매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중국 게임은 대체로 소액으로 아이템을 사도록 하고 있다"며 "예를 들어 '커피 몇 잔 값을 아껴 현질(유료 아이템 구매)해 광고를 없애면 편하다'는 심리를 자극해 매출을 올린다"고 말했다.
실제로 버섯커 키우기의 경우 이용 중 30초 분량의 광고가 잦은 빈도로 등장하는데, 이를 없애려면 월 1만2000원을 지불해야 한다. 라스트 워: 서바이벌도 초반 낮은 단계의 임무 달성 이후 급격히 난이도가 올라가는 단계에서 1500원의 고급 캐릭터를 파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그래픽, 배경음악, 이야기 전개 등 전반적인 게임 요소의 품질이 올라간 것도 중국 게임 약진의 배경이 됐다. 국내 게임에 비해 완성도가 낮았다는 평가를 받았던 과거 중국 게임은 자본을 앞세워 한국 게임과의 격차를 좁혔다.
대표적으로 중국 게임사 '호요버스'는 모바일 서브컬처 게임 '원신'을 제작하기 위해 1억달러(1339억5000만원)를 썼다. 투입된 개발자만 600여명에 이른다. 호요버스는 원신을 업고 텐센트, 넷이즈와 함께 중국 3대 게임사로 발돋움했다.
한국엔터테인먼트산업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이지훈 한라대 교수는 "우리나라 게임 유저의 대부분은 국산 게임 이용 경험이 많은 것이 특징"이라며 "'야후'가 한국에 들어왔다가 네이버 지식인, 다음의 한메일 등의 새 콘텐츠로 인해 밀려났던 사례처럼 국내 게임사들도 새로운 콘텐츠를 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 격차를 좁힘과 동시에 '방치형'이라는 틈새를 공략한 중국 게임들을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며 "더 늦춰지면 안 된다. 시장 주도권이 뒤집히는 건 순식간이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