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장녀인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사진)이 30일 글로벌 방사성의약품(RPT) 시장에서 세계 선두 주자가 되겠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최 본부장은 이날 SK바이오팜의 RPT 사업과 관련해 애널리스트들과 컨퍼런스콜을 진행했다. RPT는 암세포에 결합하는 물질에 방사성 동위원소를 탑재한 뒤 미량을 체내에 투여해 치료하는 항암 치료 신기술이다.
SK바이오팜은 표적단백질분해치료제(TPD), 세포유전자치료제(CGT)와 함께 RPT를 자체 개발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를 이을 새로운 먹거리로 낙점했다. 이날 최 본부장은 RPT 사업추진 로드맵을 직접 발표했다.
그는 "RPT 플랫폼은 기술적으로 초기 단계로 경쟁사가 많지 않고 향후 높은 성장이 예상되는 분야로 SK바이오팜이 빠르게 진입해 리더 포지션을 확보하기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RPT는 방사성 동위원소를 취급한다는 특성에서 기인하는 짧은 반감기와 취급의 복잡성, 그리고 동위원소 확보의 어려움으로 시장 진입 장벽이 높은 분야로 꼽힌다.
SK바이오팜은 지난 28일 테라파워와 공급 계약을 통해 RPT 개발에 필요한 고순도 'Ac-225(악티늄-225)'를 공급받기로 하는 등 RPT 사업에 필수적인 기틀을 마련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에는 풀라이프 테크놀로지스를 통해 방사성의약품 후보물질인 'SKL35501'의 글로벌 개발 및 상업화 권리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SK바이오팜은 한국에서 SKL35501에 대한 전임상 시험을 진행하고 내년말 이후 임상 1상에 돌입할 계획이다.
최 본부장은 "2027년에는 임상 후보 물질을 두 종류 이상, 전임상 단계의 물질을 다수 확보해 탄탄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이에 더해 "SK바이오팜의 R&D 역량을 활용한 자체 RPT 기술 플랫폼을 개발해 글로벌 RPT 임상 조직과 역량을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1989년생인 최 본부장은 SK바이오팜 전략투자팀장을 거쳐 지난해 말 정기 임원인사에서 그룹 내 최연소 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올해 초 글로벌 제약바이오업체들이 모이는 'JP모간 헬스케어 컨퍼런스'에 모습을 드러내는 등 대외적 보폭을 넓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