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률형 아이템 관련 허위정보를 고지한 경우 환불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다중역할접속수행게임(MMORPG) 메이플스토리 이용자 A씨가 넥슨을 상대로 건 소송에서 최종적으로 승소했다. 게임이용자협회는 이와 별개로 넥슨을 상대로 단체소송을 이어갈 전망이다.
대법원 제3부는 28일 A씨가 넥슨코리아를 상대로 제기한 매매대금반환 소송에서 넥슨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의 판결에 따라 넥슨은 이용자 A씨에게 부당이득 1144만원의 5%에 해당하는 57만원을 돌려주게 됐다.
메이플스토리에서 성능을 강화할 수 있는 확률형 아이템 '큐브'는 특정 장비에 최대 3개의 능력치를 부여할 수 있다. '보스 몬스터 공격 시 데미지 증가'가 중복으로 3개 나오는 것을 이른바 '보보보'라고 한다. 그러나 이 '보보보' 출현 가능성이 0%였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지난 2021년 메이플스토리 이용자 A씨는 '보보보' 출현 가능성을 차단했는데도 고지하지 않았고, 그밖에 다수의 확률형 아이템 정보를 허위로 표시했다며 넥슨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A씨가 넥슨과 체결한 매매계약을 취소하고 전체 매매대금 1144만원의 환불을 청구하는 것이 소송의 요지다.
법원은 1심에서는 A씨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2심에서는 매매계약 취소를 인정하면서도 넥슨의 기망행위를 이유로 취소할 수 있는 범위를 전체 대금의 5%로 제한했다. 넥슨은 해당 판결에 대해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소액사건심판건에서 정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며 기각했다.
이철우 변호사(게임이용자협회장)는 이날 "확률형 아이템 확률 조작 사건에 대한 게임사의 책임을 최종적으로 판단을 내렸기 때문에, 입법부, 행정부에 이어 사법부까지 게임 이용자 권익보호 담론에 보다 관심을 갖게 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게임이용자협회는 이번 판결과 별개로 넥슨코리아를 상대로 한 집단소송도 진행 중이다. 이 변호사는 "환불청구 관련 법률 해석의 최종적 판단이 대법원에 의해 내려졌기 때문에, 어떠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기대 중"이라면서도 "평화로운 협의에 의한 해결을 위한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넥슨 관계자는 "유사한 사안에서 소비자원의 집단분쟁 조정안을 받아들이고 분쟁조정을 신청하지 않은 이용자들께도 보상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이용자의 신뢰 회복과 더 나은 게임서비스 제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