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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엽건조엑스' 일반약 허가 왜 쏟아지나 봤더니

  • 2025.05.16(금) 10:00

뇌기능 개선제 급여 축소 7000억 시장 공백
해외 임상 연구서 인지기능 개선 효과에 '주목'

뇌기능 개선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 은행엽건조엑스 성분 일반의약품 경쟁이 심화할 전망이다. 지난해와 올해 관련 제품의 품목허가가 대거 쏟아지면서다.

치매는 완치 가능한 치료제가 없어 치매 예방 효과를 내세우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과거 치매 치료에 처방됐던 전문의약품들이 시장에서 퇴출되면서 이를 대체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16일 비즈워치가 은행엽건조엑스 성분 일반의약품 총 300개(유효기간 만료 및 허가 취하 제외)를 집계한 결과 지난해와 올해 허가를 받은 품목이 94개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88개 품목이 허가를 받은데 이어 올해도 유한양행, 한미약품, 일동제약 등이 6개 신규 제품을 허가받았다. 이는 전체 품목 중 31%에 달한다. 

은행엽건조엑스는 은행나무 잎에서 추출한 성분을 건조해 만든다. 효능효과로는 △말초동맥 순환장애(간헐성 파행증)의 치료 △어지러움, 혈관성 및 퇴행성 이명 △이명, 두통, 기억력 감퇴, 집중력 장애, 우울감, 어지러움 등의 치매성 증상을 수반하는 기질성 뇌기능 장애의 치료 등이다.

은행엽건조엑스 200mg 이상 고용량을 매일 장기간 복용했을 때 치매 또는 경도인지장 환자에서 인지 수행능력 등의 인지기능 개선에 효과가 나타났다는 국내외 임상연구도 다수 발표된 바 있다. 

지난해와 올해 은행엽건조엑스 일반의약품이 쏟아지고 있는 이유는 뇌기능 개선제로 처방됐던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가 2020년 급여적정성 재평가에서 보험급여가 축소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아세틸엘카르니틴·옥시라세탐 제제도 2023년 급여적정성 재평가에서 '혈관성 인지 장애 증상 개선'에 대한 효과성을 입증하지 못해 처방·조제 중지 조치가 내려졌다.

콜린알포세레이트 연간 시장 규모는 약 6000억원으로, 이전에 허가를 받은 품목이 230여개에 달했다. 보험급여가 축소되면서 100개가 넘는 품목들의 허가 취하가 이어지면서 현재는 115개 품목만 허가를 유지하고 있다. 

시장 규모가 워낙 큰 만큼 국내 제약사들은 콜린알포세레이트 급여 축소에 반발, 약 80개 회사가 종근당그룹과 대웅바이오그룹으로 나뉘어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지난 3월 종근당그룹 제약사들이 소송에서 최종 패소하면서 급여 축소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 

콜린알포세레이트와 아세틸엘카르니틴·옥시라세탐의 시장 규모를 합하면 약 7000억원 수준이다. 이에 제약사들은 이들 품목을 대체하기 위해 뇌기능 개선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 은행엽건조엑스에 눈을 돌린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콜린알포세레이트 품목을 보유한 제약사 중 지난해와 올해 은행엽건조엑스 품목을 허가 받은 곳이 56곳에 달한다. 

중앙치매센터의 국내 치매 환자 전망. /그래픽=비즈워치

우리나라는 지난 2000년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면서 노인 인구 증가와 함께 치매환자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국내 치매 환자는 올해 100만명을 돌파하고 오는 2040년 200만명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노인 인구 증가로 치매 예방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추세다.

업계는 이같은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뇌기능 개선에 도움을 주는 일반의약품 시장이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치매는 아직까지 완치할 수 있는 의약품이 없고 질환의 진행 속도를 늦추는 수준에 불과하다"면서 "치매가 진행되기 전에 예방할 수 있는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뇌기능 개선 효과가 있는 일반약 시장의 성장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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