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악화를 겪고 있는 시공능력평가 8위 건설사 SK건설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개별 사업부를 쪼개 파는 방식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SK건설 관계자는 3일 "사업부 1~2곳을 떼어내 매각하는 것을 다양한 재무개선 방안 가운데 하나로 두고 있다"며 "매각을 한다면 그룹내 다른 계열사 등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지원을 받는 것이 아니라 외부 인수자를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재무상태 개선과 사업구조 합리화를 위한 것이지만 매각이 아직 구체적인 실행 단계까지 간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SK건설은 2013년 1분기와 4분기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현장의 부실이 불거지며 각각 2000억원 가까운 영업손실을 입었고, 이에 따라 한 해 적자규모가 5541억원(연결재무재표 기준)에 이르는 참혹한 실적 악화를 겪었다.
작년의 경우 매출 8조9214억원에 영업이익 10억원으로 미미하나마 흑자 전환했다. 다만 순손실은 2026억원을 기록해 전년에 이어 적자를 지속했다. 이 같은 실적이 재무상태 악화로 이어짐에 따라 SK건설은 2013년 하반기부터 수 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
▲ SK건설 조직도 |
2013년 10월에는 4800억원 규모 주주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통해 ㈜SK, SK케미칼 등 그룹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았고, 최근 10개월 사이에도 세 차례에 걸쳐 5250억원 가량의 상환우선주 발행을 통한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하지만 이 같은 자구노력에도 불구하고 재무상태 개선이 쉽지 않자 아예 사업부를 분할 매각하는 방식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이다.
SK건설의 사업부는 ▲건축주택사업 ▲U-사업 ▲국내플랜트 오퍼레이션 ▲해외플랜트 오페레이션1·2 ▲인프라사업 ▲PJT E&C ▲PJT 커머셜서비스 ▲인더스트리 서비스 등 총 9개로 나뉘어 있다.
공동대표 체제인 SK건설은 조기행 사장이 경영지원 및 국내 사업을 담당하고 있으며 최광철 사장이 해외 플랜트 부문을 맡고 있다.
유력 매각 대상으로 알려진 U-사업부는 계열사인 SK텔레콤의 기지국이나 통신망 개설 등을 담당하는 사업부다. 다만 그룹 매출이 대부분인 이 사업부를 외부 업체에 매각하려면 향후 영업권 등에 대한 협상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SK건설 관계자는 "다양한 자구책 중 하나로 분할매각까지 거론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게까지는 되지 않기를 바라는 게 내부적인 분위기"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