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재건축 사업의 시공사를 가리는 싸움이 시작됐다. 올해로 준공 43년째를 맞은 반포 주공1단지가 그 격전지다. 동작대교와 반포대교 사이 한강변 가장 넓은 부지에 자리잡은 이 저층 노후 아파트 단지는 재건축을 거쳐 최고 35층, 약 5400가구의 매머드급 단지로 다시 태어난다. 건설업계뿐 아니라 부동산 시장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반포주공 1단지 재건축 수주전을 집중 조명한다.[편집자]
누구나 인정하는 GS건설의 강점은 바로 '자이(Xi)'라는 브랜드다. 인근에 위치한 반포자이, 강북권 경희궁 자이 등은 이미 지역에서 랜드마크로 자리잡으며 '자이는 다르다'라는 인식을 각인시켰다. GS건설은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자이' 브랜드에 '미래'라는 가치를 더해 반포 주공1단지를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실제 GS건설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미래형 아파트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과거에는 없었던 새로운 주거환경을 선보이겠다는 생각이다. 이 사업의 명칭을 '자이 프레지던스(Presidence)'로 명명한 것도 이같은 자신감이 배경이다. 자이 프레지던스는 President(리더)·Residence(저택)·Confidence(자신감)의 합성어다.
▲ 반포주공1단지 조감도(자료 : GS건설) |
◇ 반포, 자이의 '텃밭'
GS건설의 자신감은 '반포는 자이'라는 공식에서 나온다. '특별한 지성(eXtra intelligent)'이라는 의미의 자이는 강남권, 특히 반포에서 이미 고품격 아파트라는 브랜드 파워를 입증하고 있다.
실제 닥터아파트가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를 대상으로 조사한 아파트 브랜드 선호도 조사에서 '자이'는 31.4%의 지지를 받아 1위를 차지했다. GS건설과 경쟁중인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는 5.6%로 4위에 머물렀다.
반포에서도 이런 격차는 확연하게 나타난다. 현대건설이 반포에서 지은 아파트는 2011년 입주한 반포 힐스테이트(397가구)가 유일하다.
반면 GS건설은 지난 2008년에 입주한 '반포자이(3410가구)'에 이어 지난해 분양한 '신반포자이(607가구, 2018년 입주 예정)', 최근 분양에서 최고경쟁률을 기록했던 '신반포센트럴자이(757가구)' 등 지역 일대를 '자이' 브랜드로 도배했다.
여기에 5388가구인 반포 주공1단지를 수주하면 반포와 잠원 일대 약 1만 가구 가량이 자이 브랜드를 달게 된다. 그야말로 '자이 타운'이 되는 셈이다.
◇ '미래형 아파트'란 이런 것
GS건설은 반포 주공1단지 프로젝트를 통해 '미래형 아파트'를 선보일 계획이다. 주거환경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겠다는 생각이다.
GS건설이 먼저 주목한 것은 '깨끗한 공기'다. 미세먼지 등 대기질이 악화되고 있는 환경을 감안해 국내 최초로 H14급 헤파필터를 적용한 중앙공급 공기정화시스템을 선보일 계획이다.
H14급 헤파필터는 0.3마이크론(㎛)이상 미세 먼지를 99.995% 제거해 초미세 먼지까지 완벽하게 걸러낸다. 제습이나 살균, 항균도 가능해 1년내내 창문을 닫고 지내도 쾌적한 공기가 제공된다. 마치 반도체 공장의 클린룸 수준의 청정도를 구현해 '에코단지'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GS건설은 또 카카오와 협력해 인공지능이 적용된 아파트를 만들 예정이다. 음성을 통해 각종 기기를 제어하고, 사용자들의 패턴을 스스로 학습해 각종 생활정보나 검색 등 편리한 기능을 제공한다. 카카오페이를 이용한 관리비 결제, 카카오톡을 통한 대화형 제어 등 다양한 서비스들도 홈네트워크와 연계시킬 예정이다.
▲ 반포주공1단지 조감도(자료:GS건설) |
단지 설계 역시 혁신적이다. 각 동간 거리를 최소 30미터, 최대 65미터 이상으로 설계해 사생활 침해에 대한 우려를 없앴다. 혁신적인 평면을 도입해 창문 조망을 포함하면 한강을 볼 수 있는 세대가 최대 3500세대에 달한다. 또 각 세대별 맞춤형 디자인도 제공한다.
GS건설은 미국 시카고에 본사를 둔 글로벌 건축디자인 회사 SMDP와 협약을 맺고 외관 디자인을 진행한다. 조경은 타이거우즈 두바이, 포시즌 올란도 리조트, 두바이 오페라하스의 조경을 책임진 EDSA가 맡는다.
SMDP의 최고경영자(CEO) 스캇 사버(Scott Sarver)는 "외관은 일률적인 박스형에서 벗어나 한강 물방울을 형상화한 부드러운 설계를 적용했다"면서 "'한강에 떨어뜨려서 넣는다'는 의미로 물에서 튀는 모습을 단지에 형상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내에선 국내 최초로 자이 이중창 커튼월 시스템을 적용해 개방감을 극대화한다. 기존 시스템은 창틀 문제로 개방감에 제약이 있지만 이중창 커튼월 시스템을 통해 내부 개방감을 확대하는 동시에 일반 이중창이 갖고 있는 단열·환기 성능을 확보할 계획이다.
국내 최대 규모인 145m에 이르는 스카이 브리지 5개를 설치해 주민 공용시설을 조성한다. 36층에 인피니티 풀장 2개, 15층에 어린이용 풀장 2개를 만들어 하늘에서 한강을 보며 수영을 즐길 수 있도록 계획했다. 4개의 게스트하우스,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세빛 전망대', 한강을 형상화한 수로, 4개의 테마로 구성된 정원 등도 마련된다.
◇ '재무 안정성? 걱정 끝!'
GS건설은 수주 이전에 이미 KB국민은행과 8조7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조달 협약을 체결했다. 일부에서 제기된 재무 불안정성에 대한 우려를 없애기 위한 결정이었다. 국내 재건축사업에서 수주이전에 자금조달 계획을 마무리지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비사업비나 이주비 등 사업에 필요한 자금 일체가 포함됐다.
그만큼 사업 수주에 대한 열의가 높다는 의미다. 실제 GS건설은 이번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3년간 공을 들였다. 입찰 제안서도 가장 먼저 제출하는 등 준비된 면모를 보였다.
조합원에 대한 지원도 파격적이다. 정비사업비 전액을 무이자로 대여해주는 등 가구당 3억2000만원씩 총 7300억원의 사업비용을 절감해주기로 했다.
GS건설은 조합원의 공사비 부담이 없도록 확정 공사비를 제안하고 혁신설계 적용에 따른 설계비 100억원도 자체 부담한다는 입장이다. 만일 조합에서 후분양을 선택할 경우 이를 따르는 한편 미분양이 발생할 경우 100% 인수하겠다는 조건도 포함됐다.
"1등 브랜드 '자이', 최고의 작품 만들겠다" <우무현 GS건설 건축부문대표 부사장>
우무현 GS건설 건축부문대표 부사장은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사업과 관련 "1970년대 남서울 프로젝트의 첫 서막을 연 반포주공1단지는 천혜의 입지 조건을 갖춘 곳"이라며 "최고의 땅에는 그에 걸맞는 작품이 들어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한민국 1등 브랜드 자이, 지금까지의 성공과 경험을 바탕으로 모든 정성을 반포주공1단지에 쏟아붓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우 부사장은 "GS건설은 디자인은 물론 주거환경까지 업계를 선도하는 제안을 통해 단순한 아파트가 아닌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 프리미엄 아파트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 삼국시대 위나라 원정을 떠나기 전 비장한 마음으로 황제께 출사표를 바쳤던 제갈공명의 마음으로 반포주공1단지 만큼은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챙기겠다"고 말했다.
우 부사장은 "역사를 만들겠다는 사명감으로 회사의 명예를 걸고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겠다"며 "반포를 세계가 부러워하는 작품으로 만들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