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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부세'에 완전히 등돌린 강남

  • 2020.04.16(목) 11:20

민주당, 20대선 강남3구 3곳→21대선 '송파병' 한 곳만
사실상 강남 겨냥한 종부세·재건축 규제 결정적 영향

서울 수도권 대부분을 석권한 더불어민주당이지만 보수텃밭인 '강남3구'의 벽은 넘지 못했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강남3구(서초·강남·송파) 8곳의 지역구 가운데 3곳을 차지했던 더불어민주당은 21대 총선에선 '송파병' 한 곳만을 겨우 지켰다.

사실상 강남권을 겨냥한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 인상, 공시가격 상승 등으로 세금부담이 커졌고 재건축 관련 규제 등 부동산 규제가 더해지면서 '표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 여당, 강남3구 기존 3석도 못 지켰다

더불어민주당은 서울 전역을 사실상 재패했지만 강남3구의 벽은 더 높아졌다.

20대 총선에서 강남3구 8곳의 지역구 가운데 강남을(전현희), 송파을(최재성), 송파병(남인순) 3곳을 차지했던 더불어민주당이지만 21대 총선에선 송파병 한곳만을 겨우 지켰다. 남인순 후보가 재선에 성공했다.

남인순 후보가 52.4%를 득표했고 김근식 미래통합당 후보가 43.2%를 차지했다. 송파병은 강남3구에 속하지만 가락 거여 마천 등 비교적 민주당 지지세가 높은 지역으로 평가되고 있고, 위례신도시 등이 들어서면서 젋은층 비율도 높은 곳이다.

강남을과 송파을은 각각 미래통합당의 박진 후보, 배현진 후보가 당선이 확정됐다.

강남3구 가운데 가장 큰 3만4494표차로 유경준 통합당 후보(65.3%)가 승리를 거둔 강남병도 눈에 띈다. 삼성 대치 도곡동을 포함한 지역구로 래미안대치팰치스, 삼성동 아이파크, 은마아파트 등이 자리한 곳이다. 특히 은마아파트는 이번 정부에서 각종 규제로 재건축에 발이 묶인 상태다.

반포 잠원 방배 등 최고 부촌이 모여있는 서초갑에선 윤희숙 통합당 후보가 62.6%를 득표하면서 이정근(36.9%) 민주당 후보를 2만9925표차로 따돌렸다. 역시 최고가 아파트로 꼽히는 아크로리버파크 등이 자리해 있고 최근 반포 인근에선 재건축 사업도 속속 시동을 걸고 있다.

압구정 신사 청담 논현 역삼 등을 지역구로 한 강남갑 역시 태구민 통합당 후보가 58.4%로 김성곤 민주당 후보보다 1만9389표를 더 득표하는 등 비교적 큰 차이로 승리를 거뒀다.

◇ 강남 옥죄는 종부세·재건축 규제 결정적

이같은 결과는 사실상 예견된 결과라는 시각이 많다. 강남3구는 최고 부촌으로 가뜩이나 보수텃밭인 데다 이번 정부들어 '집값 안정'을 명분으로 강남을 겨냥한 부동산 규제를 쏟아냈다.

2017년 문재인정부가 들어선 때부터 강남 재건축아파트를 중심으로 집값이 상승하자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 재건축초과이익환수금 부활, 최근들어선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까지 잇따라 초강수를 뒀다. 강남권 재건축 사업들이 줄줄이 지연되거나 사업성(조합원 이익 감소 등)이 떨어지면서 곳곳에서 잡음이 튀어나왔다.

종부세 인상 등 세금부담이 커진 점은 결정적이었다. 지난해 12.16대책을 통해 조정대상지역 2주택 이상인 겨우 종부세 최고세율을 현행 3.2%에서 4%로 높였다. 1주택자인 경우에도 최고세율은 현행 2.7%에서 3%로 높아진다.

게다가 보유세(재산세+종부세)의 산정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 상승으로 인한 부담도 커졌다. 특히 고가주택에 대한 공시가격 현실화로 인해 고가주택이 몰려있는 강남권의 상승폭이 컸고 이에 따른 집권여당에 대한 반감도 커졌다.

총선 과정에서 이낙연 민주당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이 1가구 1주택 실수요자에 대한 종부세 완화 카드를 꺼낸 점도 이같은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강남3구에 출마한 민주당 후보들도 1가구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완화 목소리를 높였지만 결과적으론 역부족이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서울 각 지역구마다 종부세가 큰 걸림돌로 작용했다"면서도 "당장 크게 다루긴 어렵고 이를 경험삼아 다음 대선을 앞두고 재부각하거나 일부 조정할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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