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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 '양도세 완화'보다 내년 '대선 기대감' 더 크다

  • 2021.05.14(금) 07:00

내달 양도세 중과세율 인상 앞두고 전면 재검토
"찔끔 완화땐 효과없고 '확' 낮추면 정책 근간 흔들수"

여당이 주택거래 정상화를 위해 양도소득세 완화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당장 6월부터 다주택자에게 부과되는 양도세가 최고 72%까지 인상될 예정이라 '거래 절벽'이 우려되는 가운데, 양도세를 완화해주면 세금에 부담을 느끼던 주택 보유자들이 일부 매물을 내놓을 것이란 기대에서다. 

하지만 서울 정비사업 규제완화 가능성, 내년 대선 등을 앞두고 세금 부담 회피보다는 향후 집값 상승에서 오는 이익이 더 클 것이라고 보고 다주택자들이 '버티기'에 들어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전문가들은 양도세 완화 폭이 크지 않은 이상 유의미한 성과가 나오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집값상승 주범'이라던 다주택자에 양도세 완화?

더불어민주당 부동산특별위원회가 실수요자를 보호하고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하기 위해 양도세 및 재산세, 대출규제 등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중에서도 양도세 완화 방안이 유력해보인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지난 12일 부동산특위 모두 발언에서 "재산세, 양도세 문제가 시급하기 때문에 어떻게 조정할지 결정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가 다주택자의 양도세를 완화하는 건 그동안의 기조와는 정반대다. 

정부는 그동안 다주택자를 주택시장 교란의 주범으로 여기며 각종 부동산 대책을 통해 다주택자의 세금 부담을 강화해 매물 출회를 유도, 집값 안정 효과를 기대했다. 

당장 내달 1일부터는 다주택자의 세금 부담을 강화하는 개정된 소득세법과 종부세법 시행이 예정돼 있다. 현행 다주택자의 양도세 중과율은 2주택자의 경우 현행 기본세율(6~42%)에 10%포인트를 더하고 3주택 이상 보유자는 기본세율에 20%포인트를 더한다. 6월부터는 여기에 각각 10%포인트씩 더 추가돼 2주택자는 최고 62%, 3주택자는 최고 72%의 양도세를 내게 된다. 

하지만 정부의 기대와는 다르게 다주택자들이 좀처럼 매물을 내놓지 않고 있다. 

양도세 부담을 피하려면 세금 부과 시점보다 2~3개월 전에는 매물이 나와야 하는데 오히려 거래 건수는 줄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들어 서울 아파트 거래건수는 1월 5777건, 2월 3862건, 3월 2756건, 4월 2657건으로 매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 양도세 중과가 본격 시행되면 '매물 잠김' 현상이 더 심화할 것으로 예상되자 양도세 완화의 필요성이 커지는 분위기다. 

'그러게 진작 하라니까…'

하지만 양도세를 완화해도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적극적으로 내놓지 않을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집값 상승 기대감이나 부동산 시장 불안으로 '버티기'에 들어간 다주택자들이 상당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최근 증여 거래가 눈에 띄게 늘어난 점도 방증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3월 서울의 아파트 증여는 2019건으로 전월(933건)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특히 집값이 높은 강남구의 아파트 증여는 812건으로 전월(129건) 대비 6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부동산원이 관련 조사를 시작한 2013년 1월 이후 2018년 6월(832건)을 제외하면 가장 많은 수치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실제 증여로 소유권 이전이 일어난 건수가 늘고 수증자, 증여자의 연령대가 낮아지는 등 이미 과세와 관련된 헷징이 상당히 많이 이뤄졌다"며 "서울은 시장 보궐선거 이후 정비사업 규제 완화 기대감이 높아져 조세 부담에 대한 회피의 이익보다 시세 상승분이 더 클 것이라는 판단이 나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근본적으로는 양도세 완화가 거래 정상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지만 매물 증가, 가격 안정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앞서 부동산 대책에서 출구 전략을 병행했다면 효과가 있었겠지만 이미 증여할 사람은 다 했고 기다리기로 한 사람은 마음을 굳힌 분위기"라며 "일부 매물은 나올 수 있겠지만 정부가 바라는 극적인 효과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히려 부작용을 예상하기도 했다. 김 소장은 "당장 내달부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율을 인상하기로 해놓고 이제와서 안 하면 공수표를 날린 셈이라 정책의 일관성을 잃어버리면서 정책의 신뢰도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양도세 완화의 범위도 관건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이미 양도세가 많이 올랐고 규제 지역은 장기보유특별공제 등도 안 되기 때문에 양도세율이 조금 완화된다고 유의미한 결과가 나오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렇다고 규제 완화를 큰 폭으로 해버리면 지금까지 부동산 정책의 근간이 흔들리는 셈이라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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