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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잇슈]미분양에 분양가도 오를텐데…청약도 될곳만 된다

  • 2022.03.17(목) 07:30

둔촌주공·원펜타스 등 관심단지 분양 하세월
지역·면적 등에 따라 미분양 단지 나오기 시작
자재비 오르고 공급 확대하는데…향후 분양시장은?

최근 분양시장 온도가 극과 극이다. 서울 등 수도권 주요 단지는 여전히 청약 열기가 뜨거운 반면, 지방이나 평형이 작은 단지에선 미달이 생기는 등 '청약 불패'가 확연히 막을 내리는 분위기다. 

여기에 건축비 인상, 정비사업 기대감에 따른 시세 상승 등이 맞물리면서 분양가 상승이 불가피한 상황이라 향후 청약 대기자들의 '옥석 가리기' 현상이 심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목빠지는데…주요단지 여전히 '분양 준비중'

최근 수도권 주요 단지들이 좀처럼 일반분양에 속도를 내지 못해 청약 대기자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각종 부동산 커뮤니티에선 이들 단지의 일반분양 일정을 묻거나 예상하는 글들이 꾸준히 올라오며 높은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국내 최대 재건축 사업인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이다. 총 1만2032가구로 조성돼 무려 4876가구를 일반분양하는 단지로, 대단지인데다 강남권이라 청약을 노리는 수요자들이 많다. 

그러나 2019년부터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분양가 줄다리기를 하면서 사업이 지연되기 시작했고 분양가상한제 적용 후에도 분양가 문제로 좀처럼 일반분양을 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2019년 말 착공했으나 2년 넘도록 공사 대금을 받지 못한 둔촌주공 시공사업단이 4월15일 '공사 중단'을 통보했다. 시공사업단과 둔촌주공 조합은 분양 지연, 공사비 증액 등을 두고 갈등 중인데 실제로 공사가 중단되고 법정 공방이 벌어지면 분양일정이 또다시 밀린다.▷관련기사: 둔촌주공 공사중단·소송 땐 분양도 입주도 어렵다(3월16일)

서울 서초구 래미안원펜타스(신반포15차 재건축)도 아직 일반분양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다. 이곳은 강남 핵심입지인데다 대형 평수 물량도 있어 추첨제를 노리는 청약 대기자들이 적지 않다. 총 641가구 중 263가구를 일반분양한다. 

이 단지는 삼성물산으로 시공사를 교체한 뒤 기존 우선협상대상자였던 대우건설로부터 '공사중지 가처분' 소송이 걸리며 분양에 속도를 내지 못했다. 법원이 이달 초 대우건설의 소송을 기각하면서 관련 문제는 일단락됐지만 택지비감정평가 결과에 따라 후분양 가능성을 열어놓은 상태다. 

4개 지하철 역세권에 위치한 서울 중구 세운재정비촉진지구의 '힐스테이트 세운 센트럴'(세운 3-1·4·5구역 재개발)은 한국부동산원이 택지비 감정평가금액을 세 차례 반려하면서 분양 계획이 반년 넘게 밀리고 있다.

경기도 광명 '베르몬트로 광명'(광명2구역 재개발)도 분양을 중단한 상태다. 이곳은 3344가구의 대단지인데다 서울 접근성이 높은 광명에 위치해 높은 청약 경쟁이 예상됐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광명시가 상한제를 적용해 일반분양가를 시세의 '반값' 수준인 3.3㎡(1평)당 2000만원 선으로 책정하면서 조합의 반발이 커졌다. 내부 갈등으로 번지면서 일반분양이 지연되고 있다. 

슬슬 미분양 나는데…분양시장 앞날은

반면 주요 단지 외에는 미달, 미계약 등이 발생하는 등 '청약 불패' 불씨가 점점 약해지는 모습이다. 

서울에서도 1순위 청약이 미달하는 단지가 나왔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이달 초 1순위 해당 지역 청약을 접수한 서울 강북구 수유동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22개 주택 타입 중 6개 타입이 미달했다.

서울 1순위 청약 미달이 나온 건 2020년 9월 동대문구 장안동 '장안 에스아이팰리스' 이후 처음이다. 비인기 가구인 전용 18~23㎡의 소형 평형 위주로 미달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청약을 진행한 인천 연수구 송도동 '힐스테이트 레이크 송도 4차'는 전용면적 85㎡가 넘는 중대형 5개 타입 중 4개에서 인천 거주자 청약 신청이 '제로(0)'였다. 대구 수성구에선 이달 초 '수성 센트레빌 어반포레' 308가구를 분양했는데 신청자가 1·2순위 통틀어 33명에 그쳤다. 이들 단지는 비교적 분양가가 높아 청약성적이 저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수요자들이 '묻지마 청약'에서 벗어나 면적, 분양가 등에 따라 '옥석 가리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집값 하락 우려와 대출 규제 여파로 주택 매수 수요가 급감한 가운데 대선 정국, 금리 인상 등 불안정한 변수가 많아 청약 대기자들이 신중해진 탓이다. 

더군다나 자재값이 오르고 대선 이후엔 정비사업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주변 시세를 자극, 이는 또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분양가가 오르면 미래 가치 상승이 확실한 주요 단지에만 수요가 몰리는 '청약 양극화' 현상도 심화할 전망이다. 

실제로 시멘트 가격은 지난해만 해도 1톤당 7만5000원이었으나 올해는 9만3000원으로 18% 올랐다. 철근 1톤당 가격은 지난해 68만원에서 올해 107만원으로 57.5% 상승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수도권이나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호조세가 이어지고 공급이 많은 지역이나 지방 등에선 분양 열기가 주춤할 것"이라며 "특히 유력 단지의 경우 대선 이후 청약제도를 손보면서 추첨제 물량이 많아지기 전에 가점이 높은 청약자들이 몰려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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