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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건설, 글로벌세아 품에서 '위기를 기회로'?

  • 2022.06.02(목) 16:21

ICD, 작년 '적자 전환' 쌍용건설 지분 매각 추진
'유상증자' 조건 달아…신규자금 유입 기대
세아그룹 계열사 시너지·민간투자자 장점도

쌍용건설이 24년 만에 민간투자자의 품에 안긴다. 대주주인 국부펀드 두바이투자청(ICD)이 의류제조판매 기업인 글로벌세아 그룹에 쌍용건설의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이다. 

이번 매각이 성사되면 쌍용건설은 그동안 공기업 성격의 대주주를 지닌 한계에서 벗어나 회사 발전을 위한 직접 투자와 능동적인 리스크 대응 등이 가능해질 것이란 기대다.

유상증자로 인한 신규 자금 유입,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 등도 예상돼 지난해 적자로 전환하며 휘청이던 쌍용건설이 '전환점'을 맞이하게 될지 주목된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생긴 '적자' M&A로 '살자'

글로벌세아 그룹은 최근 쌍용건설 최대주주인 두바이투자청 측에 쌍용건설 인수를 위한 입찰참여의향서(LOI)를 제출하고 인수작업에 착수했다. 

이번 인수는 ICD가 전세계적인 코로나 펜더믹 이후 투자계열사 포트폴리오 재정비에 나서면서 추진됐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ICD 투자계열사가 90개에 달하는데 잘 되는 곳도 있지만 어려움을 겪는 곳도 있다"며 "(쌍용건설이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 글로벌세아가 ICD에 M&A를 제안했다"고 전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쌍용건설의 2021년 연결 기준 매출액은 1조4017억원으로 전년(1조4483억원) 대비 3.2%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108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이는 쌍용건설이 ICD에 인수된 해인 2015년(영업손실 120억원) 이후 가장 큰 적자다. 쌍용건설은 2016년부터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한 뒤 2018년(영업손실 279억원)을 제외하면 흑자 기조를 이어왔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해외에서 공사가 지연되고 공사 기간이 늘어나면서 실적을 끌어내렸다. 특히 두바이 지역 사업장 매출이 1981억원으로 전년(2956억원) 대비 33% 큰 폭 감소했다.

이에 ICD는 인수 7년 만에 쌍용건설의 지분(99.95%)을 매각하기로 했는데, 매각 조건으로 '유상증자 실행'을 달면서 쌍용건설의 기대감이 높다. 

쌍용건설에 따르면 ICD는 글로벌세아 측에 쌍용건설의 지속 발전을 위한 발전계획에 증자계획을 포함해달라고 요구했다.

ICD와 글로벌세아는 ICD 보유 지분 인수 금액보다 더 큰 유상증자를 실행한다는 원칙에 합의하고, 7월 말 또는 8월 말 주식매매계약을 목표로 세부적인 협상을 진행중이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국부펀드의 성격상 공사입찰 초청 외 적극적인 지원의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쌍용건설을 발전시킬 방법을 고민하던 중 글로벌세아에서 지분 인수와 유상증자를 제안해왔다"며 "보통은 M&A 시 보유 지분을 비싸게 팔려고 하는데 국부펀드로서 도덕성과 책임감을 갖고 이같은 방식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계열사 시너지+민간투자사 지원=날개?

이번 M&A가 성사될 경우 쌍용건설과 글로벌세아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글로벌세아는 세계 최대의 의류 제조 및 판매기업인 '세아상역'을 주축으로 업계 1위 종합제지업체인 '태림페이퍼', 글로벌 EPC 전문 기업인 '세아STX엔테크', 친환경 에너지 기업인 '발맥스기술' 등 10여개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세아STX엔테크와는 S-oil 온산 프로젝트 EPC 경험을 보유한 쌍용건설과 국내외에서 상호보완 성격이 있어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다는게 회사측 설명이다. 발맥스기술과의 제휴는 평택수소연료전지 발전사업(한국가스공사 추진)에 참여중인 쌍용건설이 친환경 에너지사업 역량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글로벌세아가 민간투자자라는 점도 주목할만 하다. 

쌍용건설은 지난 1988년 쌍용그룹 해체 이후 2012년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 2015년 국부펀드인 ICD를 대주주로 맞이했다. 이들 모두 공기업 성격을 가진 만큼 금융위기, 코로나펜더믹 등 예기치 못한 외부 위기에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웠다는 게 쌍용건설 측의 설명이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민간투자자인 글로벌세아 품에 안긴다면 회사 발전을 위한 직접투자와 각종 리스크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기대할 수 있다"며 "글로벌세아 그룹이 2025년까지 섬유·패션, 건설(제지·포장), F&B·Dining, IT·투자를 주축으로 매출 10조원, 영업이익 1조원 규모의 그룹으로 발전하겠다는 '비전 2025' 계획을 수립한 상황에서 쌍용건설 M&A가 주요 포인트인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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