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건설이 7년 만에 '새 주인' 맞이를 앞두고 있다. 지난 2015년 안겼던 두바이투자청의 품을 떠나 의류 제조·판매 기업인 세아상역을 보유한 글로벌세아 그룹에서 인수를 추진중이다.
M&A(인수·합병)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세아 그룹은 최근 쌍용건설 최대주주인 두바이투자청(ICD) 측에 쌍용건설 인수를 위한 입찰참여의향서(LOI)를 제출하고 인수작업에 착수했다.
이번 인수는 ICD가 전세계적인 코로나 팬더믹 이후 투자계열사 포트폴리오 재정비에 나선 게 배경이다.
글로벌세아 그룹은 의류 제조·판매 기업인 세아상역을 중심으로 업계 1위의 종합제지업체인 태림페이퍼, 글로벌 EPC 전문 기업인 세아 STX 엔테크, 친환경 에너지 기업인 발맥스기술 등 10여 개의 계열사를 보유했다.
전세계 10개국에 현지생산법인을 두고 있으며 2021년에는 그룹 매출 약 4조2500억원을 기록했다.
글로벌세아는 쌍용건설이 보유한 약 7조원 규모의 수주잔고에 더해 글로벌 인지도와 시공 경험 및 기술력을 활용한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인수가 성사되면 국내에서는 글로벌세아 그룹 관련 공사와 유통 관련 건설사업 진출, 각종 민간개발사업, 주택 및 호텔사업, 수소에너지 등 미래사업, 플랜트 관련 사업 등을 추진할 수 있다.
해외에서는 단순도급에서 벗어나 글로벌세아 그룹의 해외투자 경험에 쌍용건설의 역량을 더해 디벨로퍼로서의 사업 확대가 기대된다.
세아그룹이 진출한 중남미 국가 등에서 발전과 철도, 도로 등 인프라사업은 물론 도시개발사업에도 다양한 재원과 투자방식을 도입해 진출할 수 있다. 글로벌세아 그룹의 해외 법인 및 네트워크와 연관된 시공 참여는 기본이다.
그룹 건설 계열사간 시너지도 예상된다. 국내외 오일 및 가스시설, 발전소, 신재생 에너지 EPC사업에 강점이 있는 세아STX엔테크와는 S-oil 온산 프로젝트 EPC 경험을 보유한 쌍용건설과 국내외에서 상호보완 성격이 있어 시너지 창출이 가능할 전망이다.
LNG, 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 전문기업인 발맥스기술과는 제휴를 통해 친환경 에너지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ESG경영 기반의 친환경 건설사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쌍용건설 측은 "글로벌세아 그룹이 2025년까지 섬유·패션, 건설(제지·포장), F&B·Dining, IT·투자를 주축으로 매출 10조원, 영업이익 1조원 규모의 그룹으로 발전하겠다는 'VISION 2025' 계획을 수립한 상황에서 쌍용건설 M&A가 주요 포인트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ICD가 인수희망자 측에 쌍용건설의 지속적인 회사발전을 위한 발전계획에 증자계획을 포함해 달라고 요구했다는 점도 주목된다.
글로벌세아 그룹과 ICD는 쌍용건설 발전을 위해 ICD 보유 지분의 인수 금액보다 더 큰 유상증자를 실행한다는 원칙에 합의하고, 7월 또는 8월말 주식매매계약을 목표로 세부적인 협상을 진행 중이다.
쌍용건설은 24년 만에 민간 투자자인 글로벌세아에 인수되면 회사 발전을 위한 직접투자와 각종 리스크에 적극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쌍용건설은 1998년 쌍용그룹 해체 이후 2002년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와 2015년 국부펀드인 ICD라는 공기업 성격의 대주주를 맞이했다. 이로 인해 금융위기, 코로나 펜더믹 등 예기치 못한 외부 위기에 능동적·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